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대가라고 불리기엔
필이 있고 싹수가 좋은 기대주 선에서
아직 머무르고 계신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설명하지 않는 불친절한 떡밥 투척이라는
몰입감을 높여주는 요소를 계속 쓰고 계시는 데
신비감이 한 번 벗겨지면 금방 재미 없어지죠.
전 천라신조가 정말 발전한 글인지 확신할 수 없네요.
풍사전기는 처녀작 티가 많이 났지만
그 다음 작품은 또 달랐고, 천라신조는 트위터 하는 재미가 있었지만
뭔가 개운하지 않습니다.
태규님의 작품에선 선악이 없어요.
그저 강하고 오래 산 넘이 장땡이고 그 자체로 명분입니다.
냉혹한 무림의 질서를 상징하지만
선악이 없는 무협이란 앙꼬 없는 찐방일 뿐입니다.
갈수록 의미부여가 안되지요.
천라신조에서 누가 시혈제에 돌을 던질 수 있으며
누가 마종의 얼토당토 않은 금제에 맞설 수 있었습니까?
심지어 주인공마저 선인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그냥 하고 싶은 데로 움직였고 죽이고 싶은만큼 죽였습니다.
명분 따위 필요 없이 휘저었고
애초 힘을 얻을 명분조차 없었습니다.
그것이 태규님이 그리시는 무협의 세계관이라면
전 언제까지나 공감하긴 힘들 것 같아요.
전 작가님의 다른 작품을 안읽고 천라신조만 봤습니다.
확실히 재미있는 작품이지요.
소재도 참신했고.
그런데 결말이 조x.
아예 열린결말로 뒷 이야기를 쓰지 않았다면 모를까, 마지막권의 후반부 내용은 늘여쓰지 않고 평범하게 썼어도 책으로 몇권 나올 분량이었습니다.
그걸 그냥 다이제스트로 두어개 장에다 밀어넣었으니......
대가라고 만인에게 공인받을 정도가 되려면 드래곤 라자가 기준점이 될만하지 않을까요.
드래곤 라자의 마지막 문장은 읽은지 십여년이 지나 내용은 다 까먹었어도 아직까지 기억에 남아있을 정도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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