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구현
작품명 : 메이거스
출판사 : 로크미디어
메이거스 완결이 나왔습니다.
마지막까지 외계 마법의 기원 등등의 숨겨진 설정은 그냥 둥글 둥글 넘어갔습니다.
위기의 조짐(네 위기가 아니라 위기의 낌새 정도만 나와도 우리의 주인공은 움직입니다.)-> 조사-> 미끼 투척후 낚시 -> 그리고 몰살의 루트는 마지막까지 큰 변화 없이 나옵니다. (괜히 감상란에서 사이코패스 소리를 듣는 주인공이 아니지요.)
7권 완결이라 조기종결인가 싶다가도 전작 베스커스의 마법사도 그리 길지 않았죠.
어 그런데 말이죠 결말이 이상합니다. 그것도 아주 이상합니다. 구현님 스타일도 아니구요. 단순하게 생각하면 단순해 보이는 결말이지만.. 그럴리가요 저는 완전히 다르게 느껴지더군요.
어떤 결말이냐 하면, 지금까지 소시민적인 자기 보존과 소소한 개인 욕심 추구와 스스로의 자존감 보존에만 힘쓰던 주인공이 편법으로 탈태환골 하고 나서 뭔가 좀 깨달은 후에 갑자기 대의를 찾습니다. 대통령과 국회의원, 재벌총수들을 세뇌해서 대한민국을 제대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가지죠. 목표는 주변국의 반대를 넘어서는 국력 확립과 평화 통일 등등의 민족주의적 대의를 목표로 삼은후 수련합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능력을 완성한후 출도하면서 소설이 끝납니다.
아 단순하게 생각하면 어 그런가 부다 하고 뜬금없네 이러면서 끝나겠는데 말이죠.
바로 7권에 뭐가 나오냐면 세뇌의 부작용으로 미국에 있던 조사장이 흔히 말하는 반편이 (세뇌의 영향으로 그의 인격을 이루던 주요 동기 몇개가 부서졌죠.)가 됐고 그 이유가 세뇌였다는걸 스스로 생각해 보는 주인공이 나옵니다.
그런데 이 세뇌를 국가 주요 모든 핵심인물에게 걸겠다는 주인공입니다. 개인적인 영달이 아니라 민족의 대의를 목적으로 품으니 마법 실력이 늘었다고 생각하는 그 주인공이요.
에 뭐가 문제냐구요? 주인공은 나라와 민족이 변화하고 그 방향은 좋은 쪽일거라고 확신합니다. 왜냐구요? 변화의 주체가 ‘나'라서 말입니다. (스스로 또 이런 생각도 합니다. 얼마나 오랜 세월이 필요하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희생될지 모르겠다고.)
뭐가 느껴지시나요? 뭔가 썸뜻하지 않으십니까? 세상을 좋은쪽으로 움직이려는 선의의 탈을 쓴 무자비함이 느껴지지 않으시나요? 고위 마법사가 미치면 어떻게 되는가를 보여주는것 같지 않습니까? 마치 매드 사이언티스트가 이 연구로 인류를 더 높은곳으로 운운하면서 변형된 치명적 바이러스 따위를 퍼트리는 행위가 느껴지지 않으시나요?
이야 그렇게 생각하니 이 소설 결말이 엄청난 다크 엔딩 같이 느껴지더군요.
그렇게 보니 뭐랄까 이 소설의 일관성이 보이더군요. 그는 아무도 믿지 않고, 아무에게도 믿어지지도 않았으며, 아무도 사랑하지 않고, 누구에게도 진정으로 사랑받지도 못하고, 그 일련의 과정에서 무수한 사람들의 고통과 죽음 위에서 경지를 이루었습니다.
그렇군요. 이건 결국 흔히 rpg에서 마지막 보스로 등장하는 악한 대마법사의 탄생과정 같지 않습니까?
그렇게 보니 몇개의 캐릭터의 이상함 등등등도 다 이해가 가면서 갑자기 이 소설에 엄지가 추켜 새워지는군요.
순식간에 3가지 주문으로 던전의 문을 닫은 마법사는 몸을 돌립니다. 그리고 ‘내가 마음껏 움직일 세상을 향해 첫발을 내디뎠다.’ (이 소설의 마지막 문장)
세상은 이제 마왕을 만나겠군요. 그것도 정말 조심스럽고 현대적 지식까지 축적한 마왕을 말이지요.
(물론 작가분 생각은 저랑 다를수도 있지만 뭐 제 생각의 결말도 나름 매력있지 않나요?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가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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