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금시조입니다.
먼저 이번에 나온 소설 모용세가는 이재학 프로덕션의 만화 모용세가와 같은 작품이 맞습니다. 만화 모용세가의 원작자는 저입니다.
소설 모용세가는 만화 모용세가의 표절이 아니며 소설로의 번안으로 생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 동의하에 이루어진 작업입니다. 설정과 흘러가는 스토리 면에서 거의 일치하니, 이건 재간이 아닌가 생각하실 분도 있겠으나 만화와 소설의 표현 형태가 다르고 또한 서준 작가의 새로운 설정들이 많이 들어가 다른 맛을 드릴 것입니다.
제가 모용세가를 구상하게 된 배경을 말씀드리기에 앞서, 비적최류탄님처럼 만화를 이미 읽고 소설을 보시게된 분들께는 우선 감사드립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술 한잔 사드리겠습니다. ^^)
하지만 작품이 번안되는 과정에서 '사갈'과 같은 모용세가의 집단 무의식을 설정하는 등의 새로운 맛을 서준 작가가 더함으로 인해 모용세가의 구성이 보다 풍부해졌다고 생각합니다.
모용세가의 구상은 사실 모용이라는 성씨와는 전혀 연관이 없었습니다. 그저 한 가지 의문에서 시작했습니다. 왜 무림의 영웅은 오로지 남자이며 무림의 위기는 기연을 얻은 남자 고수에 의해 해결될까? 라는 불만이 그 시작이었습니다. 천하를 떠난 세외의 어느 곳에 여고수들의 가문이 존재하고, 그곳의 여인들은 여인으로서의 행복은 도외시한채 무림의 위협을 암중에 수호하기 위해 살아가고 있다면? 이것이 모용세가의 구상이 시작된 동기입니다. 모용이라는 성씨는 중국 선비족 왕족의 성씨인가요? 여기서는 순전히 멋있기에 빌린 이름일 뿐입니다. (사실 대부분의 무협에 등장하는 모용씨도 역사 속 실재의 묘용씨와는 상관이 없지 않습니까?)
그리고 지존보님! ^^ 절대로 할렘식 무협 아닙니다 ㅠㅠ
다른 방법으로 살아가고 다른 방법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명예가, 어떤 사람은 사랑이, 어떤 사람은 혈통이, 또하 어떤 사람은 오로지 생존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가문의 목표인 마교와의 싸움을 위해 여인으로서의 사랑을 숨기고 살아가는 설은 명예와 의무를 중요시합니다. 설의 남편 추는 사랑과 인간으로서의 삶을 중요시합니다. 마교의 후예 비에게는 야망만이 중요합니다. 그에게 사랑따위는 이용물이비다. 설의 의붓동생(혹은 의붓동생으로 보이는) 동동에게는 자신에 대한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녀는 설에 대한 시기와 질투로 설의 남편 추를 유혹하고 이용하려하다가 그만 추를 사랑해 버리는 맙니다. 공야화려에게는 사랑만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녀의 사랑은 허영입니다. 그녀는 사랑과 허영을 위해 아버지의 죽음마저 도외시합니다. 비의 사매인 소소도 비처럼 야망을 중요시하는 듯 보입니다. 하지만 진짜 그녀에게 중요한 것은 후일 밝혀집니다.
모용세가의 데릴사위들, 즉 추의 장인과 장조부에게 중요한 것은 한끼의 밥과 설겆이로 보이지만 나중에 밝혀지는 건 세상의 평안과 가문의 보존으 위한 자기 희생입니다.
이렇듯 다른 방식으로 살고 다른 방식으로 사랑하는 여자들을 보여주려 한 작품입니다.(ㅠㅠ 할렘식 여자 전시장을 만들려는 거 아닙니다.)
