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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60 하루의끝에
작성
11.07.29 22:10
조회
4,801

작가명 : 약먹은인삼

작품명 : spectator

출판사 : 문피아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양판소의 대부분은 회귀물의 범주안에 들어가있다고 생각합니다.

장르문학을 읽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대리만족입니다. 물론 대표적으로 '드래곤라자'나 '반지의제왕' 같이 대리만족 대신 정말로 이야기를 잘 이끌어나가서 재미있는 소설을 만드시는 분도 계시지만 이것은 정말 필력이 좋아서 독자들이 몰입을 하고, 참신하고 탄탄한 세계관을 구축해서 독자들이 보면서 감탄을 할 정도가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런 부류의 소설은 최근에는 잘 찾아보기 힘들더라고요.

저는 그래서 대리만족 위주의 소설에 대해서 말하고자 합니다. 장르문학을 읽으면서 주인공을 통해 대리만족을 하기 위해선 주인공이 남들보다 우월해야 하는데, 장르문학에서 주인공이 '우월'하다는 것은 남들보다 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정말 필력이 좋으신분이 아니라면 주인공이 남들보다 약하지만 읽는 독자로 하여금 우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할 방도를 찾기 힘든 까닭이지요.

이 때 주인공이 강해지는 이유를 설명해야 하는데, 설정상 주인공이 강한것이 기연을 얻어서 강해진 것이라던지, 스승이 좋아서 아니면 출생이 좋아서라고, 재능이 있어서라고 하면 왠지 자신이 노력해서 된 것이 아닌 타고난 것으로 강해진 듯한 '부잣집 도련님'의 인상을 심어주기 때문에 피할 수 밖에 없는 이유죠.

그래서 나오는 것이 회귀물, 귀환물입니다. spectator는 이중에서도 회귀물인데, 회귀물은 고스란히 미래에 대한 기억과 남들보다 강해지는 이유를 제공해주는 아주 편리한 설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회귀물을 아주 좋아하는데, 주인공이 또래의 인물들을 보면서 온실속에 자란 화초라고 비웃는 것과 같이 '정신적'으로도 우월한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가 spectator를 읽으면서 느낀 회귀물의 문제점이 한가지 있는데, 그것은 소설의 시작과 함께 '주적'이 누군지를 알게 되고, 그로 인해서 대강의 흐름을 미리 알아버린다는 것에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제가 최근에 재미있게 읽고 있는 '혈사자'같은 경우도 소설의 처음에 수하들한테 배신을 당하면서 시작을 하는데, 이 때부터 소설의 주 내용이 자신의 수하들한테 복수를 하게 되는 내용 인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spectator에는 이런게 없어서 참 좋다고 생각합니다.

원래 독자들이 소설을 읽으면서 소름돋을정도로 내용이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시점은 전투장면을 정말 잘 묘사해서 눈 앞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거나 주인공의 안타까운 처지를 동정할때가 아니라 자신이 모르는 사실이 툭 튀어나오고 독자가 '아 , 그래서 이전에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구나' 하거나 주인공이 정말 생각하지도 못한 방향으로 이야기의 흐름을 끌고 갈 때 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것은 이야기의 흐름의 50퍼센트를 알고 있는 회귀물에서는 나오기 힘든 전개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적'은 표면으로(이야기 전개상의 표면이 아니라 이미 독자가 적의 정체를 알고 있다는 겁니다.) 나와있고, 그 '적'이 결국엔 쓰러질 것이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힘든 것이죠.

