날씨도 무덥고, 그래서인지 왠지 무거운 분위기의 소설은 읽기 싫어지더군요. 그래서 최근 독서량이 많이 줄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새로운 분위기의 소설을 찾던중에 우연히 청어람에서 나온 천군이라는 소설을 집어들게 되었습니다. 표지에 나온 간단한 설명으로 소설에 대한 내용은 전반적으로 이해할수가 있었습니다. "중동으로 파견되던 군사들이 게이트를 타고 과거로 돌아간다. 그리고 과거로 가서 대한민국이 세계정복의 야망을 불태운다' 라는 정도. 재미있겠다 싶어서 빌려왔는데. 읽으면서 참 한심하다는 생각을 금할수가 없었습니다.
우선 첫째, 흡입력이 너무나 떨어졌습니다. 진행방식은 김진명씨인가요? 과거 많은 군사소설을 썼던 방식으로 일기를 쓰듯 단락단락 끊어서 좀더 현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방식인데 반해 천군에서는 현실적이기는 커녕 오히려 끊어지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들더군요. 더욱이 다른 단점인 스토리의 수많은 허점은 소설에 집중해서 보기가 힘들 정도였습니다.
둘째, 스토리의 허점. 사실 이게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볼수 있는데... 아무리 대체 역사소설이기는 하지만...상식적으로 받아드릴수 없는 부분이 너무나 많더군요. 물론 대체역사소설자체가 허구이기는 하지만, 그 허구를 얼마나 사실적으로 그려낼수 있느냐를 놓고, 작가의 역량을 판단하는 건데....이 소설은 시작부터 진행까지 그 어느것 하나 잘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
우선, 작가는 강대국들에 의한 한이 많은 우리나라의 역사에 대한 한풀이로 세계정복이라는 거창한 주제를 놓고 이야기를 진행합니다. 물론 이 자체는 대단히 흥미롭고, 누구나 한번쯤 꿈꾸어왔던 이야기라 작가는 좀더 진지하게 풀어나갔어야 했다고 봅니다.
이야기를 초반, 즉 과거로 돌아가기 이전..독자들이 과거 우리역사를 어느정도 인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서 좀더 소설다운 허구를 집어넣었으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즉 단순히 우리나라 역사가 강대국들의 수많음 침략과 힘에 눌려있다는 사실만이 아니라...현실적으로 예를 들어 우리가 우리나라 땅이라 울부짓는 독도가 미국이나, 중국, 혹은 다른 강대국들로 인해 일본의 땅이라 인정되어 버렸다거나, 혹은 미국,중국,일본과의 군사적 마찰로 인한 소실을 입었음에도 약소국이라는 이유만으로 감수해야 한다거나 하는 등의 허구적인 상상력을 포함시켰으면 후에 과거로 돌아갔을대, 세계정복이라는 거창한 목표자체를 좀더 확실하게 이해시킬수 있었을거라 봅니다. 하지만 소설은 그냥 단순히 국가의 이익을 위해 중동으로 파견되는 전투병.. 그들이 게이트를 타고 과거로 가자마자 단순히 한많은 역사를 놓고 세계를 정복하자 라는 말을 내뱉는 것이 와닿지 못했습니다.
또한 과거로 간 인물들이 제대로 된 갈등하나 가지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봅니다. 소설상에는 과거로 간 인물들..그리고 통솔자가..과거로 왔으니까..우리 군사력으로 한번 세계정복해보자! 라는 말 한마디에 모두들 찬성해 그걸 추진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히 우스웠습니다.
갑자기 달라진 환경, 그리고 다시 현재로 돌아갈수 있을지에 대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그리고 자신들의 손으로 역사를 바꾸었을때 생길수 있는 일들에 대한 불안감. 충분히 그들이 가질수 있는 감정임에도 소설자체는 단순히 '자 현재에서 그대로 가져온 이 전투력으로 대한민국을 정복하고, 그다음 아시아..다음은 세계다!' 라는 것만으로 얘기를 끌어나가는데... 동의하기 힘든 부분이 많았습니다.
사실 천군이라는 기치아래 세계정복의 야망을 표출하기전에 이런 갈등들이 표면화되어야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분명 좋은 소재일수도 있고,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한 것인만큼 제 기대와는 조금 틀린점이 많아서 아쉬웠던 점이 많았습니다.
Ps. 최근 동명의 영화가 제작되고 있다는 사실에 조금 놀랐었습니다. 하지만, 내용은 조금 틀리더군요. 영화는 과학자 몇명만 과거로 가고 젊은 이순신을 도와준다고 하는 내용같던데.... 이 영화의 원작이 이 천군인가요? 내용상으로 아닌것 같은데... 우연히 천군과 비슷한 소설이 또 있다고 들은것 같은데....아시는 분 있으면 알려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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