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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35 카르니보레
작성
16.11.01 03:08
조회
1,874

제목 : 에르나크

작가 : 카이첼



역시 저번 글들과 마찬가지로 스포가 존재합니다. 지금까지 나온 에르나크 편수를 전부 읽으신 분들이 아니시라면 이 글을 보지 않고 넘기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저는 분명 경고를 해 드렸습니다.



제가 지금 글을 쓰는 현 시점의 가장 최신 챕터이자 1부 끝인 [덴 풀골드의 힘]으로 덴 풀골드의 예상치 못한 압도적인 무력이 등장하면서, 이런 그의 힘이 갖춰질 수 있는 정확한 정체와 배경에 대해 에르나크를 읽는 모두가 궁금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점은 저 또한 그러하며 과연 덴 풀골드의 정체가 무엇일지에 대해 이런저런 부분에서 많이 생각을 해보았었습니다만, 어떻게 해도 아직까지는 불확실한 억측 이상은 넘지 못하는 거 같더군요.


예전에 저는 덴 풀골드가 영식 일행을 몰아넣은 무력을 발휘하기 전부터 문피아 덧글로 덴 풀골드가 실은 용이 폴리모프한 것으로 100레벨을 넘는 강자일 가능성도 언급은 해보았지만 그리 높게 치지는 않았었고, 지금도 덴 풀골드가 진짜 용인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진마 브리겔은 예전에 덴 풀골드에 대해서 한낱 인간이라고 평하긴 했었지만, 현재 덴 풀골드의 진마조차 뛰어넘는 무력이나 패왕 아르산과 연관 있을 정도의 오랜 세월을 살아온 것으로 추정되는 것을 봐서는 브리겔조차 덴 풀골드의 위장에 속았을 뿐 용이나 그 이상의 존재라 해도 이상하지는 않다고 봅니다.


어쨌든 현 시점에선 아무리 끼워맞춰도 불확실한 추측을 넘지 못하고, 애초에 추리할 수 있는 단서가 충분히 다 나오지 않은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래도 흥미상 조금 고찰을 해보려고 합니다.


과연 이게 맞을지, 맞다고 한다면 어느 정도이련지는 역시 모르겠습니다만. 이전 글에서도 엘레나 공주와 카르텔 위원회의 정체에 관해서는 대충 맞췄지만, 아무래도 그 외의 추리는 상당 부분 빗나갔었던 거 같거든요.


그래도 만약 이번 추측글을 써서 그 내용에 어느 정도 이상 맞는 면이 있고, 그것이 작중 본편에 완전히 나오게 된다면 그 때에도 카이첼님께서 짤막하게나마 코멘트 해주시면 무한한 영광이겠습니다.


그럼 이제 진짜로 이 시점에서 1부가 끝났음을 축하함과 동시에 끼어맞추기 식 추측을 시작해보겠습니다.



1. 본편에서 영식이 활동하고 있는 에르나크 세계는 기본적으로 영식이 원래 있던 현대사회에 존재하던 가상현실 온라인 게임에 기반해 구현되어지고 있다.



이번 추리를 하는 데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전제로 이것을 빼놓을 수는 없다고 봅니다. 


에르나크 본편 내용전개가 워낙 좋아서인지 가끔식 게임요소가 나옴에도 불구하고 가끔 이것을 잊을 거 같기도 하지만, 이 요소를 확실하게 전제해두어야 이와 관련된 관점으로도 생각을 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에르나크를 판타지 세계가 아닌 온라인 게임의 관점으로서 생각해본다면 이와 관련해서 한 가지 더 집고 넘어갈 수 있는 것이 존재합니다.



[셰일이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으며 하는 말에 영식은 건성으로 답했다. 사실 영식은 자신의 레벨 한계를 안다. 50이다. 모든 플레이어의 기본 한계레벨이다. 컨텐츠의 과도한 소모를 막기 위해 지나치게 강해지는 것을 막아 놓은 것이다.


실패했지만!


한데 게임 속 사람들은 자신의 레벨은 알지만 그 레벨 한계는 모르는 거 같았다. 그것은 그 한계에 도달하거나 아니면 마법적인 수단으로 조사하는 수밖에 없다고 한다. 말하자면 일종의 재능이다. 그래서 자신의 한계레벨에 도달하지 못하고 한계레벨을 아는 것은 무측 특이한 것 같으니 일단은 영식도 거기 맞춰서 답하고 있었다. : 에르나크라는 세계 - 3 중에서]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온라인 게임이란 '플레이어들의 놀이터'로서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스케일 큰 가상세계이자 사회가 되는 것으로 이것은 에르나크라고 해서 크게 다를 것은 없을 것입니다.


이 말은 달리 말하자면 기본적으로 게임으로서 에르나크라는 세계 자체가 플레이어들이 재밌게 즐기며 놀다 갈 수 있도록 편의와 제약을 맞추고 있다는 의미가 되는 것입니다.


달리 말하자면 게임을 원활하게 돌아가게 하면서 유저가 불만을 품지 않고 즐길 수 있도록 고도의 밸런스 조정이 끊임없이 가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적어도 게임으로서의 에르나크는 반드시 그랬을 것입니다.



2. 게임으로서의 밸런스 조정



[음식을 다 먹은 다음 영식은 일단 인벤토리 창을 열었다. 거기에는 그의 여러 잡다한 소지품들 외에 소지금도 표시되어 있었다. 1320골드였다. 용병단에서 일한지 한 달만에 얻은 금액이다. 에르나크는 가상의 세계이지만 게임인 만큼 세계관 내부에는 여러 편의적인 설정이 있었다. 그 가운데 하나가 화폐단위였다. 제작사는 게임 내 화폐에 대해 일 골드가 만원이라 설명했다.

