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계속 단련하는데도 불구하고 왜 머리가 안좋아지나?" 하는 의문은 단순하게 노력에 의한 개선의 여지만 문제삼는게 아닙니다.
어찌되었든 7서클 마도사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지적 수준과 판단력에 있어서 마도사는 커녕 평범한 마법사만도 못한 무식함을 보여주는 장면이 종종 나온다는 다른 문제가 있어요.
제 상식으로는 두뇌를 개발함에 있어서 연산력만 따로 똑 떼서 키울 수 있고, 또 그 수준이 마도사급 이상으로 향상되었는데 다른 지능이 제자리 수준인 것도 쉽게 납득이 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게 설정이라면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마도사급의 마법을 운용함에 있어 단순히 연산력만 가지고 되는 건 아닐겁니다. 소위 깨달음이나 응용을 위한 지성과 지혜가 필요하겠죠. 이는 타 마법사의 전투를 묘사할 때 언급되기도 했죠. 문제는 이겁니다. 연산력은 아티펙트로 키웠지만 그 외의 지성과 지능, 지혜는 어디에서 왔나?
물론 회귀 이전의 레펜하르트의 그것이 이어진 것이라고 당연 추정되죠. 그런데 종종 트롤 사제의 선문답같은 비유법을 아예 이해하지 못하는 걸로 무식한 캐릭터를 강조합니다. 이는 회귀이전의 레펜하르트가 가진 지성이 연계되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모순이죠.
이 뿐만 아니라 레펜하르트는 종종 전략, 전술 등을 계획하고 실행하는데, 상황에 따라 적용되는 지적 수준의 편차가 너무 커요. 까놓고 말하자면 작가가 캐릭터의 개성을 강조하기 위해 설정을 편한대로 이리저리 적용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작품이 재미있으니 애정으로 이 모든 것들이 영혼과 육체의 불균형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라고 대충 받아들이고 있지만, 글에 납득할 만한 설명이 부족한 건 사실이에요.
결론적으로 레펜하르트의 지적 수준에 대한 지적들이 단순하게 '노력과 결과'의 단편적인 문제만을 포함하는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작중에서 묘사되는 다른 고레벨의 마법사, 오러유저들이나 전대권왕 검왕같은 캐릭터를 봐도 굳이 고서클 가는데 대단한 깨달음이나 세상에 대한 이해같은게 선행되어야 한다는 묘사는 전혀 없는데요?
그냥 자기 분야에서 짱이면 그부분은 짱이다 라는 묘사로 되어있고 전세에도 그냥 마법으로 펑펑 날리기만 하고 국가운영이나 전쟁은 자기 부하로 들어온 이종족들에게 맡겼다는게 나오는데 거기서 지성이 왜나오나요.
다른 소설에서 9서클 10서클은 무슨 깨달음이 있어야 된다라는 설정같은거하고 혼동해서 생각하신거 같은데 주인공은 그냥 마법이 짱인 천재마법사였을 뿐이에요. 사회를 잘 모르는 천재수학자나 천재물리학자 같은거죠. 이런사람들이 자기 분야에서는 대단한 천재이지만 그렇다고 그런 사람들이 반드시 넓은 시야를 가진건 아니죠.
물리학자가 고승의 선문답에 답하지 못했다면 그건 물리학자의 지성에 문제가 있는건가요?
그리고 작품 내에서 주인공이 무슨 전략가처럼 대단한 작전을 꾸민적이 있었나요? 괜찮은 작전은 대부분 부하들이 짰고 본인은 임기응변으로 대응하다가 우연히 좋은결과를 낼때도 있고 별로 상황이 안좋을때도 있는, 결과론적인 성공실패지 책사로서의 재능을 보인적은 글 전체를 통틀어서 거의 없습니다.
