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통계는 아니지만 체감상 현대 장르문학의 70% 정도가 먼치킨 플롯입니다.
독자의 취향이니 뭐니 하면서 먼치킨이 주를 이루는 문제는 논외로 하죠.
문제는 주인공이 먼치킨이라서 적절한 갈등구조가 성립되기 힘들죠?
예를 들어보죠.
레이드물)
남들 총 쏠 때 나 홀로 레벨업시스템으로 던전을 학살하는 주인공에게 동네 양아치 집단이 대들다가 된통 깨집니다.
전문직물)
환생, 전생, 회귀, 완전기억능력, 통찰력 등등으로 무장한 검사 주인공에게 약에 찌든 재벌 3세가 대들다가 된통 깨집니다.
영지물)
6서클 마법사가 대륙 최강인 세계에서, 9서클+그랜드소드마스터인 소영주 주인공에게 인근 영지 남작가의 망나니 아들이 대들다가 깨집니다.
기업물)
현대과학문명하에서 갑자기 인공지능 기본탑재 가상시뮬레이션 시스템을 들고나온 주인공에게 통신사 회장들이 대들다가 깨집니다.
이런 부류의 연재에 ‘이게 지금 말이 되는 갈등구조인가?’라고 지적하면 ‘현실은 소설보다 더 다이나믹합니다. 실제로 있었던 사건을 오마쥬한겁니다다라는 답변이 나오죠.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거면 글쓴이라는 직업을 가지지 말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인간과 사회를 다루면서 정작 인간과 사회에대힌 고민은 하나도 없으니까요.
여러분 앞에 먼치킨이 등장하면 현실에서 있을법한, 있었던 그런 막무가내식 들이대기가 과연 벌어질까요?
당신이 태권도 초록띠를 갓 딴 고등학생이라고 가정해봅시다. 당신 앞에 3미터 장신의 근육으로 둘둘 무장하고 회칼을 들고있는 강도가 등장했습니다. 당신이 학교 일진이었고 분노조절장애를 겪고있으며 소시오패스라해도 과연 그 강도에게 대들 수 있겠습니까?
당신이 삼성전자 회장이라고 가정해봅시다. 오늘 아침에 갑자기 신생기업에서 명함보다 작고 얇은 휴대폰을 출시했습니다. 겔럭시의 반값! 정체를 알 수 없는 전원공급장치로 최소연속사용시간이 천만시간인 스마트폰이 출시됐어요. 자,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난무하는 기업물에서처럼 뒤에서 협잡질하고 담합하고 기레기한테 뒷돈주고 음해할건가요? 아니면, 신생기업 찾아가서 무릎꿇고 제발 신기술의 떡고물이라도 맛좀 보여달라고 애걸복걸할건가요?
당신이 영등포 뒷골목을 주름잡는 양아치 두목이라고 가정해봅시다. 갑자기 괴수가 등장하고 그 괴수를 무처럼 썰어버리는 먼치킨이 등장해서 당신 구역의 부조리를 청소하고자합니다. 당신은 과연 그 초인에게 들이댈 자신이 있습니까?
투정이 길었네요.
요점은, 주인공을 먼치킨으로 만들어놓고보니 글이 밋밋해서 갈등구조를 집어넣으실거면, 주인공에 버금가는 준먼치킨 또는 먼치킨으로 갈등구조를 만들어주시면 안되겠습니까?
현실에서 일어날 법한 또는 일어났던 일들은 그 상대가 대적가능한 상대였기 때문입니다.
상대가 먼치킨이면 그런일 안 일어나요.
소말리아 난민이 조각배타고 워싱턴dc로 쳐들어가는꼴을 보는 독자는 스트레스만 받게되는거죠.
기억합시다. 주인공이 먼치킨이면 악역들은 최소 인간급은 초월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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