실제 에르나크가 있다면 각국의 화폐 환율 문제로 여러모로 복잡해 질 수밖에 없지만 그런 세세한 설정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골수 매니아에 설정 덕후들 뿐인 만큼 제작사는 모든 화폐는 에르나크 세계관 전체에서 공동으로 사용하며 일 골드는 만원 정도의 가치가 있다는 설명으로 퉁쳐버린 것이다. 바로 몬스터를 쓰러뜨려 얻게 되는 돈이 진정한 돈으로 어디서나 인정받고 있다는 설정으로. 플레이어의 입장에서도 그게 훨씬 편한 만큼 환영받았지만, 일부 상업플레이를 즐기고 싶은 이들은 환율을 가지고 투기를 하는 식의 플레이가 안 된다는 점에서 비판하기도 했다. : 에르나크라는 세계 - 3 중에서]



게임이 게임으로서 참여하는 플레이어들을 위해 내부적으로 밸런스를 맞추려고 하는 것은 제작과정에서 당연한 일이고, 빼놓을 수는 없는 것입니다. 밸런스가 망한 게임은 곧 망겜이 되어버리기 때문입니다.


또한 본편에서 이전 영식은 플레이어 특권 따위 영웅적 NPC의 특권에 비하면 쓰레기나 다름없었다고 한탄하긴 했었지만, 위의 관점에서 볼 때 에르나크라는 세계 자체는 어디까지나 npc보다 플레이어를 위한 쪽으로 맞춰져 있을 것입니다.


그것 또한 당연한 것이 그렇지 않으면 게임을 하는 플레이어들이 필연적으로 불만을 품게 되기 때문입니다. 에르나크라 해도 이 점은 그리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뭐 상관없어!"

아쉬움을 털어내며 영식은 외쳤다. 어차피 성장이라는 면에서 플레이어인 영식이 그런 NPC들에 비해 부족한 부분은 없었다. 중요 NPC들은 제작진에서 특별히 강하게 만들긴 하지만 동레벨이면 플레이어도 육성에 따라 얼마든지 그들보다 강해질 수도 있다. 영식이 알기에도 그런 플레이어가 여럿 있었다. 실제 설정이야 어쨌든 플레이어의 성취감을 방해하지 않기 위한 조치였다던가. 그래서 플레이어 중에는 레이노스를 주인공이라기보다 라이벌 정도로 보는 이들도 적지 않게 있었다. 공식 소설에서야 주인공을 중심으로 전개되는만큼 플레이어들은 크게 부각되지 않는 조역으로 대체해서 그런 면에 없었지만 말이다. : 에르나크라는 세계 - 6 중에서]



[기업 내용을 확인하고 영식이 말했다. 드래곤 스케일. 영식이 아는 바에 따르면 향후 세계 최대의 군수업체가 될 곳이다. 사실 물량 면에서는 다른 곳에 비해 대단하지 않지만 탁월한 아이디어로 뛰어난 전쟁물자를 많이 개발해서 보급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 이곳에서 나온 물자가 스틸과 만나 전쟁의 패러다임을 바꾼다고 할 정도니까. 에르나크의 유저들 입장에서는 원수 같은 회사이기도 했다. 이곳에서 개발된 물품들이 npc에게 보급되면서 그들과의 전투가 꽤나 까다로웠기 때문이다. : 광자의 게임 - 3 중에서]



예를 들어 블라자드이 게임 와우에서 등장하는 데스윙 같은 경우, 이 보스를 레이드할 때 플레이어가 조연적인 플레이를 하도록 전개했다는 점에 대해 비판이 나왔을 정도입니다.


그런 게 아니더라도 플레이어가 온라인 게임을 하면서 상대하는 몬스터를 포함한 NPC들이 플레이어에 비해 너무 약하고 쉬우면 재미없지만, 반대로 너무 강해서 플레이어를 일방적으로 학살하고 유린하기만 해도 재미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게임의 제작자들 입장에서는 이 미묘한 밸런스를 맞추고, 플레이어가 단계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잘 유도를 해주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 또한 됩니다. 



["하여간 이렇게 중요한 캐릭터가 정말 죽었단 말야?"

영식은 역시 믿어지지가 않아서 주간지를 들고 기사를 자세히 읽었다. 죽은 것은 틀림없어 보였다. 한데 대체 왜 죽었단 말인가?

'이거 원래 퀘스트 받아서 플레이어가 해결하는 첫 번째 메인 퀘스트다…!'

다시 기사를 읽던 영식의 눈동자가 커졌다. 어떻게 죽은 것인지 전모를 알만했다. 기사에서는 사관학교에서 있었던 사고로 이렇게 된 것이라고 두리뭉술하게 표현되어 있었지만 소설을 읽은 바가 있던 영식은 안다. 이것이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는 것을.

…(중략)…

본래 이 무구는 기증한 거상이 정적을 처리하기 위한 암살 무기로 사용하려 마련한 것이었는데 실수로 학교로 반입됐고, 거상은 이 사태를 서둘러 수습하려 플레이어에게 비밀리에 의뢰하는 것이 사관학교에 가게 되는 경로였다. 이것이 레이노스와 함께 싸우게 되는 첫 전투이며,이야기의 발단부라고도 할 수 있는 싸움이었다. 하지만 이 세계에서는 플레이어가 영식 하나밖에 없는 관계로 아무도 퀘스트를 수행하지 않았고, 덕분에 레이노스는 혼자서 롤로누와 싸우게 된 모양이었다. : 에르나크라는 세계 - 5 중에서]



이런 예시 또한 에르나크가 어디까지나 플레이어에게 맞춰져 있다는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레이노스란 어디까지나 플레이어들이 에르나크란 게임을 즐기게 해주기 위한, 플레이어들의 보조가 있어야만 성립할 수 있는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영웅이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3. 밸런스 조정을 위한 조치



[피해라피해라피해라피해라!

이것은정명자가아니다!

정명의탈을쓰고있는괴물이다!

왜저것이세상에태연히돌아다닐수있는거지!

왜섭리가저것을구속하지않고있는거지!