소봉님//
일단 저는 최근 권의 레펜하르트 소꿉친구에 대한 일련의 설명 및 묘사를 보고 7서클급 마도사가 마법을 쓰는데 연산력이 다가 아니라고 파악했습니다만, 앞서 밝혔듯이 설정이라면 그냥 넘어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권에서 레펜하르트가 마법을 어떻게 쓰는지 기억나시죠? 마법 수식을 체술과 일체화시켰습니다. 그 작업은 회귀 이전에 되어있던게 아니라 그 쓰레기 같다는 테스론의 두뇌로 한 작업입니다.
그리고 레펜하르트는 전생에 트롤 사제의 그런 문답을 충분히 받아들이고 상통할 수 있는 존재였습니다. 회귀 후에 선택적으로 지성이 이어진 것을 지적하는 겁니다.
절망선생투 님//
제가 책이 없어서 확인할 수 없지만 트롤 사제와 관련해서 그렇게 묘사되었다면 제가 오독한 거네요. 일단 사과드립니다.
소봉 님//
10권은 최근에 읽어서 기억에 생생합니다. 레펜하르트가 한 작업이 소매틱을 체술 동작으로 대체한 것입니다. 그리고 학파마다 최고 효율의 소매틱을 개발하기 위해 수백년이 걸렸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레펜하르트는 그걸 단시간에 재구성했다면서 테스론이 말도 안된다고 놀라는 장면이죠.
재구성이죠. 레펜하르트는 전생에 체술과 아무런 관련이 없었고, 딱히 관련 작업을 해 본적도 없으니 모두 테스론의 육체로 한 것입니다. 누차 고물 두뇌임을 강조하는데 그런 말도 안되는 작업은 단시간에 완벽하게 해냈다는게 저는 납득이 가지 않더군요.
누차 이야기했듯이 경험과 지식이 있다면 두뇌가 다소 떨어지더라도 머리좋은 미숙자보다 훨씬 좋은 결과물을 내놓을수 있습니다. 앞에서 나이많은 교수와 젊은 박사들 예를 들었잖아요. 10단계 마법사의 경험을 이미 가지고 있고 동등한 지식을 가지고 있으니 저런 것들을 만들어낸거죠.
그리고 지적수준이 떨어진다는건 어디까지나 전생에 비해서 그런거지 레펜하르트나 전대권왕이 멍청한것도 아니죠. 전대권왕만 봐도 행동이 막무가내라서 그렇지 사리판별 자체는 하고있습니다. 다만 결과물을 내는데 그냥 밀어붙여서 무식해보이는것 뿐이죠.
그리고 댓글에 대답하다보니 중간에 논점이 좀 흐릿해지는거 같아서 다시 이야기하는데 애초에 제가 이야기한건 전세의 10단계 마법을 배운 초천재 레펜하르트조차도 일상생활에서 딱히 현자라거나 능숙한 책사같은 행동을 하지 않았는데 지금의 레펜하르트에게 그런 행동을 바라는게 무리라는 소리입니다. 현재가 멍청하기 때문에 그런게 아니고 애초에 그냥 마법의 전문가 무술의 전문가일 뿐이지 10서클 마법사, 오라유저가 깨달음을 얻은 선각자 같은게 아니라고요.
소봉님 //
얘기가 공전하는 것 같으니 저도 간단히 결론만 적고 끝낼게요.
1. 일단 테스론의 육체의 두뇌는 일반인 이하로 묘사됩니다. 무식하게 수련해서 무식하다고요. 단순한 관성의 문제일 수 있겠지만 어찌되었든 최대치가 일반인입니다. 그 이미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테스론의 육체를 입은 레펜하르트가 중요한 걸 까먹는다든지 하는 식으로 무식한 모습을 종종 보여줍니다.
2. 박사 예를 드신 것처럼 소매틱을 재구성하는 것 등의 마법을 다루는데 경험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 이해합니다. 저는 그렇다고 그 작업에 사고력이 사용되지 않는다고 보지는 않는다는 거죠. 그리고 그게 일반인 수준의 사고력으로 감당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보는거고요.