하지만 spectator에서는 이런게 가능한 것이, 애초에 주인공이 누군가에게 죽어서 시작을 한 것도 아니여서 아직까지도 '적'이 없기에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이끌어나갈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자면 저는 주인공이 에일락 반테스로서 흑마법사를 죽이고 유저들을 자신의 부하로 삼고, 강유나와 신진권 사장마저도 표면상 동맹으로 삼을때 정말 참신한 전개라고 생각했습니다. 저희는 아직도 회귀의 당사자인 김태진이 성공할것인지 실패할 것인지도 모르고 강유나와 신진권이 이야기 흐름상 없어질 '악'인지 주인공을 도와줄 '선'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미래를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든것이야 말로 작가의 실력이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표현을 하자면, 필연적으로 '정해져 있는 적과 싸우는 복수물'이 주를 이루는 기존의 회귀물과는 달리 '새로운 상황을 계속 경험하고, 이에 대응하는 성장물'이라는 개념을 회귀물에 넣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 게임소설의 태생적인 한계인 명확한 '목적의식'의 부재를 알맞게 채워넣은 것도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소설의 문제가, 아무리 게임을 열심히 해도 주인공은 '게임중독자'밖에 되지 않는 다는 것이죠, 그래서 작가들은 주로 주인공에게 '돈을 벌기 위해서' 라는 이유를 주게 되더라고요. 혹은 단순히 게임속에서 강해지는 줄거리를 쓰시는 분도 있지만, 그것은 사실 독자들에게 '공감대' 형성과 왜 그렇게 죽도록 노력하는지에 대한  개연성도 부족하게 되죠.

하지만 spectator라는 소설에서는 선과 악, 나와 적과의 대립에서 빠져나와서 '생존'을 위한 제목 그대로 '관중'이라는 제3의 위치를 대입시켜서 이를 잘 극복했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정말 잘쓴 소설입니다. 그런데 연중이라니....너무 안타까워요 ㅠㅠㅠ

부디 다른 작가분들도 '무기'나 '강해지는 이유' 같은 곳에서만 참신함을 찾지 마시고(이런 부류의 소설들은 결국 주인공인 '선'이 '악'을 이겼다는 권선징악이라는 한마디로 요약되는 는 비슷비슷한 소설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주인공의 위치'를 재조명해서 spectator 처럼 이야기의 전반적인 흐름을 크게 바꾸는 (이경우에는 주인공은 누군가를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서 성륜과 겁륜의 대립을 유지시키려고 하는 경우라고 할 수 있죠..) 소설을 쓰셔서 많은 즐거움을 주셨으면합니다.

쓰고 나니 뭔가 이상한 소리를 지껄인거 같네요... ㅠㅠ

제가 약먹은인삼님을 참 좋아하는게....

설정을 정말 제 취향에 맞게 잘잡으시더라고요..

저번에 자유연재란에 올리신 trascendance나 게으른 영주 같은 소설도 참신한 설정이 많아요.

빨리 다시 연재하시길 바래요 ㅎㅎ...


Comment ' 9

  • 작성자
    Lv.99 墨歌
    작성일
    11.07.29 22:23
    No. 1

    아니, 연중이라니!
    이게 무슨 소리요, 의사양반!!
    스펙테이터가 연중이라니!!!!

    웹 연재의 한계라고 봐야겠지요.
    그런데 출판되면 출판되는 대로 문제가 발생하니 원.

    결국은 한국시장의 한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코드명000
    작성일
    11.07.29 22:45
    No. 2

    최고의 회귀소설이죠, 작가님이 빨리 여유가 되셔야 하는데 말이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글쓰는소년
    작성일
    11.07.29 22:54
    No. 3

    잘 쓰신 글을 보며 추천을 누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87 룬Roon
    작성일
    11.07.29 23:03
    No. 4

    멋진 감상글 입니다.
    그나저나 연중이라니요 ! 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용세곤
    작성일
    11.07.29 23:24
    No. 5
  • 작성자
    Lv.60 하루의끝에
    작성일
    11.07.29 23:33
    No. 6

    아, 죄송합니다. 연중이 아니라...
    연재를 잠시 쉬시는거지요!

    하지만 이제 겨우 2주 연재안하셨는데 너무 길게 느껴져요 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4 천사의소멸
    작성일
    11.07.30 00:39
    No. 7

    그렇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4 淸流河
    작성일
    11.07.30 01:25
    No. 8

    요새 문피아에서 매우 재밌게 보는 소설 중 하나죠. 그러나 연재를 쉬시기에 애타는 마음 뿐입니다.

    그나저나 '연중?' 이렇게 한마디만 써놓은 건 좀 예의에 안맞는다고 생각합니다만 저만의 생각입니까? 보면서 상당히 거슬렸는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7 念願客
    작성일
    11.07.30 19:01
    No. 9

    진짜 이 소설은 한계를 뛰어넘었죠. 더 이상 설명할 수가 없는 소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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