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바보영주
작가 : 양승혼
출판사 :
영지물은 판타지 소설 계에선 아주 많이 나온 장르입니다. 현재의 헌터물의 전전대세대 정도라고 할까요. 그래서 아주 식상하죠. 식상한 정도로 치면 요즘 헌터물보다 더 식상합니다. 과거에 아주 많이 나왔으니까요. 그래도 바보영주를 보면 그리 식상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합니다. 과거엔 많이 나왔지만 요즘은 사양새에 든 소재니까요. 헌터물로 도배된 문피아에서 상대적으로 이익을 보는셈입니다.
소설을 볼 때 가장 기본적인건 필력입니다. 문법이나 이야기의 구성과 같은 어려운 이야긴 잘 모르겠지만 최소한 글을 보면서 못썼다고는 느껴지지 않아야 보기 편합니다. 잘썼다고 느껴지면 좋겠죠. 바보영주가 다른 소설과 비교 할 때 뛰어나게 잘 썼다고 느껴지진 않아요. 그냥 무난한 느낌?
영지물은 수없이 많습니다. 숫자야 안세봐서 모르겠지만 그냥 만화방에 가서 찾아봐도 영지물은 얼추 스무종류는 뽑을 수 있을꺼 같네요. 이렇게 많은 비슷한 소재로 쓴 소설 중에서 바보영주를 왜 봐야하는가? 라고 물었을 때의 대답이 바보영주의 장점이라고 봐야겠죠. 문피아니까 노골적으로 말하면 유료연재로 갔을 때 몇명이나 따라올껀가 라는 질문에 대답이 되기도 합니다.
바보영주. 제목을 보면 바보인 영주에 이야기겠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주인공은 금방 바보에서 벗어납니다. 이건 그리 신기한 이야긴 아니죠.
비만인 소년이 무림인이 되어 가는 소설도 있었고 무능력자가 헌터가 되는 이야기도 있고 비슷한 식으로 주인공의 결핍이 소재가 되어 이야기가 진행되는 소설은 무수히 많습니다. 당장 문피아 베스트만가도 몇개 뽑아 올 수 있겠네요. 하지만 이러한 결핍을 제목으로 삼은 소설은 나중엔 애매해집니다. 비만인 주인공은 절세미남이 되고 무능력자 주인공은 능력자가 되니까요.
바보영주의 바보는 좀 다른 의미라고 할 수 있죠. 주인공은 바보가 아니지만 바보인척합니다. 오히려 뒤에 숨어있죠. 바보인척하며 모든걸 조종하는 영주. 이게 작가님이 쓴 바보영주의 뜻이 아닐까 합니다. 몇편되진 않지만 이때까진 이래요.
지금의 전개는 아주 마음에 들어요. 모든 사람에게 바보로 인식되고 바보로 행동하지만 사실은 바보가 아니죠. 앞에서 영광을 받는 사람은 있지만 사실 그건 다 바보인 주인공이 만들어준 영광이죠. 제목과 내용이 일치하는 몇안되는 소설이고 지금까지 전개도 아주 좋다고 생각해요.
아쉬운건 지금까지의 영지물을 너무 담습하고 있다는 점이죠. 모두 주인공을 바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주인공은 바보가 아니에요. 그걸 유이하게 아는 사람은 양아버지와 집사뿐. 하지만 아버지는 죽었고 남은건 집사뿐이에요. 이 상황은 꽤 재미있는 개그스러운 상황을 연출하기도 좋거든요. 바보인척 해야하는 주인공의 난감함이랄까, 뭐 이런식 스토리는 일본 만화책만 뒤져봐도 꽤 많을꺼에요. 쓸만한 에피소드가 꽤 많을텐데 내용은 그저 강하고 냉혹한 주인공의 모습만 부각되고 있죠. 강하고 냉혹하고 뒤에서 모든걸 알고 암중에서 지배하는 영주. 이건 너무 많이나왔어요. 좀 다른 전개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지금까지의 전개는 꽤 볼만합니다. 재밌어요. 앞으로의 전개에서 대부분의 소설처럼 정복정복으로 나갈지 바보영주의 신묘한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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