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여러 면에서 공감가는 글입니다. 저도 212화 정도에서 하차했는데, 느낀점이 거의 흡사합니다. 캐릭터가 평면적이라 여자들을 하나하나 구분은 해놓았지만 이름과 머리색만 다른 일본 만화 여캐들 보는 기분이었어요. 파워인플레도 마찬가지. 창술의 대가로 시작해서 스펙올려주는 약이랑 템만 갖추다가 새로 힘을 얻을 때마다 주력 기술이 달라집니다. 기술명 외치면 적이 사라져요. 10분간 놀다가 10분동안 적한테 당하다가 마지막 5분동안 변신하고 기술쓰면서 무찌르는 전형적인 일본소년만화를 무한 반복해서 보는 기분이었어요. 적들이 강해지니까 기술이랑 템만 조금씩 업그레이드하면서요... 적이 여자라면 하나씩 따라붙습니다.
무한 패턴의 반복입니다.
사실 이제 앞으로 뭘할지 기대가 되지 않아요. 이 패턴이 반복될 것이고, 꿈에서 봤던 포켓몬들 다 모을거고, 최종전투 할거고, 승리하면 거기서 완결, 패배한다면 다시 재기하는 패턴....
왜 좀더 일찍 접지 못했을까...
지금까지는 그냥 너무 세지네... 하면서 보고 있었는데 최근에 드래곤 좀비를 잡는걸 보면서 딱 느꼈습니다. 지금까지 중에서 가장 강한 적이었는데, 단 네 방으로 잡았습니다. 처음 평타는 기별도 안 갔고, 마지막은 그냥 크림슨 로어를 썼으니 딱 두 방으로 피를 다 깠다고 해도 될 정도죠.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그냥 스킬만 난사해서 잡았습니다. 아무런 위기도 없이요.
동생과 서로 죽고 못 사는거나, 여성 구성 비율이 너무 높다거나, 테이밍 몬스터가 전부 여성체, 거기다 와이번마저 인간형으로 바꿔버리는 것 등등은 뭐 요즘 아이들 대세인 하렘이나 일본풍을 위해서 넘어간다고 치죠.
스킬 합성은 분명히 좋게 될 수도, 나쁘게 될 수도 있는데 그냥 이것저것 집어넣으면 등급 초월, 성능 초월해서 무시무시한 스킬들만 튀어나오고. 반지가 2%의 확률인가로 5%의 HP를 소모해서 디버프를 거는데, HP흡수 스킬도 없는 주제에 갑자기 뻥뻥 터져서 죽으면 어쩔 생각인지도 모르겠고.
가장 큰 문제는 게임 형식을 취했다는 것과 강해져서 층을 클리어하는게 아닌 층을 클리어하면 강해지는 시스템으로 만들었다는 겁니다.
중반을 넘어서면 주인공이 수련을 하는 부분은 강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강해진 기운이나 몸을 '통제'하기 위해서만 합니다. 나중가면 그것도 페르마 서킷이나 매력이니 마력이니 기운에만 집중을 합니다.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해준 창술이나 체술은 연습도 안 하구요. 강해지기 위해서 층만 급히 오를 뿐이죠.
이 상황을 만든 게 게임 시스템입니다. 스탯이 있고 스킬이 있으며 장비가 있습니다. 장비는 고정으로 스탯을 올리거나 비율적으로 올려주고 스킬이 거기서 또 비율로 뻥튀기를 시켜줍니다. 창술 열심히 익혀서 날아오는 공격 열심히 피하고, 막고 공격하느니 스탯을 여러 스킬로 뻥튀기 시켜서 한방 먹이는게 훨씬 쉽고 강합니다. 그 결과가 제일 처음에 쓴 좀비 드래곤 사냥이죠.
결국 갈수록 처음에 평타 몇 번 쳐보고 어 너무 센데? -> 스킬 여러게 융합해서 이거나 먹어라! -> 이겼다! 가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제목에 관한건 200화가 넘은 지금에야 약간 의미를 알 수 있었습니다. 어떤 존재인지는 모르지만, 세계가 너무 많아져서 둘을 짝지어서 한쪽은 공격, 한쪽은 방어로 짝을 만들었다는 설명이 나옵니다. 한 번은 이기더라도 또다시 짝이 생길지도 모르죠. 이것을 '무한경쟁'이라고 제목으로 붙인 것 같은데 '던전사회'는 좀 더 기다려봐야 알 수 있겠습니다.
주인공이 폭주중인 정령과 그냥 계약을 펑펑 해내는거나 꿈을 꾸는 걸로 봐서는 대충 예전에 용사인 영혼이 환생을 했다~ 정도가 나올 것 같은데 제발 그런 뻔한 내용과 결말만 아니면 좋겠습니다.
타성에 젖어서 보다가 아무런 흥미가 나지 않은 에피소드가 계속 반복되는 걸 보고 그만두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주인공 이외의 캐릭터는 아무런 쓸모가 없는 잉여들이에요. 글의 내용 대부분이 던전에 들어가 몬스터를 잡는 것인데, 몬스터들도 별다른 특징이 없고 이들을 공략하는데 다른 캐릭터의 도움도 받지 않습니다. 어차피 파티활동을 하지 않는데, 힐러나 정령사 이런 클래스는 뭐하러 만들어 놨는지 다른 캐릭터들은 왜 등장하는지 모르겠네요.
주인공은 거의 아무런 위기를 겪지 않고, 고민도 거의 하지 않아요. 적이 강력하고 카리스마가 있어야 재미가 살아나는 법인데, 적이 누군지도 모르고 거기에 대해 복선도 없고, 대부분 상대하는 건 던전에 사는 몬스터이니, 이게 무슨 재미인지 모르게 되더군요.
선작한 글 중에 연재속도가 젤 빨라서 그냥 관성으로 읽고 있다가 멈춰서서 조회수를 보니 한편 한편 구독자가 빠져나가는게 눈에 보일 정도군요.
5층의 황태자 일 때가 노가다라도 재밌었던거 같습니다.
스케일이 너무 커지고 (원래 있었던 설정인지는 모르겠지만) 동시에 위기가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시간은 없는데 주인공 성장은 빨리 시켜야 하는 상황이 오니 이야기의 진행과 주인공과 그 동료들의 성장(실제적으로는 주인공만) 사이의 균형이 어긋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지금 주인공의 상태는 와우로 비교하자만 만렙캐릭이 쪼렙폐광 던전 돌고 능력치 올리고 스킬 포인트를 얻는 것과 비슷한 상황입니다.(와우는 능력치는 장비빨이니 맞는 비유는 아니지만)
던전시스템 자체가 플레이어를 성장시키는 것이 목적인 만큼 설정상 오류는 아닌 것 같습니다만 던전에서 독자가 재미를 느낄 부분은 이미 상실해 버린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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