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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풍선이 남작의 모험 을 읽고

작성자
Lv.22 무한오타
작성
13.06.30 22:15
조회
3,114

허풍선이.jpg

제목 : 허풍선이 남작의 모험 Baron Munchausen, ?

지음 : 루돌프 에리히 라스페

그림 : 구스타브 도레

옮김 : 이매진

출판 : 황금가지

작성 : 2013.06.30.

 

 

“어디선가 읽은 것만 같은~♪ 어디선가 만난 것만 같은~♪”

-즉흥 감상-

 

 

  보통은 관심사가 아닌 영역에 함부로 손을 뻗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인분이 재미있다면서 가슴팍에 꼽아주시고는 도망을 가셔서 만나본 책이라는 것으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이 책은, 으흠. 분명 흐름이 있어 보이는 이야기책이지만, 과연 이것이 흐름이라고 할 수 있을까 싶은 짧은 이야기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래서 작은 제목과 함께 내용을 간추려보면, 자신의 우수한 사냥 실력에 대한 여러 다양한 이야기인 [첫 번째 모험]과 그래도 연속성을 지닌 여행이야기인 [두 번째 모험], 그리고 머릿속이 난장판이 된 독자를 위한 안내서인 [옮긴이의 말]이 아담하게 펼쳐지고 있었는데…….

 

 

  음~ 뭐라면 좋을까요? 분명 재미있었습니다. 하지만 만일 제 책이었다면 몇 번이나 집어던져졌을지 궁금해지는군요. 아무튼, 초반에는 엄청난 허풍과 이해되기도 전에 끝나버리는 무용담에 짜증이 났었습니다. 사자와 함께 12미터나 되는 악어를 잡질 않나, 마차를 통째로 들고 3미터나 되는 장애물을 넘지를 않나, 불쌍한 북극곰 무리를 혼자서 학살하질 않나, 달로 여행을 떠나질 않나,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여정이 계속해서 펼쳐지고 있었는데요. 그런 허풍에도 빠져들 수밖에 없는 저의 모습이 그저 아이러니하게 느껴졌습니다.

 

 

  다른 건 일단 그렇다 치고, 작품의 제목에 붙어있는 물음표는 뭐냐구요? 음~ 이 작품의 연식을 정확히 할 수 없었기에 일단 물음표를 달아두었습니다. [옮긴이의 말]을 참고하면, 1785년에 49쪽짜리 소책자로 출판된 게 시작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 초판본은 더 이상 남아있지 않고, 2판본은 2, 3, 4, 5, 6장만 남아있다고 하는군요. 그리고 흘러가는 세월 속에서 내용이 추가 되고 변형되는 과정을 거쳤다고 하는데요. 정작 이 책은 그중에서 어떤 버전을 원형으로 하고 있는지에 대한 언급이 없었습니다. 그러니 이 부분에 대한 답을 알고계신 분은 개인적으로 살짝 알려주셨으면 하는군요.

 

 

  즉흥 감상이 어딘가 낯이 익다구요? 서정욱의 노래 ‘예감 (조이너스 패션 CM), 1992’의 가사 일부분을 변형시킨 것인데요. 오랜만에 원곡을 들어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어디선가 느낀 것 같은~♪ 꿈에 선가 본 것만 같은~♪ 아~ 취하는 기분입니다.

 

 

  잠시 멍~ 하니 있다가 손가락의 춤을 이어봅니다.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이번 작품을 어떤 기분으로 만나셨을까나요? 처음부터 끝까지 말이 안 되는 이야기? 아니면 풍자와 해학이 넘쳐나는 외국판 봉이 김선달? 그것도 아니라면 표절과 패러디의 제왕? 개인적으로는 아무리 허풍이라고 할지라도 논리적으로 말이 되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그자체로 생명력을 지닌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부분을 ‘스토리텔링’이라고 할 경우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 The Usual Suspects, 1995’까지 떠올렸는데요. [옮긴이의 말]을 참고하면 실제의 역사적 사실까지 끌어들였다는 점에서 ‘팩션’의 범주에도 넣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거기에 돈키호테의 깜짝 출연은 정말이지 재미있더군요! 크핫핫핫핫핫!!

 

 

  아무튼, 예기치 않은 재미를 선물 받은 만남이었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칠까 하는데요. 방학을 하면 더 많은 책을 읽을 줄 알았는데, 밀린 감상문에 허덕이고 있는 중이라고만 속삭여봅니다.

 

 

  아. 최근에 읽고 있는 것은 소설 ‘화성의 타임슬립 Martian Time-Slip, 1965’인데요. 함께 감상의 시간을 가져보시는 건 어떤가요?

 

 

TEXT No.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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