본래저것을찢어발기기위해서는,

하늘을모욕하는주먹이필요하다!

대지를뭉개는발이필요하다!

세상을씹는이빨이필요하다!

하지만아무것도없어! : 덴 풀골드의 힘 - 4 중에서]



여기서 중요한 키워드는 2가지, '정명자'와 '섭리'일 것이라고 봅니다.


첫번째로 정명자라는 것의 정명은 아마 추정상 사전적 의미로 정명(正命) 쪽이라고 생각하는데, 그에 해당해 보자면 '하늘로부터 부여된 만물 본래의 성질'라는 것이 됩니다.


여기서 하늘에 해당하는 것은 아마도 에르나크 세계관의 신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에르나크라는 세계관을 창조한 제작진들이라는 관점으로 보는 것 또한 가능할 것입니다.


즉 게임을 원활한 진행을 위해 제작진의 의도에 맞게 부여된 정당한 힘과 역활을 가지고 의문 없이 수행하며 살아가는 NPC들을 통틀어서 정명자라는 명칭이 부여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또한 두번째로 섭리라는 것은 신 혹은 제작진이 에르나크라는 세계를 만들고 돌리기 위해 규정한 법칙, 커맨드, 룰 같은 요소들을 통틀어서 정의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마왕안은 이런 섭리가 덴 풀골드를 구속하지 않고 있는 것을 의아하게 여겼는데, 이것 또한 제작진으로서의 사정이라고 생각하면 편리합니다. 



[실버미스터 위를 떠올리며 베일런은 고개를 끄덕였다. 실버마스터 위는 초월적인 존재의 지식 중 일부를 전승받은 신화적인 강자로 알려져 있다. 현세에 모습을 드러내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인류가 감당하기 힘든 적을 맞이하거나 할 경우 종종 나타나 그 어처구니없는 무력을 선보인다. : 에르나크라는 세계 - 22 중에서]



['실버마스터….'

영식은 낮게 그 이름을 입 안에서 반복해 봤다. 하기야 옳은 말이다. 아무리 마족들의 간이 커도 실버마스터의 땅에서 말썽을 부리진 않을 것이다. 그는, 혹은 그것은 지나치게 강대한 마족들에 대한 일종의 균형점이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실버마스터는 진마 이외의 마족과 인간이 충돌하는 것에 대해서는 꽤 느슨하니까요." : 오래된 적 - 3]


[그리고 성산. 그곳에는 실버마스터가 거주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신이 인류에게 부여한 마족에 대한 유일한 대응책이라는 실버마스터는 오직 진마의 준동에만 반응해 움직이며, 그 힘은 그야말로 '신'이라고 한다. 아니 아득한 시간 인류를 지켜온 이 구세주는 이미 신 그자체인지도 모른다. : 하이신 공성전 - 3 중에서]



작중에서 직접 등장하지는 않지만 간간히 언급되고 있는 실버마스터는 초월적인 강함은 가지고 있지만, 그 대신 진마 문제 외에는 움직이기 힘든 것 같은 뉘양스의 서술들이 눈에 띄입니다.


마왕안의 언급마저 생각해보면 어떤 의미로 에르나크에서 일정 이상의 강함을 가지면,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그 초월적인 힘의 절대적 영향력과는 별개로 그만큼 자유가 속박되는 거 같은 기분이 듭니다.


단순히 개인의 힘이 강해지는 것일 뿐일텐데 그것만으로 그 개인의 자유가 속박되는 것은 이상하지 않은가 싶어지지만, 게임적 요소로 보자면 실버마스터 같은 초월적인 존재가 아무 제약 없이 자유로우면 그냥 홀로 마족들을 쓸어버리게 되어서 플레이어의 즐거움과 존재의의를 박살내어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실버마스터라는 존재가 없어지면 인류에 비해 지나치게 강대한 마족의 침공을 적절히 막아줄 밸런스적 방벽에 큰 공백이 생겨 역시 게임적으로 지장이 생기고, 그렇다고 그에 맞춰 마족을 약하게 설정해버리면 역시 플레이어들에게 강대한 적과 맞선다는 불타는 마음을 주지 못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웃기는 소리! 웃기는 소리를 하는군!누가 진다고 했나? 지지 않아! 이긴다! 이길 수 있어! 다만 저건 좀 이상한 거야. 원래 여기 있어선 안 될 거야. 원래 여기서 저렇게 움직여선 안 되는 거야. 그런데 있는 거야. : 덴 풀골드의 힘 - 1 중에서]



[만련검으로 단번에 아룬트를 가르며 풀골드가 바닥에 착지했다. 풀골드는 허용량 이상의 피해를 입어 마력의 응집이 흩어지기 시작하는 아룬트를 향해 담담하게 말했다.

"혼돈계도 아닌 곳에서 혼돈의 권속이 감히 나를 상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마라."

-네놈이야말로 이걸 어떻게 책임질 생각으로….

"네가 걱정할 바가 아니다."

다른 이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대화를 나누고 풀골드가 다시 영식을 향해 몸을 날리려는 순간이었다. : 덴 풀골드의 힘 - 3 중에서]



이처럼 에르나크에 속한 npc들은 게임적 요소로 플레이어들을 위해 지나치게 강하면 안되고, 필요에 의해 일반적인 이들보다 초월적인 힘이 주어졌더라도 그 필요와 역할 외에 그것을 함부로 돌아다니며 휘두르지 못하도록 나름의 당위성 있는 제약이 가해져야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만약에 NPC가 이런 제약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그럼에도 그 제약에 반하는 힘을 함부로 남용하면 그에 따른 반작용 혹은 대가를 치러야만 할 것입니다. 게임적으로 이야기하면 밸런스 패치, 버그나 오류 수정 같은 단어가 맞으려나요?



4. 덴 풀골드는 에르나크라는 세계 외적 요소, 게임이라는 근간이나 제작진에 대해 눈치채고 있는가?



