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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개연성 없는 전개? 답답한 전개?

작성자
Lv.9 요철
작성
16.09.30 19:23
조회
2,513

사실 저는 대다수의 장르문학이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말에는 동의 하는 편입니다. 쉽고 널리퍼진 클리셰를 가리지 않고 집어넣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며 작가의 필력이 낮아 깔아둔 복선과 복잡한 이야기를 정리하지 못했기에 나타나는 일입니다.


대표적 문제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죠. 

온갖 복선을 정리하기 힘드니 뜬금없이 창조신이나 그에 준하는 초월자가 등장하고 해설하고 종결짓는 내용들이 그런 개연성 없는 전개의 대표적 사건들입니다.

혹은 캐릭터의 감정이 뜬금 없이 바뀌는 것이죠.

몇번 만났다고 사랑에 빠지는 여자, 원수라고 해놓고는 볼 빨개지는 여자나 갑자기 화해하고 동료가 되거나 하는 이해할 수 없는 캐릭터들의 감정묘사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일부 독자분께서는 미묘한 자신만의 세계관이나 설정을 작가에게 강요하시는 것 같아요. 그때 제일 많이 등장하는 소리가 개연성없다와 고구마 백개먹은 답답한 전개라는 말인것 같습니다.

여러분이 생각하시거나 일반적으로 퍼진 설정을 두고 개연성을 추적하시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봅니다. 무작정 무협이면 경지나 내공량으로 계급나눠주는 것이 일반론이 되는데 사실 이는 독자 편의상 알기쉬운 잣대를 제공하는 것일뿐 일반론적 무협의 잣대눈 되지 못합니다.

까놓고 말해 그런 지적을 하시는 분의 말을 따르는것이 더 개연성 없습니다. 작가는 애초에 그런점을 고려치 않았을테니까요. 갑작스런 설정개입인거죠.


답답한 전개라며 비난하시는 분도 저는 조금 이해가 안갑니다. 단 몇편에 시원하게 해결나는 이야기는 말그대로 막장물이거나 초딩위주의 시청자를 노린 특촬물용 전개입니다.

아내의 유혹같은 드라마도 중독성 높다는 점은 인정합니다만 모든 작품이 이와 같으면 글 전체 수준이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장기적 안목으로 복선을 깔기도 힘들며 악역 포지션에 있는 캐릭터가 위엄없고 한없이 비굴해집니다. 어제 짠 악행이 오늘 깨지니까요. 그래서 일본 전대물의 악역은 점차 개그캐릭터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사실 지금 장르 소설계의 악역도 그렇죠.

폭염의 용제와 권왕전생을 재미있게 봤는데요. 이 두작품의 악역은 구성이 유사하면서도 캐릭터성이 확연한 차이를 보입니다. 권왕전생은 적의 격퇴가 굉장히 빠르고 호쾌합니다. 전개도 따라서 빠르고요. 그러나 마지막 악역이 포스있다고는 죽어도 말못할 작품입니다. 배경은 화려했으나 막상 하는 짓은 실수 일색인 캐릭터입니다.

역으로 폭염의 용제의 경우 전개가 시원했다고는 죽어도 말할 수 없는 작품이라고 봅니다. 악역의 완성은 빠르지 않았고 실수를 거쳐 완성되어가는 동안 점차 악역은 포스를 키웠죠. 답답한 전개끝에 완성된 악역은 드디어 당당한 모습을 드러냅니다. 전투전개상 아무리 강력한 묘사를 해줘도 주인공이 악역에 의해 방해받는 묘사가 적다면 결코 얻을 수 없는 효과입니다. 권왕전생에는 없는 강력한 악역묘사가 그래서 가능한 겁니다. 저는 권왕전생도 있어야 할 작품이라고 봅니다만 폭염의 용제도 사라져서는 안되는 작품이라고 봅니다.


많은 분들이 독자 입맛에 맞는 글을 쓰고자 노력하시며 그러기 위해서 대대적으로 댓글상 비판을 흡수하고 계신줄로 압니다. 그러나 일방적으로 잣대를 들이대고 비판하신다음 협박하듯 (이 사건은 이래야 해, 경제는 이러니까 화폐는 이만큼이 되어야 해 등등) 하차하겠다고 말씀하시는 글은 비판조차 되지 못하는 배설이 아닌지요.


읽기 싫어 하차하실 수 있다고 봅니다.

돈까지 지출하며 읽어온 글이 답답하고 개연성 없게 느껴져 하차할때 기분은 이해가 갑니다. 저는 아직 글을 쓰지도 않아 작가분의 마음을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만 짐작해보건데 작가님들에게 그런 말은 정신을 흔들어 놓는 말이고 전개를 부수는 말 같습니다.


비판을 하심에 있어서 좀 더 완곡한 표현과 노력을 기울이심은 어떠합니까. 과거에 비해 전문적 편집의 영향이 덜해지고 있는 장르소설계에서 독자의 말은 편집장의 한마디 보다 위력적입니다. 완곡한 표현과 배려로 작가의 창작을 지원함이 어떠합니까.


