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감상

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작성자
Lv.5 바다별
작성
16.09.14 01:23
조회
1,742

제목 : 앵무새 죽이기

작가 : 하퍼 리

출판사 : 열린 책들


  원제 - To Kill a Mockingbird, 1960

  작가 - 하퍼 리

 

 

 

 

 

  언젠가 말했지만, 이름만 들어보고 읽지 않은 책들이 있다. 하지만 어디선가 내용을 들은 적은 있어서 ‘아, 그거?’하고 대충 얼버무리게 되는 작품들이 있다. 이런 경우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나중에 책을 접하고는 당황하게 되는 문제가 있다. 왜냐하면 크게 부각되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부분이 책의 일부일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부류에 속하는 책들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책 ‘앵무새 죽이기’이다. 영화도 책도 접하지 않은 나에게, 이 책은 흑인차별에 관한 재판을 다룬 내용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미지 검색을 하면 그레고리 펙이 안경을 쓰고 진지한 표정으로 재판정에 서 있는 모습이 많이 나왔기에, 당연히 그럴 것이라 지레짐작했다. 그래서 존 그리샴의 ‘타임 투 킬 A Time to Kill’과 비슷한 것으로 분류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읽어본 ‘앵무새 죽이기’는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거리가 있었다. 재판에 관한 것이 나오긴 하지만 법정 소설이라고 할 수도 없었고, 존 그리샴의 소설처럼 복수와 법의 공정함을 주로 다루지도 않았다.

 

  책은 ‘인간의 양심’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사건을 서술하는 여섯 살 난 소녀 스카웃과 그녀의 오빠 젬 그리고 여름방학마다 놀러오는 딜. 작가는 이 세 어린친구들의 눈과 입을 통해 남부 지방의 분위기와 가문에 대한 어른들의 선입견과 자부심, 인종차별에 대한 여러 의견, 그리고 인간이란 무엇인가 보여준다. 그것도 단기간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거의 3년이라는 시간동안 조금씩 변화를 느끼게 한다. 그와 동시에 스카웃과 젬 남매가 커가는 모습도 같이 드러난다.

 

  작품의 배경은 1930년대 미국 남부. 노예가 법적으로 해방된 지 70년이 지났지만, 사람들의 인식 속에 흑인은 더럽고 무식하며 인간 이하의 존재였다. 그 때문에 노골적으로 무시하고 비난하고 급기야 증거마저 외면할 정도였다. 그야말로 ‘유색유죄 백색무죄’였다.

 

  작가가 어린아이들의 눈을 통해서 이 모든 상황을 바라보게 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자신들을 돌봐준 흑인에게 친밀감을 느끼기에, 아직 피부색에 관련된 세상의 편견에 대해 모르기에, 스카웃과 젬 그리고 딜 세 친구는 어른들의 세상에 의문을 품는다. 전에는 그렇게 친했던 이웃들인데 왜 흑인의 변호를 맡는다는 이유로 외면당해야 하는 것인지, 왜 비난을 받아야 하는지, 왜 죽이겠다는 협박을 받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급기야 이웃어른들에게 배신감까지 느끼게 된다.

 

  그들의 그런 마음이 극에 달한 것은 재판을 지켜볼 때였다. 그들은 뻔히 보이는 증거를 모른 체하는 어른들의 행태에 역겨움마저 느끼고 만다. 그 광경을 본 젬은 분노하고, 딜은 구역질을 참을 수 없어 밖으로 나와 울어버리고 만다. 스카웃은 히틀러에 행동에는 분노하는 사람들이 왜 같은 국민인 흑인에게는 무관심하냐고 의아해한다.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단지 즐거움만을 주는 앵무새를 죽이는 것이 제일 나쁜 짓이라고 남매의 아버지인 애티커스 변호사는 말한다. 그 대사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사냥의 즐거움을 위해, 해를 끼치지 않는 동물을 죽이는 것은 옳지 않다.

 

  그 대상의 범위를 넓혀보면,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는데 단지 약하다는 이유로 괴롭히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할 수도 있다. 자기보다 약한 사람을 단지 즐거움을 위해서나 아무 이유 없이 괴롭히는 것은 최악이라는 것이다. 피부색이나 인종, 나이, 성별, 종교, 성적 취향, 장애 정도, 부의 격차 등으로 남을 판단할 수 없는 것이다. 작가는 책의 구석구석에서 사람들의 대사를 통해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단지 누명을 쓴 흑인의 억울함과 그것을 뻔히 알면서도 모른척하는 백인의 위선적인 태도에 대해서만 보여주는 것은 아니었다. 그 개념을 확장시켜 모든 인간은 동등하고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얘기하고 있었다.