3. 유적을 이용해서 마법사를 유인하는 계책도 경우의 수를 내다봐야 하는 문제인데 이땐 깔끔하게 해결하면서 사고력 문제도 노출되지 않습니다.
4. 동일한 뇌를 가졌는데 일상적인 무식함과 특정 상황에서의 높은 사고력이 공존하는 겁니다.
시작은 머리 나쁘다는 지적이 단편적인 이유뿐만아니라 작중 묘사에 왔다갔다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임을 말하려고 한 것이었는데, 별 중요하지도 않은 것에 너무 집착한 것 같네요. 저는 여기까지하고 빠지겠습니다.
종족이 기계라면 부품 교체하고 업그레이드해서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기계 뺨치는 판타지소설에서 불가능의 영역을 만들어놓고 제한시키는건 너무 이상합니다. 아무리 납득 못하는 독자가 있더라도 작가가 마음내켜서 쓰면 납득해주는 독자는 더 많습니다. 현실의 제한을 가져다가 넣는다고 해도 그 제한 자체가 틀린건지 맞는건지는 간접경험밖에 해보지 못한 현실의 인간이 알 수 있는게 아니니까요. 간단하게 예를 들면 100만년의 시간동안 공부를 했다고 칩시다. 그러면 문피아생들이라도 아인슈타인의 두뇌를 갖게될지 아닐지 그건 모르는겁니다. 왜냐면 여긴 100만년 공부해본 사람이 없잖습니까? 멍청이든 또라이든 열심히 노력하면 아인슈타인이 될 수 있고 허약체질이든 장애인이든 열심히 노력하면 손오공이 될 수 있습니다. 두뇌단련으로 평범한 뇌를 천재의 뇌로 끌어올린다고 해도 그게 말이 되냐 안되냐는 따질 수 없는겁니다. 시넵스가 다시 형성됐다가 끊어져서 논리가 재구성된다해도. 현실에는 판타지세계만큼 심하게 두뇌단련을 시키는 사람이 없으니까요. 머리나쁨은 효율의 나쁨을 표현하기보단 케릭터의 개성을 표현하기 위해서 존재해야된다고 봅니다.
무식하게 수련해서 무식하다는건 주인공의 행동 패턴 이야기지 주인공이 어리석게 묘사되지는 않습니다. 본인도 이야기하셨듯이 간간히 센스넘치는 행동을 하기도 하고요. 중요한걸 까먹는건 머리 좋다는 사람도 종종 저지르는 일이에요.
유명한 학자들이 현실에서 쉬운일들을 실수하고 간단한 것들을 까먹어서 벌어지는 재미있는 이야기들 같은거 많잖아요. 아무래도 1권에서 수련이 워낙 무식하다 보니 주인공을 멍청이로 생각하시는거 같은데 작품내에서 일관성있게 주인공이 생각하면서 행동하는 이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간간히 보이는 뻘짓들이 오히려 코믹한 표현을 위한 장치인거죠.
권왕전설의 주인공은 양판에 자주나오는 후후훗 하면서 모든걸 다 아는것처럼 행동하는 그런 전지적 캐릭터가 아닙니다. 천재마도사이면서(였으면서) 권왕이지만 어디까지나 불완전한 인간에 불과하죠. 실수하기도 하고 관심없었던건 모르기도 까먹기도 하는 그런 사람입니다.
대마법사는 대단한 깨달음을 가지고 실수하지도 않는 그런 현자적 존재가 아닙니다. 그냥 천재 마법사일 뿐이에요. 전세에서도 주인공이 저지른 실수들이 계속 나열되는데 그런부분은 무시하고 현세에서의 실수만 지적하는건 이상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마왕이니 10단계니 하는 말에 현혹되지 말고 글중에서 묘사되는 과거의 레펜하르트의 캐릭터를 보세요. 완벽한 현자로 보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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