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세상은 허무해요.

작성자
Personacon 묘로링
작성
14.12.01 12:53
조회
2,761
언제나 비극의 시작은 사소하고 예상치 못한 일에서 일어나지요.

여느 때와 같이 뒹굴거리고 있는 오후였습니다. 하지만 그 뒹굴거림은 오래 지나지 않아 도어 벨 소리에 의해 방해를 받았죠. 뒹굴거림은 중요하기 때문에 계속 뒹굴거렸지만, 두번 세번 누르는 벨 소리는 저의 부름을 기다리고 있었고, 저는 뒹굴거림을 멈출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어쨌든 ‘나가요~’하고 밖으로 나간 저는 아무 인기척이 없음에 두리번 거리다 10층에 멈춘 엘리베이터를 보고 다급히 뛰었습니다. 하지만 버튼을 눌러도 문은 열리지 않았고, 엘리베이터는 내려갔습니다. 저는 다급히 뛰었습니다. 9층 8층 7층 엘리베이터의 속도가 빨라 점점 멀어졌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뛰어 내려갔습니다.
어차피 1층에서 차를 타는 시간을 고려한다면, 분명 시간은 충분하니까요.

하지만 1층을 내려가서 문을 열었을때 이미 차는 출발하고 있더군요. 기왕 내려왔으니 남은 것은 제 모든 것을 부딪치는 것 뿐. 저는 필사적으로 그 차 뒤를 쫒으려 뛰었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 제 시야는 허공에서 기울고, 쓰러지려고 하고 있었죠. 아파트와 지상 연결계단에서 미끌어진 것입니다.
그래요. 거대한 운명의 흐름은 저의 뒹굴뒹굴에 대한 미련을 풀고자 주차장에서 뒹굴 뒹굴 하도록 만든 것이에요!! 

10층을 뛰어내려오느라 숨이 턱까지 차올랐지만 저는 애타는 목소리로 ‘저기요~’하고, 떠나가는 차를 불렀습니다. 그러나 기사 아저씨는 그저 엑셀레이터에 힘을 더할 뿐이었습니다.
멀어져가는 차를 보니 씁쓸해지더군요. 내 모든걸 내 던졌는데, 최선을 다했는데...

저는 이 세상의 부조리함에 절망했어요.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시 올라가려는데 10층에서 1층으로 내려오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시간은 하염없이 길었습니다.
 

그리고 10분뒤 아버지가 오셔서 이렇게 말하더군요.
“문 옆에 택배 와있네? 왜 안받았냐.”
“...”


Comment ' 1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강호정담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18945 미모 따지는 개, 마루 +2 Personacon 니르바나 14.11.24 2,593
218944 2015년도 1분드 일본 애니와 일드를 살피다. +7 Lv.24 약관준수 14.11.24 2,347
218943 UFC에 진출한 한국 선수들의 활약을 보고 Lv.36 아칵 14.11.24 2,323
218942 트위터에서 자주 보이는 살아남아라 개복치! +5 Lv.48 reone 14.11.24 2,730
218941 로또 1등 당첨자가 패가망신하는거... +19 Lv.25 시우(始友) 14.11.24 2,800
218940 인천 부채 13조원, 인천만 그럴까요? +8 Lv.24 약관준수 14.11.24 2,101
218939 가끔 한국인이라 행복할 때 +10 Lv.43 만월(滿月) 14.11.23 2,012
218938 혹시 웹게임중에... +3 Lv.42 7ㅏ 14.11.23 1,800
218937 아이폰에서 문피아 앱 정상 작동 하나요? +3 Lv.52 나라장터 14.11.23 1,964
218936 TV조선보다 깜놀 +17 Lv.60 카힌 14.11.23 2,650
218935 연고 없는 영등포까지 올라왔는데 점점 갑갑해지네요. +4 Lv.26 화랑세기™ 14.11.23 2,517
218934 하드웨어 가속? +2 Personacon 유은선 14.11.23 2,072
218933 슬픈 세상입니다. +7 Lv.92 청안청년 14.11.23 2,539
218932 신종 스미싱??? +5 Lv.79 엽태호 14.11.23 2,095
218931 웹툰 베댓 단합력 ㅋㅋㅋㅋㅋ +18 Lv.32 환산 14.11.23 2,991
218930 한예종 입시 보고 가는 길입니다. +2 Personacon 빡글러 14.11.23 2,077
218929 64시간의 외박. +3 Lv.22 렉쩜 14.11.23 2,193
218928 가혹행위에 자살병사, 국가 유공자 아니다. +13 Lv.60 카힌 14.11.23 2,293
218927 야밤에 맥주 홀짝이며 90-2000년대 노랠 듣는데... +3 Lv.43 만월(滿月) 14.11.23 1,986
218926 명대 무관직? +3 Lv.33 극한인간 14.11.23 2,126
218925 이성친구 결혼식 축가 이상한가요? +26 Lv.96 윤필담 14.11.22 3,264
218924 북큐브 쩌네요 ㅋㅋㅋ +14 Personacon 빡글러 14.11.22 3,212
218923 이런 자유 이용권 어때요? +5 Lv.99 itriplee 14.11.22 2,240
218922 1세대 판타지를 좋아하는 분들끼리 소모임 좀 만들었으면... +9 Lv.18 메틸아민 14.11.22 1,859
218921 아류. 짜증나요.. Personacon 그늘바람 14.11.22 1,681
218920 임용시험 쳤습니다 +10 Personacon Generali.. 14.11.22 1,606
218919 이번 문피아의 페이스북 좋아요 누르기가 앱에서 Personacon 적안왕 14.11.22 1,978
218918 작가와독자 모두가 윈윈할수 있는 만족도 시스템은 어떤가요 +15 Lv.9 분석가 14.11.22 2,029
218917 미생 출연자들은 거의 다 스타 되는 듯.. +3 Lv.24 약관준수 14.11.22 2,357
218916 와 요즘 유료가격가지고 장난아니네요.. +7 Lv.55 진찰주 14.11.22 2,061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