모용세가의 여인들은 강합니다. 우연히 얻어지는 강함이 아니라, 대대로 모든 행복을 포기하고 심지어 인간임을 거의 포기하는 대가로 얻은 강함입니다. 그 강함은 그들의 족쇄입니다. 가문의 명령은 모용세가 구성원들의 심리마저 통제합니다. 그것이 바로 '사갈'이라는 형태로 마음 속에 숨어 모용설에게 명령 내리고 강요합니다. 그들은 세상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런 여인들을 보호하고 도우기 위해 또한 자신들을 희생하는 남자들도 존재합니다. 바로 모용세가의 데릴사위들인 사내입니다. 그들은 약자가 아닙니다.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사람들이고, 진정한 강함은 그러한 희생위에 만들어짐을 말하기 위해 모용세가라는 작품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림으로 표현되면서 미처 말하지 못한 점들을 제가 보완시켜 여러분께 선보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졸작 혈관음과 곧 고무림에 연재하게 될 북궁남가, 그리고 일각수에 모든 시간을 바치느라 제가 시간이 없었습니다.
작가 서준은 여러 면에서 저보다 뛰어나보입니다.
저와는 다른 방식으로 사물에 접근하고 저와는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저와는 다른 방식으로 사람의 심리를 읽습니다.
마땅히 저와 서준님의 공저 형태로 여러분께 선보여야 했으나, 혹여 기존의 공저처럼 전혀 간여하지 않은 사람이 이름만 빌려주었다는 오해를 살까도 두려웠습니다. (사실 이름을 빌려줄만한 이름값도 없습니다 ^^)
만화 모용세가는 제가 정말 심혈을 기울였던 작품입니다. 다만 그림의 형태로 나간 후 제가 의도했던 설정과 제가 의도했던 느낌이 전혀 전달되지 못해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이제 작가 서준이 저의 스토리에 자신만의 색깔을 더 보태어 한층 화려해진 면모로 소설 모용세가를 출간하였습니다.
만약 지존보님과 같이 이거 여자만 잔뜩 등장해서 할렘화 하는 거 아냐? 하고 일, 이 권을 보고 평가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부디 부탁드립니다. 빠른 시일내에 후속권이 발간될 것이니 그때 제가 진정으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지 읽어주십시오.
금시조가 인사 마칩니다 꾸바닥.
덧붙이겠습니다.
북궁남가 역시 이재학프로덕션에서 만화로 출간된 적이 있는 스토리입니다. 이건 제가 직접 소설로 각색하여 늦어도 팔월말 전에 고무림에서 연재를 시작할 것입니다. (금강님께 허락도 맡고 그리 말씀드렸습니다.
일각수는 무협이 아니고 환타지도 아닙니다. 제가 새로 시작하는 작품이며 벌써 오년 가까이 구상하고 시작해 놓은 작품입니다. 설정과 형태등이 전혀 새로운 작품일 것입니다. 일각수는 빠르면 구월 중순, 늦어도 십월 초부터 연재를 시작하겠습니다.
제가 오년 넘게 쉬었습니다 ^^ 그 사이 축적해 놓은 글들을 되도록 빨리 여러분께 선보이겠습니다.
참, 혈관음이 너무 무겁게 흘러감에도 불구하고 사랑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비판해주시는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제가 오랜만에 여러분들께 선뵈는 소설이라 힘이 많이 들어갔습니다. 처음이 느릿하면서 무거우나 구성자체가 탄탄하게 시작하는 소설이 결국 나중에 가서 보다 많은 힘과 흡인력을 끌어들인다는 사실을 믿고 시작한 작품입니다. 일권보다 이권이, 이권보다 삼권이 다시 사권이 더욱 재밋고 알찬 구성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짐작하시는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고금사대불가지' 란 결국 제 기존 작품들 속의 모든 최강무공들을 말함입니다. 아직 발표되지 않은 '광신광세(가제입니다)'속에서 귀곡자의 영원한 숙적으로 등장하는 조화노인의 무공도 등장합니다. 여러분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럼에도 실망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모두 제 능력이 모자란 탓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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