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영화 평론가들은 대개 블록 버스터에 호의적이지 않습니다. 물론 최근 들어선 대중의 취향과 맞춰 가는 분위기지만, 그럼에도 표현의 완화가 있는 정도죠.
블록 버스터는 비슷한 소재나 내용의 것들이 많습니다. 트루 라이즈가 됐든 다이하드가 됐든 설정은 비슷하죠. 주인공은 수십 발 총알이 날아와도 기어코 살고, 홀로 적들을 무찌릅니다. 다만 디테일한 면에서 차이가 있겠지요. 질적인 것이든, 양적인 것이든.
이러한 오락 영화 중엔, 그러나 드물게 평론가들을 만족시키는 영화들이 있습니다. 다이하드가 그랬고, 본 시리즈를 비롯한 양질의 영화들이 그렇죠.
열왕대전기는 소설계의 블록 버스터라고 생각합니다. 말 그대로 웰 메이드 소설이죠.
강승환님 글 중에 제가 가장 높게 평가하는 건 신왕기입니다.
아직 2부가 나오려면 멀었지만 작품성에 치가 떨렸던
최초의 글이었습니다. 해리포터 따위와 비교불가더군요.
열왕대전기는 그에 비하면 특징이 없습니다.
하지만 특징없는 글을 이렇게 스탠다드하게 써가면서
차별화된 품질을 이끌어낸다는 것에서 무한 +를 주고 싶습니다.
제가 요즘 습작으로 글을 써보고 있는 데,
디테일하게 구체적으로 상황을 묘사하고
사건을 유기적으로 배열하며 다각적인 인물의 성격을
나타내는 건 너무 힘든 일입니다.
진도 안나간다는 건 그만큼 디테일하다는 뜻이죠.
대작을 쓰면서 짧은 호흡의 시작과 끝이 분명한 필체는
필요없다는 생각도 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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