["이전 왕홀에 박혀 있던 보석입니다. 패왕 아르산이 자신의 권력을 증명하기 위해 만든 물건이었기 때문에 대단한 가치가 있는 어떤 아이템이라고 알려져 있긴 합니다만…. 실은 정체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감식 마법을 통해서조차 정체를 알 수 없었다고 하는군요. 보시다시피 다소 특이한 디자인이라서 결국 떼어내서 새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여기서 뿜어지는 마력 자체는 대단한 것이라서 어지간한 아티팩드와 동등할 정도입니다." : 결전준비 - 2 중에서]



[나는 듯한 걸음으로 영식은 얼른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방문을 단단히 잠그고 품에서 보석을 꺼냈다.

찬란한 무지갯빛으로 아름답게 빛나는 마법의 보석이었다.

영식이 현실에 있을 때는 법석이라고 불렸던 것이다. 그 가치는 대충 하나당 현금 오천 원. 뽑기 한 번에 오천 원 정도니까 뭐 당연하다면 당연한 가격이었다.

그것을 보면서 행복에 취한 영식은 곧 아리송하다는 모습이 됐다. : 결전준비 - 3 중에서]



위의 내용대로 과거 에르나크라는 세계관에서 패왕 아르산은 영식이 있던 현실세계, 온라인 게임으로서의 에르나크에서 법석이라고 불리던 것을 손에 넣고 있었습니다.


얼핏 별거 아닌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진지하게 생각해보면 묘한 이야기라고 생각됩니다. 그 의문을 정리하자면 패왕 아르산은 이 법석을 과연 어디서 어떻게 얻었던 것일까요?


법석의 정체상 에르나크 세계 내부에서 npc들이 직접 만든 물건이라는 것은 아마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에르나크 세계에서 존재하고는 있는 이상 그것이 처음 존재하게 된 출처나 경위는 분명 존재할 것이라는 것도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이것은 모종의 이유로 신(제작진)이 세상에 던져넣은 것을 패왕 아르산이 손에 넣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패왕 아르산이 그 신(제작진)과 직접 대면하는 형식으로 만나서 받은 것은 아닐 수도 있지만, 법석을 손에 넣고서 그 출처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신(제작진)의 편린에 닿았을 가능성도 있다면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만약 패왕 아르산이 정말로 신(제작진)의 편린에 닿아, 세계의 진실을 일부나마 알게 되었다고 한다면 그와 관련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풀골드 또한 그를 통해서 이를 인지하게 되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5. 섭리의 목적



["쿡쿡, 그렇지. 보통 세상의 인간들의 인식이란 이토록 하찮고, 또한 가련하다. 실물화폐만이 진정한 돈이라는 그 허황된 믿음에 본능에서부터 속박되어 그걸 넘어선 '신용'을 상상하는 것을 감히 하지 못하는 것처럼. 신용이야말로 화폐라는 것을 모른 채, 영문도 모를 본능에 조중당해 그 인과관계를 잘못 생각하고 있지. 화폐야말로 신용이라고."

…중략…

'실물화폐가 악이라고?'

영식은 흠칫 놀랐다. 실물화폐에 대한 풀골드의 증오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것은 그냥 돈일 뿐인데 그걸 증오한다는 것이 어딘가 이해가 되질 않았다. 아니, 어렴풋하게 떠오르는 것이 있긴 했다. 하지만 그게 무엇인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 카르텔 위원회 - 3 중에서]



["그래. 내 목표는 이 실물화폐란 거짓된 신을 죽이고 진짜 신을 세상에 세우는 것이다."

"진짜 신?"

"그 신의 이름은 '상품'이지."

"상품이, 신?"

영식 일행은 그 말에 또 영문을 알 수 없어 서로의 시선을 교환했다. 실물화폐를 거짓 신이라고 한 것도 이상한 말이지만 그걸 폐기하고 그 자리에 새로이 신을 세우고 싶다는 것이 '상품'이라는 것은 또 무슨 말일까. : 카르텔 위원회 - 5 중에서]



["그건 부정하지 않겠네. 물론 인류는 피를 흘릴 걸세. 정말로 많은 이들이…어쩌면 수억에 달하는 인간이 죽을지도 모르네. 하지만 그 결과 실물화폐라는 거짓된 신은 죽을 것이며, 그 질곡을 벗어난 인류는 강해질 걸세."

…(중략)…

"절반만 맞췄군."

"절반만이라니?"

의아하게 되묻는 영식일행을 향해 웃음을 보이면서 풀골드는 말했다.

"-나는 패왕 아르산을 죽인 자다." : 카르텔 위원회 - 6 중에서]



["당신이야말로 그런 힘과 부를 갖추고 왜 이런 미친 짓을 하려는 거지!"

이런 힘과,

이런 세력을 갖춘 강자가…!

왜 악에 물들어 세상을 파탄에 몰아넣으려는 것인지, 영식은 진정으로 이해할 수 없었다. 풀골드가 지금 보인 힘이라면 그야말로 세상을 구할 만한 위업이라도 능히 가능할 테고, 지금 에르나크의 인류는 그런 힘이 필요한 위기 앞에 놓여 있는데.

그런데,

"이것만이 인류를 구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풀골드의 답은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담담하지만 싸늘해서, 그 말을 하는 순간의 풀골드는 마치 황폐하고 아득한 사막의 중심에 홀로 우뚝 선 유일한 인간인 것처럼 영식에게 보였다.

그의 쓸쓸함이 상상 이상으로 저미듯 강렬하게 느껴져서, 영식은 그와 다시 한 번 이야기를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을 정도였다. : 덴 풀골드의 힘 - 1 중에서] 



지금까지 장황하게나마 언급했듯이 에르나크 세계에 존재하는 가장 근간이 될 섭리는 전체적으로 에르나크라는 세계를 게임으로서 플레이어가 즐길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일 것입니다.


