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풍백
작품명 : 아! 형산파
출판사 :
개인적으로 흡족했던 글은 따로 감상이나 비평을 남기지 않는 성격입니다. 야금야금 생각날 때마다 다시 보면서 행복해 하는 편이거든요.
아! 형산파의 경우 매우 흡족한 글까지는 아니지만 나름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연재본도 하루하루 기대하면서 읽었고 출판본도 냉큼 읽었던 글입니다.
그래서 딱히 감상을 남길 생각은 없었는데, 비평란에 '지뢰작!' '문제가 있으니 감상글조차 없지.'라는 식의 글들이 보이기에 여기 감상글을 남깁니다.
아! 형산파의 초반부는 군림천하를 떠올리게 합니다. 장문인이 열혈정의파라 자파의 모든 전력을 데리고 전투에 나가 몰살한 덕분에 폭삭 망해서 명판을 내려야 할 지경에 처한 거지문파가 된 형산파에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부잣집에서 버림받은 주인공은 형산파에서 사부와 사형, 사매들과 함께 꽤나 궁핍한 나날을 보내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날, 사숙조가 돌아와서 냉큼 집어다 10여년에 걸친 '지옥훈련' 코스에서 굴려버리게 됩니다. '지옥훈련'코스에 분량을 좀 더 둬서 굴리고 굴리기를 보여주고 그 이후에 이어진 생사투 투어 코스 역시 좀 더 보여줬으면 '노력만으로 고수가 된 이야기'라는 책 소개글에 더 어울렸을 거라는 아쉬움은 남지만 '초반 굴리기'를 과감하게 압축하고 그 이후의 이야기를 그려나가는 선택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벼락의 경우 기연이라면 기연이지만 그 전에 구른 모든 게 다 필요없고 '벼락 한방'에 인생역전한 이야기라고 하는 건 좀.
수련행이 압축되어 서사전개에 속도가 붙은 대신에 그 고생을 이해하는 게 좀 어려워졌지만 전 충분히 감정이입이 되더군요. 나름 잘 살고있는데 사숙조가 갑툭튀(정말 갑자기 등장합니다)해서 일상에서 끌려나가 하루하루 죽는게 나을 정도로 혹독하게 구르면 그럴 법 하지요.
여하간 문제의 수련행이 끝나고 돌아오면서 벌어지는 일들과, 형산파에서의 사건들이 이어지면서 따뜻한 사형제간의 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수련수련열매보다는 이런 사람들 사이의 이야기가 더 좋더군요.
전작들에 비해 등장인물과의 관계를 그려나가는 게 더 나아졌다는 생각을 합니다. 앞으로의 이야기가 기대되는 작품 중의 하나입니다.
Comment '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