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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읽은 장르소설16

작성자
Lv.2 DrBrown
작성
13.09.30 09:39
조회
8,755

 

1.소림쌍괴 - 좌가시로 악명높은 좌백이 오랜만에 완결작을 냈습니다. 진짜 오랜만의 완결입니다. 4권 정도라 좀 아쉽습니다만 매우 깔끔하고 뛰어납니다. 근래 읽은 무협 가운데는 가장 만족스럽습니다. 역시 좌백이란 말이 나올만한 필력이지요. 다만 엔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는 좀 애매합니다. 그냥 인간적이라고 해야 하려나 아니면 어처구니없게 인간적이라고 해야 하려나. 주인공이 중이니 말이지요. 그리고 세계관을 연결하려는 기미가 보이던데 걱정스럽습니다. 애당초 세계관을 서로 연결할걸 생각하고 쓰여진 글들이라면 몰라도 그렇지 않은 글들을 하나로 통합하면 역시 문제가 생기기 쉬우니 말입니다. 그래도 잘 되면 새로운 즐거움을 얻을 수 있겠지요.

 

2.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 주기 - 장르소설 가운데 가장 문학적 성취가 높은 장르는 sf라 하겠지만 현재는 믿을만한 작가가 별로 없습니다. 휴고니 네블러니 탄 것들도 만족스럽게 읽은 건 손에 꼽을 정도고 마이틀 클라이튼조차 공포의 제국이라고 하는 쓰레기같은 선전용 소설을 써서 커다란 실망을 안겨줬을 정도입니다. 그랜드 마스터로부터 로저 젤라즈니와 르귄으로 이어지던 그 화려한 영광은 다 옛날 이야기가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어쩌면 소아온 같은 과학적 고증이나 사회적 개연성 모두 낙제점인 양판소 게임 소설에 훌륭한 sf라는 설명을 하는 이들이 있는 건 sf가 얼마나 지금 불황인지 알려주는 징조같기도 합니다.

그래도 언제나 기대할 수 있는 정상급 작가가 있다면 그게 바로 테드 창입니다. 그의 단편들은 어느 것 하나 걸작이 아니다 싶은게 없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줄곧 단편만 쭉 적어서 sf를 좋아하는 이들을 실망스럽게 한 작가이기도 합니다. 독자는 장편이 읽고 싶단 말이지요. 이번 번역된 이 소설은 장편은 아닙니다만 중편 정도로 충분히 장편의 밀도를 가지고 즐길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퀄리티는 테드 창이 언제나 그러했듯이 만족스럽습니다. 아쉬움이 있다면 이 작품은 항상 그의 소설이 가져다주었던 새로움은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사실 인공지능이란 자체가 너무 많이 우려먹혀서 여기서 새로움을 더한다는건 거의 불가능 하기도 하겠죠. 그래도 이 오래된 소재를 능숙하게 조리해서 인간과 인간지능의 관계를 생각해 보게 하는 작품은 정말 드뭅니다.

 

3.무림사계 - 한상운식 무협의 절정. 블랙 코메디이면서 이기적인 인간의 욕망을 담고, 무협으로서의 복잡한 쟁투도 유감없이 담고 있습니다. 빵터지는 개그가 죽지 않은게 가장 좋았습니다. 밤꽃 에피소드가 정말 멋졌음. ㅋㅋㅋ 그리고 한상운은 이후 쭉 하락세. 그다지 재미도 없는 시시한 대중 소설 보다는 다시 무협을 적어줬으면 합니다.

 

4.은빛어비스 - 챕터 하나가 끝났습니다. 은빛어비스 무협판이라고 할까요. 무척 재밌게 읽었습니다. 무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클리셰들을 끌어다가 재배치해서 사용하는데 퀄리티가 대단히 우수합니다. 한 챕터에만 사용될 캐릭터들도 묘사가 출중해 생동감과 깊이가 느껴집니다. 그리고 위버는 칼질을 단 한 번하는데, 그 한번이 끝내주게 멋입니다. 하긴 이 작가분의 구성과 연출력은 정평이 나 있지요.