이것이 단지 게임의 특성이 실제 현실로서 억지로 구현되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실제 본편에서 나오는 에르나크 세계의 창조주 혹은 그에 준하는 관리자의 의도에 따라 그런 것인지는 아직 판명할 수는 없습니다만 일단 그렇다고 보여집니다.


이것은 단적으로 말해 섭리가 에르나크라는 세계, 플레이어가 아닌 npc들을 모종의 이유로 매우 부자연스럽게 억압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이 섭리의 부자연스러움은 일반적인 npc들은 거의 인지하지 못할 것입니다. 이런 섭리의 부자연스러움과 부조리함은 그 특성상 에르나크라는 역사의 전체상을 오랜 시간에 걸쳐 모두 파악해 체감하거나, 어떠한 심연과 관련해 들여다보아야 간신히 인지될 정도의 무언가일 것이라고 보거든요. 


그러니 삶과 지식이 한정될 일반 npc들은 섭리에 부자연스러움이 있다 할지라도 태어나면서부터 느껴운 그것을 부자연스럽다고 느끼지 못하겠습니다만, 일부 수천년 이상 살아오며 강대한 힘과 심연 속에서 지식을 축척해 고찰해볼 수 있었을 초월존재들이라면 이야기가 다를지도 모릅니다.



[-네게서는 나와 같은 냄새가, 아니 나조차 넘어선 어떤 것의 냄새가 난다. 하지만 동시에, 너는 네가 말하는 것처럼 평범한 인간인 것 또한 사실이군.

"그, 그렇습니까."

지금 말은 영식 역시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다. : 볼프가스의 미궁 - 13 중에서]



["전부 쓸어버려."

-그렇게 하겠다만…저건 재밌군.

아룬트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한쪽으로 시선을 던졌다. 그가 바라보고 있는 것은 이 모든 소란의 중심인 달린이었다.

"달린이?"

-그렇다.

"뭔가 약점 같은 거라도 있는 거야?"

베일런은 살짝 기대하며 물었다.

만일 달린을 공략할 수 있는 쉬운 방도를 아룬트가 알고 있다면 제법 힘든 이 싸움도 간단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룬트는 눈을 빛내다가 고개를 저었다.

-내가 말할 수 있는 영역의 것은 아니다. 아니, 말해선 안 되는 것이라 해야 하겠지. 그리고 아쉽지만 네 마력으로 끌어낼 수 있는 힘으로는 저 인간을 상대하기는 힘들 거 같다. : 아크메이지 - 5 중에서]



["혼돈의 노예가 이런 곳에서 뭘 하고 있는 거지?"

-나는 혼돈의 신하이지 노예가 아니다. 노예는 너인 거 같다만.

"그런 걸 따지는 게 의미가 있나?"

-적어도 인간에게 네가 하려는 짓은 용납되지 않을 것이다.

"인간과 비인간을 따지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지? 고위마족조차-"

-그만!

아룬트가 버럭 화냈다.

달린이 웃었다.

"내가 실수했군."

-죽음은 죽음이 아니다. 다른 상태로의 전이일 뿐. 네가 '다음'을 생각할 정신머리가 있다면 그 앞에 관련된 비밀은 닥치고 있어야 함을 알 것이다.

"그건 그래. 그건 그렇지. 비록 영락하고 기억은 소멸하고, 삶은 공허로 떨어져도, 죄만은 남는다. 그 죄는 백만 번의 변이를 마친 혼조차 찾아와 그 채무를 갚을 것을 요구한다. 그것이 세상의 끔찍한 섭리다. 누구도 인간을 사랑하지 않는다. 그것이 우주의 본성이다. 그러하기에, 그러하기에…."

달린의 언어가 갈망과 증오를 함께 담았다. : 아크메이지 - 6 중에서] 



볼프가스는 예전 영식 앞에서 그 자신이 강대한 혼돈신임에도 자기 이상의 초월존재가 존재함을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하였었습니다.


아룬트는 베일런이 달린에 대해 물었을 때 말해서는 안되는 것이 있다는 발언을 했으며, 달린과의 대화에서 달린이 무언가를 말하려고 하자 중대한 금기를 범하는 것을 목격한 것처럼 화를 내기까지 하였습니다.


이를 볼 때 저는 혼돈의 고위존재들은 이 에르나크라는 세계가 게임으로서 존재하기에, 혹은 존재했기에 생겨나는 부자연스러운 섭리와 그 정체에 대해 전제상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는 인지하고 금기시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더 나아가면 달린이 말한 '인간과 비인간을 구별할 필요가 없다, 심지어 고위마족조차도.'라는 것은 인간이나 마족이나 게임으로서 볼 때 모두 똑같은 데이터 집합체라는 의미인 것인지도 모릅니다. 


물론 그 명확한 정체는 모르고 정의하기 위해 붙이는 명칭도 영식이 있던 곳과는 다를 거 같기는 합니다만. 이렇게 생각하면 네크로노미콘이란 이런 섭리에 관련된 지식을 npc에게 부여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아룬트가 말한 다음이라는 언급, 달린의 백만 번의 변이를 해도 벗어날 수 없다는 끔찍한 섭리라는 것은 온라인 게임으로서 수많은 유저들이 메인 퀘스트 수행을 하며 반복되는 것을 암시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런 식으로 최소 혼돈의 존재들이 섭리와 신(제작진)의 편린에 닿아 지식을 쌓고 있다면, 그런 그들을 통해서라도 간접적으로 인간들이 그런 지식을 쌓아올려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다면 그것을 알고 분개하는 인간 또한 존재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애초에 에르나크의 실버라이트가 전승했다는 초월존재의 지식이라는 것도 이 섭리와 관련있는 것일지도 모르고, 실물화폐라는 것도 플레이어의 편의를 위해 존재하는 가장 눈에 띄는 부자연스러운 섭리의 상징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6. 덴 풀골드가 실물화폐를 증오하는 이유



이처럼 섭리 혹은 섭리를 조장한 어떤 초월존재가 인류, 정확히는 에르나크의 npc들을 부조리하게 본능과 그 이상의 차원에서 구속하고 있다면?