Comment ' 16

  • 작성자
    Personacon 휘동揮動
    작성일
    16.09.30 21:26
    No. 1

    와... 깊이 공감합니다. 추천 버튼이 어디있나 한참 찾았네요. ^^

    찬성: 1 | 반대: 1

  • 작성자
    Lv.53 영비람
    작성일
    16.09.30 21:38
    No. 2

    권왕전생은 8권? 정도 까지 보다 말았는데
    전생과 후생의 파워 갭에서 무릎을 탁 치고 하차.
    주인공 말고도 전부 회귀 내지는 환생자 수준인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9 미르네
    작성일
    16.09.30 21:42
    No. 3

    맞는 말씀이긴 하나 지적하신 부분에 해당하는 독자 분들은 거의 대부분이 정담을 이용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이런 얘기 해봤자죠.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53 영비람
    작성일
    16.09.30 21:53
    No. 4

    그렇죠.
    수 만의 독자 중에서 댓글을 다는 사람은 많아야 1%
    거기에 정담 연담 보는 사람들은 그 중에서도 얼마나 되려는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6.09.30 22:21
    No. 5

    애매 합니다~잉~ 애매해요~잉~
    어디까지가답답한 전개이고 어디까지가 개연성 없는 전개인지 애매 해요~잉~
    자 이제 기준을 정하는 겁니다~. 이런거 기준 정하고 어겼다고 해서 경찰 출동 안해요~잉~
    이건 우리만의 약속인 겁니다~.

    그러면 어디까지가 답답한 전개인가?

    남자가 좋아하는 여자가 있어요. 그런데 말을 못하는 겁니다~.
    하루. 이틀? 이런건 답답한 전개 아니에요~잉~
    한달 두달? 이런건 순진한 겁니다~잉~
    1년 넘었다? 이런건 순수한거에요~잉~

    그러면 답답한 전개가 뭐냐? 여자가 '시간 좀 있으세요?' 하고 말 걸었는데 '아뇨. 바쁜데요.' 라고 말하는 전개에요~잉~. 여자가 '그 쪽한테 관심있어요.' 라고 해서 좋아 죽겠는데 쿨해보일라고 '난 관심없어요.' 했다가 차이는거에요~잉~

    개연성 없는 전개는 뭐냐? 남자가 여자한테 말할라는데 입이 없는거에요~잉~. 그래놓고 '아. 나는 입이 없었지.' 하는 거에요~잉~. 남자가 말할라고 입을 떼는데 턱이 빠졌다? 개연성 없는 겁니다~잉~.

    그럼 누군가 물으시겠죠~잉~
    '쌩뚱맞은건 뭐야?' 하고 말이지요~잉~

    자 쌩뚱 맞은 전개는 남자가 여자한테 말 거는데! 여자가 스킨헤드 대머리인거에요~잉~. 물론 여자분들도 대머리 할 수 있습니다~잉~. 그런데 비구니 스님이다? 쌩뚱맞은 전개에요~잉~.

    자 이렇게 답답한 전개와 개연성 없는 전개. 쌩뚱맞은 전개까지 기준을 잡은거에요~잉~ 이런거 어겼다고 경찰출동 안합니다~잉~. 우리만의 약속이니까요~잉~.

    찬성: 7 | 반대: 1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휘동揮動
    작성일
    16.09.30 22:42
    No. 6

    ㅋㅋㅋㅋㅋ 웃긴데 다 맞는 말... ㅎㅎㅎ

    찬성: 0 | 반대: 1

  • 답글
    작성자
    Lv.64 .소호
    작성일
    16.09.30 23:07
    No. 7

    음성지원..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6.09.30 23:11
    No. 8

    갑자기 왜 개그를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1 암혼
    작성일
    16.10.01 09:37
    No. 9

    답답한 전개랑 개연성 없는 전개 에서 품을 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DragonHo..
    작성일
    16.10.02 15:27
    No. 10

    대.. 대단하십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0 샛별두루미
    작성일
    16.10.03 13:56
    No. 11

    와 지리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4 .소호
    작성일
    16.09.30 23:16
    No. 12

    작가 입장에서 '건필하세요, 잘 보고 갑니다' 이런 댓글 정말 힘이 되지요. 그런데 '잘 보고 갑니다. 근데 어느 쪽에 여기서부터 저기까지 오타 있는 거 같아요' 이건 더욱 정말 힘이 됩니다. 꼼꼼이 봐주시는 거 같거든요. 단순 오탈자뿐만 아니라 비문까지 잡아주시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쁩니다.
    근데 '하차합니다' 이런 댓글은 기분 나쁜 차원이 아니라 어느 순간 자괴감까지 들어요. 어느 부분이 하차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는지, 짧게라도 써주시면 다음에라도 그런 실수를 줄일 수 있지 않겠습니까.

    찬성: 5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 마인드믹스
    작성일
    16.10.01 14:39
    No. 13

    심장을 도려내는 듯한 아픔이 있기는 하겠지만, 적어도 하차하는 편을 알려주었으니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겠습니까? 하차하는 이유까지 적어내라는 것도 좀 이상하고요.

    찬성: 0 | 반대: 2

  • 답글
    작성자
    Lv.64 .소호
    작성일
    16.10.03 21:44
    No. 14

    아프니까 문제지요. 모두가 아픈 와중에 저 혼자 문제점까지 찾아낼 수는 없지 않을까요?
    이유를 적어내라는 것도 아닙니다. 떠나가려면 말없이 떠나가라는 거죠. 정히 하차한다고 적고 싶으면 이왕 댓글 다는 거, 어떤 부분이 본인 마음에 특히 거슬렸는지를 적어주면 최소한 작가에게는 좋지 않겠느냐는 거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6 오오옴
    작성일
    16.10.05 23:22
    No. 15

    저도 소호님말이 맞는듯... 이유없이 하차할거면 왜 하차한다고 쓰는 것이며 이유가 있으면 그걸 써주면 작가는 발전의 계기삼을 텐데 그걸 안해주면 무슨 원한이라도 있는 건지 싶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7 KUANG
    작성일
    16.10.01 16:52
    No. 16

    공감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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