 

  요즘 학교 폭력의 문제가 심각해지는데, 이 책을 여러 번 읽게 하는 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중고등학생들에게 꼭 읽어보라고 권해야겠다.

 

 

 


Comment ' 3

  • 작성자
    Lv.39 맥시마
    작성일
    16.09.14 13:23
    No. 1

    영화로 보셔도 좋습니다.
    책 내용을 그대로 따르고 있고 배우들 연기도 좋고
    완성도 높게 만들어졌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5 바다별
    작성일
    16.09.14 15:54
    No. 2

    영화로도 봤어요. 멀티미디어란에 리뷰를 올렸는데요, 음....전 소설이 더 좋았어요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 주앤시우
    작성일
    16.09.24 00:43
    No. 3

    책을 읽으면서 애티커스 같은 사람이 이 세상에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파수꾼에서 바뀐 애티커스의 모습을 보고 많은 독자분들이 실망과 충격이었다죠 ㅠㅠ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감상란 게시판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29843 무협 19금도 아닌데 왜 40.50대 만 보는 성인물... +1 Lv.21 태현빈 23.09.10 252 0
29842 감상요청 새로운 화가 업데이트되었습니다. Lv.5 함설 23.09.05 74 0
29841 감상요청 니들이 강화를 알어?! 감상요청합니다!! Lv.18 한광이가 23.09.03 88 0
29840 감상요청 전생 트럭 기사가 전생을 해버림;; Lv.9 개블루 23.08.29 88 0
29839 감상요청 이보다 신선한 소설은 없었다 Lv.5 함설 23.08.29 209 0
29838 판타지 곧 300화 종합판타지 블랙입니다 Lv.17 샤프쿠마 23.08.28 106 0
29837 감상요청 염라가 환생시켜 백작가 3공자!!감상부탁드... Lv.18 한광이가 23.08.27 74 0
29836 감상요청 “문피아에서 유일무이”한 서스펜스 소설 Lv.5 함설 23.08.26 105 1
29835 감상요청 오컬트 세계관에서 주인공이 귀신을 못 본... Lv.10 최삼 23.08.24 58 0
29834 감상요청 진심을 담았습니다. 한 번씩만 읽어 주세요. Lv.5 함설 23.08.24 85 0
29833 감상요청 TRPG / 전략 전술적인 전투 좋아하신다면 Lv.10 융사장 23.08.23 108 2
29832 감상요청 옛날 감성의 판타지 소설 감상 요청 드립니다. Lv.15 류으으으크 23.08.23 50 1
29831 판타지 용사의 성공담은 마왕의 계획이었습니다. ... Lv.6 발드 23.08.23 34 0
29830 감상요청 은둔서생록 감상을 요청 드립니다! Lv.9 지유영 23.08.23 85 0
29829 감상요청 악마와 거래하고 대박 인생을 얻게 되는 형사 Lv.5 왕꿈트리 23.08.17 93 1
29828 감상요청 사이버펑크 장르의 이야기(완결)를 소개합... Lv.4 변시코기 23.08.16 95 0
29827 감상요청 정통 판타지 배경의 성장물 Lv.12 민천. 23.08.15 75 0
29826 감상요청 은둔서생록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Lv.9 지유영 23.08.15 49 0
29825 감상요청 끝을 향해 달리고 있습니다 Lv.18 록시(錄始) 23.08.14 232 1
29824 감상요청 제 이야기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Lv.6 용꽃 23.08.12 69 0
29823 감상요청 강화의 신 아카데미에 가다 Lv.12 김율무 23.08.08 57 1
29822 감상요청 게임판타지를 찾고 계시진 않습니까? Lv.51 [탈퇴계정] 23.08.06 153 1
29821 판타지 만신전과 함께 이세계 정벌 Lv.5 활자H 23.08.03 64 1
29820 감상요청 읽을 소설이 없다면 찍먹 한번 어떠신가요?! Lv.13 호영김 23.08.02 124 2
29819 감상요청 여기 여기 붙어라 Lv.16 잉(ing) 23.07.28 82 2
29818 판타지 더운 여름 종합판타지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Lv.17 샤프쿠마 23.07.24 71 1
29817 감상요청 테니스 소설을 좋아하시는지요 Lv.49 김군0619 23.07.22 76 0
29816 판타지 전통 판타지물 감상요청: 에라시아 대륙 이... Lv.12 go******.. 23.07.22 64 1
29815 감상요청 기생이 호스트바에서 일한다면? Lv.13 일사이 23.07.19 80 0
29814 감상요청 판타지 대하소설 천외기담 입니다~* Personacon 비올라. 23.07.13 89 0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