그리고 이런 상황을 깨닫고 분노해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어져서 어떻게든 그 섭리나 섭리를 구현한 초월존재에게서 벗어나고자 하는 생각이 강하다면 그 상장 격인 실물화폐를 '악'이라 표현하며 증오하며 없애려 한다 할지라도 이상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즉, 덴 풀골드는 실물화폐를 없애는 것으로 플레이어를 위한 온라인 게임으로서 가장 중요한 구성요소 중 하나를 파괴하고, 나아가 섭리 자체에 이상과 부하를 주어 파괴를 시도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은 것입니다.


게임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려는 섭리의 구속, 그로 생겨난 에르나크 세계의 부자연스러운 질곡, 이런 것들을 없애고 인류를 진정으로 다른 초월존재의 손에서 벗어나게 해 독자적으로 진보해나가게 하려는 의도가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식으로 생각하면 덴 풀골드가 마족을 증오한다는 것도 이해 못할 이야기는 아닙니다. 마족이란 결국 플레이어가 즐기기 위해 존재하는 적이자, npc인 인류의 궁극의 괴로움으로서 작용해 독자적인 진보와 자유에 제약을 가하는 것이 실상의 존재의의이고 그렇게 행동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7. 덴 풀골드의 강함의 이유?



지금까지 추론들에서 저는 덴 풀골드가 왜 이렇게 강한지, 어떻게 한정적으로라도 섭리가 구속해야 할 정도임에도 자기 멋대로 힘을 발휘해 영식 일행을 압도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추론을 해보았습니다.


덴 풀골드는 어떤 경로로 에르나크라는 세계를 게임으로서의 정체정을 주기 위한 섭리의 편린을 인지하게 되었고, 그 인지를 이용해 힘을 얻거나 섭리를 피해갈 방법을 찾아낸 것으로 보입니다.


이것은 표현하자면 온라인 게임의 일개 npc가 독자적인 자아를 가지고 제작진의 의도에 반하여 게임을 구성하는 프로그램 언어를 멋대로 조작해 치팅을 시도하는 상황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이런 치팅이 게임의 관리자에게 걸리면 그 npc에게 엄청난 제제가 걸릴 것입니다. 엑스트라 수준이라면 바로 삭제이겠고, 덴 풀골드 정도의 에르나크 본편에서 최중요 npc 같은 경우라도 몇 가지 수정을 피해가기 힘들 정도로.


다만 이 경우 아무리 최중요 npc로서 힘이 있다 할지라도 어떻게 그런 치팅에 가까운 섭리의 조작이 가능한가의 수단에 대한 문제가 남기는 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말 단 하나의 근거조차 없이 억측으로만 말할 수밖에 없고, 아마 맞을 가능성이 높지는 않을 것입니다만 저는 이런 쪽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의 대화는 거기서 끝났다. 대화가 끝난 다음 방 밖으로 나서면서 영식의 표정은 의아하게 찌푸려져 있었다. 에일렌 때문이다. 그녀의 재능이 그토록 대단하다는 것은 이제 알았다. 하지만 정말 에일렌이 그렇게 뛰어난 재능을 가진 소녀라면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었다.

'왜, 내가 모르지?'

그렇다.

에일렌이 그토록 뛰어나다면 영식은 그녀를 알아야 한다. 이 세계에서 성장한 에일렌은 대단한 활약을 했을 테니까. 하지만 영식이 아는 한 에일렌에 해당할만한 인물은 전혀 없었다. 강력한 여자 마법사야 있다. 레이노스에 필적하는 여자 기사가 있었을 정도다. 강력한 이종족의 여전사도 있었고, 마족 중에는 아예 마왕급의 여성 캐릭터도 있었다. 여성 아크메이지 정도가 없을 리가. 하지만 나이와 용모를 생각해 보면, 지금의 에일렌이 커서 됐겠다 싶은 존재는 전혀 없었다. 용모를 바꿨을지도 모른다는 걸 고려해도 마찬가지다.

'…'

조금, 영식은 불안했다. : 에르나크라는 세계 - 23 중에서]



에르나크는 본편 내용상 이세계처럼 되었지만, 게임으로서의 양상도 어느 정도는 충실할 정도로 구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온라인 게임은 사실 그 게임의 골자가 되는 메인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컨텐츠가 가장 중요하기는 하겠지만, 그것만 즐길 수 있는 게임인 것은 아닙니다.


제작사 측도 먹고 살기 위해 적당히 플레이어들에게 캐쉬질을 유도하며 돈을 쓰게 하고, 플레이어들이 중간중간 질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발렌타인이나 크리스마스 같은 특별한 시기에 맞춰 이벤트를 열어주기도 하는 것입니다.


이럴 때 이런 이벤트 진행을 위해 간혹 GM이 GM전용 캐릭터로 로그인하거나 본편에 나오지 않는 이벤트 한정 캐릭터를 적당한 배경설정과 함께 만들어서 내놓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런 경우들 또한 에르나크에서도 예외는 아니었을 듯 하다는 게 저의 생각인데, 영식이 들고 있던 이스터 에그인 무명검도 구현된 상황에서 과연 이런 이벤트용 캐릭터들은 어떻게 되어 있는 것일까요?