 

5.크로스파이어 - 미야베 미유키는 굉장히 다양한 장르의 글을 쓰는데 의외로 초능력이나 마법 같은 환타지 영역도 많이 다룹니다. 그런 소설 중 하난데 나쁘지 않습니다. 여성 작가다 보니 심리묘사에 강점이 있어서 추격이나 전투 묘사에서는 텐션이 많이 떨어지는 것이 단점입니다.

 

6.아나크레온 - 데이몬보다 괜찮아 졌다고 해서 읽었습니다만 그냥 평범한 판타지란 평밖엔 못 하겠군요. 데이몬을 읽진 못했는데 이 작품 보다 훨씬 못하다면 대체 데이몬은 어쨌다는 말인지...


Comment ' 8

  • 작성자
    Lv.66 서래귀검
    작성일
    13.09.30 12:17
    No. 1

    테드 창 이번 작품은 좀 기대 이하이긴 한데, 사실 기대가 너무 커서 그렇지 작품 자체도 재밌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無轍迹
    작성일
    13.09.30 14:25
    No. 2

    테드 창 정말 기분 다운될때 읽으려고 마치 묵은지처럼 묵혀놓고 있는중인데.. 스포 아닌 스포를 당했군요. --;
    당신 인생의 이야기나 한번 다시 읽고 리뉴얼 시켜야겠습니다.
    그런데 뭐랄까 테드창의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인간성은 결국 변하지 않는다(좋은 의미에서도 나쁜 의미에서도)라는 분위기 있자나요? 묘하게 삭막하지 않습니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미그미
    작성일
    13.09.30 15:58
    No. 3

    데이몬은 손대시면, 작가에게 상당한 실망감을 가지시게 될겁니다. 손대지 마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1 davy
    작성일
    13.09.30 17:32
    No. 4

    사실 좌백님의 세계관 연결 시도가 처음은 아닙니다. 표사 시리즈의 세계관은 광협대요마전기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사실 소림쌍괴의 무림사마 (본문에서는 계속 사흉, 사적 등으로 명칭의 혼동이 있습니다만) 는 금강불괴의 그들과 무림상에서의 위치가 정확히 동일하죠. 그밖에 생각나는것으로는 금강불괴의 마적단인 광풍사와 천마군림의 흑사광풍가의 유사점 정도?

    그런데 소림쌍괴에서 세계관 연결이라면 혹시 구대검파를 말씀하시는 것인가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그쪽은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고 보는게, 구대검파는 좌백님이 제작에 참여한 게임 구룡쟁패와 연계되어 만들어진 소설인지라 소림쌍괴에 연계될 가능성은 좀 적지 않을까 해서 말이죠.

    (여담입니다만 사실 구룡쟁패의 세계관은 좌백님이 시놉만 만들어 두시고 쓰지 않은 소설 쌍룡쟁패의 변형이죠. 개인적으로는 쌍룡쟁패를 정말 기대했었는데.....)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66 서래귀검
    작성일
    13.09.30 18:28
    No. 5

    구대검파가 쌍괴의 난 이후 20년 후 세계관이라더군요. 그리고 구룡쟁패는 완전히 엎어져서 재활용은 하시지만 예전 설정은 무효화된듯 해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9 룰루랄라
    작성일
    13.10.01 01:27
    No. 6

    확실한게 연결된 소설은 야광충, 생사박, 소림쌍괴, 구대검파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9 룰루랄라
    작성일
    13.10.01 08:19
    No. 7

    생각해보니 소림쌍괴에서 혈기린외전도 연결됐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3.10.03 07:55
    No. 8

    은빛 어비스는 블리치 보는기분이라 적이 끝없이 강해지고 주인공도 강해지고.... 보다가 질리더군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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