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무한경쟁던전사회
작가 : 토이카
출판사 : 출판했는지모르겠네요. 연재로만 읽었습니다.
현재 220화까지 읽은 상태입니다. 읽다가 읽다가 중도하차하면서 이 글을 만약 작가님이 읽게 된다면 차기작에선 이러이러한 점에서 개선했으면 좋겠다..정도로 쓴 글입니다.
우선 장점은 여타 글보다 기본적인 오탈자는 확실히 챙기시는 점입니다. 여태 거슬릴 정도로 많은 오탈자는 보지 못했습니다. 설정의 충돌같은 것도 그다지 느끼지 못했습니다. 아마 작가님이 이 부분은 확실히 챙기시는 듯 합니다.
안타까운 점을 몇 가지 짚어 보겠습니다.
1. 제목과의 괴리.
무한경쟁던전사회라고 왜 지으셨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던전사회라는 부분은 일상에 던전이 나타난다.라는 설정으로 납득이 가지만 ‘무한경쟁’은 작품내에 찾아볼 수 없습니다. 던전을 올라가는 시스템자체가 경쟁해서 여럿 중 몇이 올라가는 시스템이 아닐뿐더러, 레이드나 차원용병 모두 협동, 협업의 개념이지 경쟁이라고 여겨지지 않습니다. 타력이 붙어서 읽고 있지만 전 처음에 제목을 보고 올라가면 보상이 있고 경쟁이 붙어서 다 올라가진 못하나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경쟁과 협잡질을 기대했는데 정다운 파티플레이였습니다. 작품의 제목은 첫인상입니다. 이정도 읽으셨으면 이제 제목에는 별로 신경을 안쓰시겠지만 제가 만약 이걸 책으로 사봤다면 바로 출판사에 문의를 넣었을 겁니다.
2. 파워 인플레이션.
사실 이건 이 작품만의 문제는 아니고 요즘 나오는 대다수의 문제입니다만, 이 작품에선 조금 심합니다. 주인공이 성장하는 데에 고난따윈 전혀 없으며 어느 곳이나 들어가기만 하면 무조건 이득을 보고 나옵니다. 220화 내내 이렇게 되니 지금 주인공의 강함이 과연 작가님이 의도한 강함인가라는 의문이 계속 듭니다. 이것저것 계속 떠먹여주니 끝도 없이 강해지는데 대적자는 이에 걸맞지 않다보니 일방적인 학살이 계속되고 이게 글을 망칩니다. RPG 게임 만렙 캐릭터가 초보자 사냥터가 나오는 힘자랑하는 느낌으로 한두화는 통쾌하나 이게 계속되니 허무하기만 할 뿐입니다.
3. 난잡하고 평면적인 캐릭터.
이 작품에 나오는 캐릭터는 세종류밖에 없습니다. 1)열혈마초 2)비열한 상대 3)순정파 여인.
초기엔 워커가 예외가 되나 했지만 글이 흐르니 결국 아버지와 의기투합하고 다 똑같아집니다. 사실 남자 캐릭터는 쓰는 기술과 말투말고는 뭘로 구분해야될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그나마 대장장이가 성격이 달랐으나 이제는 그냥 제작셔틀로 전락한 모습.
여성 캐릭터는 성격면에서는 낫지만 난잡하므로 더 가관입니다. 작가님이 짜놓은 줄거리 없이 그때그때 쓰시는지 일관성없이 이 캐릭터 밀었다가 저 캐릭터 밀었다가 난리도 아닙니다. 전 처음에 그래도 주인공의 태도때문에 동생한테 출생의 비밀이 있어서 동생으로 미나 했더만 작가의 말을 보니 또 상점주인으로 미는거같고...
주인공이 우유부단해서 누군가를 고르지못하는 건 주인공의 성격문제라고 할 수 있지만 등장인물이 다 똑같은 건 작가님이 고치셔야 할 부분입니다.
4.전투씬에서 무작정 스킬 난사
극단적으로 말해서 무공명만 외치는 공장형 구무협과 똑같습니다. 내가 무슨 스킬을 쓰고 상대도 무슨 스킬을 쓰고 그거 몇번하면 내가 이기고. 처음 오크와의 전투정도 뺴고는 나머지는 내내 이런 식입니다. 포켓몬끼리 싸우는거 보는것같습니다.
5. 기승전결의 부재.
2와 어느정도 상통하는 부분이겠습니다. 글의 내용에 승승승승 밖에 없습니다. 업다운이 있어야 흥미를 끄는 건데 업뿐입니다. 인터넷에서 가루가 되도록 까이는 일본식 소년만화보다 못한 전개입니다. 소년만화에선 감당못할 적과 그 배후가 계속 번갈아 등장해서 수련해서 강해지기라도 하지, 이 작품에선 킹왕짱 센 최종보스를 미리 상정해놓고(사실 지금 흐름으로가면 과연 주인공보다 셀지 의문이지만)나머지는 그냥 다 쩌리입니다. 아버지가 가르쳐준 창술빼고는 주인공이 노력해서 ‘배운’ 건 아무 것도 없습니다. 운좋게 강신으로 창 잘쓰는 사람한테 전수받고, 아이템에서 스킬 뽑아쓰고, 그 스킬 합성하는 게 끝입니다. 그나마도 작중에선 ‘스킬을 배웠다,스킬을 합성했는데 어마어마했다’라는 묘사가 끝입니다.
사실 안타까운 점을 여러 개 짚었지만 해결책은 단순합니다. 미리 결말까지 얼개를 갖추는 것입니다.
주인공의 강함이 납득이 가고, 캐릭터의 성격이 입체적이고, 캐릭터간 구별되고, 이러한 문제점 전부 그때그때 쓰는데에서 옵니다. 미리 작가님의 머릿속에서 어떻게 전개해야지가 납득이 가게 짜여져 있으면 읽는 독자도 납득이 가게 마련입니다. 비축분이 얼마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게 완결까지가 아니라는게 확실히 보이고, 작가의 말을 보면 작가님이 지금 글에 휘둘리고 있는게 눈에 선합니다. 지금 작가님에게 필요한 건 꾸준한 연재가 아니라 잠시동안 휴재하고 라도 글을 다잡는 것입니다. 분명 미리 얼개를 짜는 것은 지난하고 지루한 작업입니다. 그렇지만 분명 필요하리라 봅니다.
그리고 혹시 차기작을 쓰실 계획이 있으시다면 최종 결말의 전투씬을 미리 써놓으시는 걸 추천해드립니다. 저는 비록 지금 글을 안쓰지만 제가 배울 당시에 제 은사님이 가르쳐주신 방법인데 최종 전투를 미리 쓰면 주인공과 대적자의 파워리미트가 정해지고 대적자가 구체적으로 잡힙니다. 지금의 작가님에게 꼭 필요한 일이라고 보여지네요.
여태껏 읽어온 독자가 애정을 가지고 썼습니다. 매일 이만큼의 분량을 써오시면서 오탈자까지 보시는 걸 보면 분명 작가님의 열정이 대단하리라 생각합니다. 이에 그냥 선작 취소하기보단 이러한 피드백을 받으면 분명 더 나은 글을 쓰실수 있으리란 확신을 가지고 말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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