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에반게리온이라는 애니를 접한 것은 아마 초등학생 시절 비디오 가게에서 였던 것 같다. 사실 애들이 볼 만한 애니는 아니었지만 비디오 가게 아저씨께서는 그 사실을 잘 모르고, 단순한 로봇 애니라고 생각해서 내 부탁에 빌려가게 해주신 것 같았다.
하지만 이 애니는 단순한 용자물 애니가 아니었다. 솔직히 당시에는 내용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다만 아스카와 아야나미 보려고 계속 비디오를 빌려갔다. 진짜 아스카와 아야나미 만이 에반게리온을 계속 빌려보게 한 이유의 전부였다.
나 말고 다른 오덕들은 이 애니를 명작이라고 하지만 나는 크게 와닿지가 않았다.
일단 주인공인 이카리 신지가 너무 찐따였다. 내용은 잘 몰랐지만 이놈이 하는 행동은 하나같이 다 찌질이 같았다.
그래도 처음에는 괜찮았다. 이 놈이 나중에는 정신적으로 성장해서 바뀌거나 무언가를 해낼 줄 알았다. 그런데 애니는 이상하게 끝나고 이놈의 자식은 전혀 달라진게 없었다. 나는 아직도 얘가 왜 주인공인지 이해를 못 하겠다.
이 애니는 결말도 이상했다. 지금은 잘 기억도 안 나는데, 대충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할 수 있는 것 같아. 축하해.’뭐 이런 내용이었던 것 같다.
나중에 극장판으로 나온 결말을 봤는데, 그것도 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왜 신지가 아스카의 목을 조르는 것을 계속 보여주는 지, 끝에 가서 어째서 둘만 남았는지, 또 그 상황에서 왜 신지가 아스카의 목을 조르는 지 말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신지 이놈이 그냥 변태였던 것 같다.
내 머릿속에 신지는 찌질이에 다가 괴상한 성벽을 지닌 변태 찌그레기로 굳어졌다. 신극장판에서는 그나마 나아졌지만, 다시 큐에서 뭔가 또 이상하게 만들었다 .
신지 애비도 뭔가 무게를 잡고 이상한 행동을 한 것 같지만, 잘 기억나지가 않는다.
분명 철학적이고 심도깊은 주제를 다룬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 전혀 공감도 안 되고 임팩트도 없었다.
이 애니를 볼 때 아야나미짱과 아스카짱이 오직 내 마음의 유일한 안식처였다.
사실 이 애니는 나를 오덕의 길로 이끌지 않았다.
나를 오덕의 길로 이끈 것은 아야나미 레이 짱과 소류 아스카 랑그레이 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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