실제 이게 현재 저희가 보는 에르나크 본편에서 구현되었는지 아닌지는 모릅니다만, 영식은 게임을 막 시작하려던 순간에 게임 속으로 들어간 상황이라 소설 설정이 아닌 게임 내에서만 활동하던 이벤트 한정 캐릭터에 대해서는 봐도 모를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로 영식은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 공식소설 설덕임과는 별개로 에르나크라는 게임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고 들어가는 것을 피하려고 했었습니다. 그를 감안하면 에일렌이 그런 캐릭터라도 영식이 깨닫지 못하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이런 식으로 공식 소설에서는 나오지 않는 게임에서만의 요소가 알게 모르게 에르나크 세계에 구현되어 뿌려져 있을 수 있고, 그 중에서는 한정적으로 GM 권한을 발휘하게 하는 것이 가능한 것이 아이템으로서 구현되어 있을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덴 풀골드는 그런 아이템을, 어쩌면 패왕 아르산 세트라는 거 자체에 그런 능력이 있어서 덴 풀골드가 한시적으로 섭리에 제약을 받지 않았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패왕 아르산 세트에 대해 궁금해하는 게임 속 플레이어들을 위해서 예전에 GM 캐릭터가 풀장비를 하고 나와 보여주며 이것저것 할 때 뭔가 입력한 것이 남아있었다, 라던지 식으로라도 있다면 그게 구현되었다 해도 이상하지는 않을지도 모릅니다.  


에일렌이 기억이 없는 이유, 이론상으로만 가능하다는 올마이티로서의 재능, 달린이 영생을 위해 올마이티의 육체가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린 이유도 생각해보면 이와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본래 본편에 존재할 수 없는 이벤트 혹은 운영자 캐릭이었기 때문에 전후기억 자체가 구현이 안 되어서, 능력치 파라미터가 아예 설정 안된 백지에서 억지로 이세계 버전으로 구현되다보니, 올마이티 재능을 가진 거 자체가 이런 캐릭터라는 증명으로서 에르나크를 지배하는 섭리에 가장 근접한 것이라서가 아니었을까요?


그리고 정말, 어쩌면 덴 풀골드 본인 자체가 위에서 말한 에일렌과 같은 특수한 캐릭터에 속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물론 덴 풀골드는 에르나크 공식 소설에서도 나오는 캐릭터입니다만, 게임에서 뭔가의 이벤트 진행역을 시키기 위해 제작진 측에서 뭔가를 가미한 것이 이세계화되며 같이 구현화되어 덴 풀골드가 이벤트 캐릭터로서의 힘과 섭리에 대한 자각을 주게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추론도 해볼 수는 있다고 봅니다. 



8. 제작진=에르나크 창조신?



[이것도 준 국가이지만 정치적 영향력은 여하한 국가 이상인 신성제국의 경우를 뺀 경우에 대한 설명이다. 신성제국까지 고려사항에 들어가면 국가 간의 관계는 한층 엉망이 된다. 게다가 이종족 연합까지 더한다면, 그들 간의 통합은 개소리라는 말 밖에 나오지 않게 된다. 차라리 패왕 아르산이 부활해서 통일전쟁에 다시 성공한다는 쪽이 훨씬 그럴듯하다. : 에르나크라는 세계 - 37 중에서]



위에서 지금까지 제작진이 이세계화된 에르나크의 창조신과 동일한 존재라는 듯이 적었던 거 같습니다.


실제 이에 대해서는 어떨 것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실제 에르나크 게임 공식 소설에서 레이노스 파티는 아마 시스레인보다 신성제국 쪽에 먼저 들렀을 거 같습니다.


반면 영식 일행은 신성제국에 현재까지 신성제국에 들르기는커녕, 신성제국이라는 곳에 대한 언급 자체도 이 한 편 외에는 전혀 보이지 않는 거 같던데 신성제국이라고 하면 보통 힐러, 성직자, 성기사 같은 신과 관련된 직종들의 근원지라는 인식이 듭니다.


그리고 필연적으로 플레이어이자 설덕인 영식이 신성제국에서 모험을 겪게 되면 매우 다양한 신과 관련된 설정이 나오게 될 거 같은데, 카이첼님은 어쩌면 이런 것 자체를 피하고 싶으셨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것이 맞다면 그만큼 에르나크 소설에서 신성제국에서 모시는 신과 관련된 설정은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 될 것입니다. 어쩌면 플레이어라는 존재 자체와 영식이 이세계화된 에르나크에 들어오게 된 이유와 매우 연관된 설정이 적지 않게 나오게 될지도 모릅니다. 


나아가서 어쩌면 이런 진실을 알게 된 영식이 그 신, 영식이 있던 곳의 에르나크 제작사일 수도 있는 이들과 대립하는 상황이 오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한다면 확실히 영식이 걱정하고 있던 마족 총공세를 이겨내고 마왕을 쓰러뜨려도 아직 대적해야 할 것이 남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물론 플레이어인 영식이 그 신과 적대할 이유는 없을지도 모르지만, 영식이 정든 npc들을 위할 경우 경우에 따라선 있을지도?



PS - 결국 역시나 이런저런 고찰을 해봤지만 억측은 넘어서지 못했고, 그러면서도 덴 풀골드의 정체에 대해서도 명확한 윤곽을 잡지는 못했네요.


그래도 지금까지 펼쳐놓은 것이 어느 정도 맞지 않을까, 내심 기대는 해보고 있습니다. 과연 이것이 카이첼님 보시기에는 얼마나 와닿으련지?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렇게 수고를 들인 성의를 봐서라도 지난번처럼 나중에 완전히 진실이 나오게 된다면 부디 짧은 코멘트로라도 평가를 해주시면 무한한 영광이겠습니다.m(_ _)m


카이첼님, 1부까지 축하드리며 2부도 건필하시기 바랍니다.



Comment ' 9

  • 작성자
    Personacon [탈퇴계정]
    작성일
    16.11.01 10:37
    No. 1

    우와~ 정성스럽게 작성해 주신 글 잘 보았습니다! 추측한 내용들이 맞을지 기대되네요.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적안왕
    작성일
    16.11.01 22:45
    No. 2

    4. 영식이 전에 게임 내부에서 무료로 뽑기할 수 있다고했죠.
    엘레이슨의 말대로 저 법석은 npc가 만들지 않았을까합니다.
    다만, npc에게는 사용권한이 주어지지 않아 수수께끼로 남은게 아닐까합니다.
    5. 이 감상글을 읽고 보니 베일런이 느낀 그 감각도 섭리가 아닐까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5 카르니보레
    작성일
    16.11.01 23:49
    No. 3

    ? 저의 감상글에 덧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에도 죄송합니다만, 제가 잘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우선 영식이 게임 내부에서 무료로 뽑기를 할 수 있다고 한 게 어째서 법석이 게임 내 npc가 직접 제작한 게 되는 것인지에 대한 인과관계가 어떻게 나온 것인지 자세히 묻고 싶습니다.

