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김정률
작품명 : 블레이드 헌터
출판사 : 드림북스
제가 김정률님을 처음 알게 된 것은 하이텔 시리얼란에서 소드엠페러를 연재하실 때였어요. 김정률님의 첫인상은 좋지 않았어요. 당시 소드엠페러 초기 연재 때는 조회수 조작을 의심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의도적으로 오후에 소드엠페러가 올라가자마자 바로 조회수가 1000단위로 확 뛰는 것에 사람들이 처음엔 불쾌함을 느꼈지만 나중에는 호기심에 클릭하곤 했으니까요. 하이텔 무림동이나 환동에서 선호하는 종류의 글도 아니었구요.
전형적이고 평면적인 인물구성과 예측가능한 스토리를 재미있게 써내는 것이 김정률님의 글이었어요. 소드엠페러 이후에는 하나의 세계관을 가지고 다크메이지 1,2,3부, 트루베니아 연대기, 데이몬까지 계속 쓰시고 있죠.
하지만 블레이드 헌터는 소드엠페러 이후에 새로운 세계관으로 출발하는 새로운 글이에요. 블레이드 헌터라는 제목만으로도 주인공은 블레이드 오너가 되어 다른 블레이드 오너들을 죽이는 블레이드 헌터(기사나 용병의 신분으로 사냥하듯이 복수하는)가 된다는 내용이 될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김정률님의 블레이드 헌터 6권을 보면 자연스럽게 7권 내용도 짐작할 수 있게 되요. 3일만 버티면 와이번의 우두머리가 된 드래곤이 와서 무사히 탈출할 수 있게 될 것이고, 주인공과 후작의 딸은 결국 결혼을 하게 될 것이고, 장인은 주인공의 힘으로 무사히 후작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드래곤과 후작가의 공통의 적인 공작가를 이기기 위해 그들은 기존의 그리핀 전대를 뛰어넘는 와이번 전대를 만들게 될 것이고, 이제 곧 충군형에서 풀려 자유기사가 된 까마귀전대가 합류해서 주인공에게 합류할 것이고, 주인공이 사막전쟁을 혼자 끝낸 그 유명한 까마귀전대장이라는 소문이 퍼지게 될 것이고, 그런 주인공을 견제하기 위해 공작가에서 본격적으로 나서게 될 것이고, 제국의 백작과 황가는 그런 주인공을 자신들의 편으로 끌어들이려고 할 것이고, 그런 주인공을 골탕먹였던 후작가의 멍청한 귀족아들은 후회할 것이고, 주인공을 차고 귀족아들을 선택했던 평민 처녀도 다시 후회할 것이고, 이렇게 다 예측가능하죠. 네, 이런 스토리라인은 김정률님의 전작인 트루베니아 연대기만 읽어보셔도 다 짐작하실 수 있으실 거예요. 블레이드 헌터에서 앞으로 나올 이야기들은 이미 거기 다 들어있는 내용이거든요.
제가 작가의 이름만 보고 책을 보지 않는 분들은 몇몇이 계세요. 백상님과 황규영님이시죠. 자기복제를 해도 세련되게 하시면 재미가 있어서 계속 볼 수 있지만 너무 노골적이면 글이 금방 질리게 되거든요. 백상님의 구파일방 시리즈는 매번 주인공 이름과 문파만 바뀔 뿐 스토리라인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동일하죠. 황규영님은 잠룡전설로 최고의 인기를 얻으신 후 새로운 버전의 마이너 잠룡전설을 보는 느낌만 주시구요.
너무 다음 스토리가 뻔하지만 어쨌거나 계속 보게 되는 글? 그것이 김정률님이 가진 매력이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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