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마왕의 게임
작가 : 니콜로
출판사 :
일단 소재부터가 좋다. 마계 서열전과 프로게이머의 이야기의 조합이 아주 균형감이 있다. 하지만 이게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그냥 이렇게만 계속 가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면서 좀 권태로워지기는 한다.
하지만 초반부의 재미와 몰입력에는 달리 할 말이 없다. 심지어 댓글에는 언제 유료전환 할 거냐는 말이 있었을 정도다. 나도 비슷한 마음이었다.
이 소설은 대놓고 먼치킨이다. 나는 먼치킨을 그리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다. 먼치킨 자체가 싫은 것은 아니다. 먼치킨 작품들은 대체로 주인공이 아니면 다 병신이라는 식으로 가는 경우가 많아서 그 옹졸한 환상에 뭔가 거부감이 들 뿐이었다.
하지만 이 소설은 그런 먼치킨은 아니다. 작가는 주변 인물들에게도 분명히 신경을 쓰고 있다. 적도 비참하게 만들려고 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때로는 주인공이 이 파트에서는 지고 상대가 이겼으면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그 정도로 매력을 잘 분배하고 있다.
주인공은 대리만족, 주변인물은 공감이라는 기분좋은 구성이 있어서 보기에 좋았다. 성격 나쁘다고 묘사한 신지호조차도 게임에 대한 열정만은 진심이라고 표현한다거나, 나중에 다시 보니 실력이 더 나아져있다거나 주인공 제외 어떤 인물이든 편애하지 않아서 좋다는 느낌이었다.
사전조사도 잘한다. 서열전에 나오는 적 위인들은 다들 잘 알만하면서도 신선한 인물들이다. 특히 초반에는 하위서열이라서 더 그렇다. 조사를 열심히 한 것 같아서 좋았다. 스타크래프트 플레이 장면을 묘사하는 것도 연습생들이 연습하는 장면도 다 고증에 신경을 쓴 티가 난다. 아무리 입스타라고는 하지만 말도 안되는 것과 말로는 되는 게 있는데, 먼치킨 류의 소설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선을 잘 지켰다는 느낌이다.
프로게이머 - 마계서열전의 순환구도가 너무 단조롭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고, 나중에는 프로게이머 파트가 지루해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좋았다. 작가의 꼼꼼함과 친절함이 잘 살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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