    일단 영식이 뽑기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영식이 있던 현실의 돈 50000원 충천캐시를 통한 10번과 엘레이슨에게서 받은 법석 1개 포함해서 총 11번이었고, 그 외의 뽑기는 없었으며, 무료라고 할 만한 것은 법석 사용 외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압니다.

    혹시 이 법석 사용 외에 플레이어가 다른 방식으로 뽑기를 무료로 시행할 수 있는 방법이 따로 언급이 있는 것인지요?

    그리고 그런 방법이 있었다쳐도 이것이 법석의 제작과정과 출처에 관한 내용과 어떤 인과관계가 있는 것인지요?

    그리고 엘레이슨은 법석에 대한 발언들에서 볼 때 패왕 아르산이 가지고 있던 정체불명의 보석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을 뿐, npc가 직접 만들었을 것이라는 어떤 확신에 가까운 언급은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압니다.

    법석 자체도 물론 npc가 만들었을 가능성을 아예 배제하긴 그렇겠지만, 솔직히 npc가 만들었는데 npc에게 절대 반응 안하고 플레이어에게만 반응할 물건을 만들었다는 것도 솔직히 의미불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경우가 있다고 한다면 그 npc 자체가 섭리나 제작진(창조주)에 관련된 게임 내 관리자 권한이 높은 운영측 캐릭터이거나, 혹은 플레이어에 대해 알법한 존재의 지식과 능력을 빌렸다는 전제가 있어야 그나마 합당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그런 경우라 할지라도 결국 섭리와 그를 관장하는 측과 게임 내 법석이 연결되어 있다는 가정 자체는 똑같은 셈일 거 같고 말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적안왕
    작성일
    16.11.02 07:52
    No. 4

    진정한 연금술 7에서 영식이 에르나크 이벤트 중 무과금 플레이어를 위해 공짜로 뽑기해줄 수 있도록 한 게 있다고 언급하였습니다.
    엘레이슨의 언급대로면 ' 패왕 아르산이 자신의 권력을 증명하기 위해 만든 물건이었기 때문에'라고 하였고, 그 뒷부분은 '대단한 가치가 있는 어떤 아이템이라고 알려져 있긴 합니다만…. 실은 정체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감식 마법을 통해서조차 정체를 알 수 없었다고 하는군요. '라고 하였습니다.
    그렇기에 npc가 만든 것은 확실하나 사용권한이 없어 사용은 못하기에 알려지지 않은 것으라고 생각됩니다.
    '법석 자체도 물론 npc가 만들었을 가능성을 아예 배제하긴 그렇겠지만, 솔직히 npc가 만들었는데 npc에게 절대 반응 안하고 플레이어에게만 반응할 물건을 만들었다는 것도 솔직히 의미불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라고 하셨지만 권력을 증명하기 위해 만들었다니, 그것은 저것이 그만큼 만들기 힘들며, 강력한 마력을 품은 아티팩트인 만큼 의미불명이어도 이상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즉, 만들고 보니 이렇더라는 거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5 카르니보레
    작성일
    16.11.02 08:15
    No. 5

    아하! 과연 확실히 패왕 아르산이 만들었다, 라는 언급이 되어있기는 하네요. 문맥상으로 보면 확실히 왕홀이 아닌 보석을 만들었다는 것이 분명하네요.

    저도 모르게 제대로 읽지 못하고 넘겨버렸었던 모양입니다. 과연 이런 식의 서술이 되어 있었군요.

    다만 그래도 석연찮은 건 패왕 아르산이 직접 만들었다, 라고는 해도 어떻게라는 것의 의문은 남긴 합니다.

    일단 패왕 아르산 본인은 전사에 왕이지 장인으로서의 자질이 있다는 식으로 알려진 것은 아닐테고, 일반적으로 왕이 만들었다고 하는 업적은 실제론 왕이 아랫사람을 시켜 만들어 올린 것을 간략하게 말해 왕이 만들었다고 서술하는 식이 많다고 알고 있거든요.


    물론 패왕 아르산 본인이 정말 본인의 힘과 기술을 통해 무에서부터 직접 만들었을 가능성도 있기는 합니다만, 이 경우는 패왕 아르산이 플레이어의 존재를 알고 있던 섭리에 관련되어 있는 측이 되겠군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적안왕
    작성일
    16.11.02 08:26
    No. 6

    권력의 증명이니 밑의 사람을 시켜 만들었을 거라 생각됩니다.
    패왕이 직접 만들면 그건 권력이 아니라 만능의 증명이 될테니까요 =3=;;(그게 뭐야 ; . ; 무서워 상황이 발생)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5 카르니보레
    작성일
    16.11.02 11:10
    No. 7

    왕권신수설이라는 것도 있잖아요? 신의 힘을 증명한답시고 그런 쪽 계열 힘을 증명하기 위해 만든 것일지도?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적안왕
    작성일
    16.11.02 21:17
    No. 8

    사실 패왕의 무력, 레벨이면 왕권신수설의 근거로 충분하지 않을까합니다.
    패왕의 무력은 인간을 초월한 수준이었으니까요. ㄷㄷㄷㄷ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7 경천
    작성일
    16.11.03 18:42
    No. 9

    이제까진 마왕의 공격을 막기 위해 전 인류를 통합시키는 이야기였다면 덴 풀골드가 등장하면서 이야기 방향이 좀 바뀌게 되죠. 여태껏 경제 이야기를 너무 많이 썼으니 마왕과 한방 쾅!으로 나가는게 이상하기도 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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