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쓰고 있는 글이 인어공주를 모티브 삼은 글이라 자꾸 세월호가 떠오르네요. (때문에 온전히 글에 집중하지 못하고 자꾸 실속 없는 인터넷 기사만 찾아봤죠;)
동화 인어공주의 인간왕자나 제 소설 속 인물들은 인어에게 구조되었는데. 현실은.
사랑하는 이여, 처음 만난 그날에도 당신은 생명의 온기 없이 마냥 차가웠죠. 자비로운 우리의 어머니 바다가 당신을 품에 안았어요. 난 그게 샘이 났죠, 어머니에게 당신을 내어줄 수 없었어요. 난 사랑에 빠졌거든요, 당신을 처음 본 그 순간부터. 그 순간부터.
사랑하는 이여, 차갑게 식어가는 당신의 심장에 필요한 게 무언지 난 알아요. 그건 아주 가볍고 부드럽죠. 공기방울처럼, 공기방울처럼. 바짝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놓치게 될지도 몰라요. 그렇다고 걱정은 말아요. 당신이 알아챌 때까지 내가 잡아놓을게요. 나는 알아요. 깨어난 당신이 날 바라볼 거예요. 차디찬 심장이 타오르게 될 거예요. 사랑하는 이여, 당신에게 내 숨결을 나누어줄게요.
....배가 가라앉고 시간이 많이 흘렀어요. 이제 정말 기적 밖에 안 남았죠. 믿는 건 끝까지 할 수 있으니까요. 누군가 살아있다면, 그건 그것대로 지옥일 시간일 테지만 버티고 있길 빌어요. ㅠㅠ.......
글 쓰면서 왕자(역)가 살아나길 바라는 인어공주의 심리에 이입하는데, 착잡합니다. 현실에서는 물에 빠져 죽어가는 사람에게 입 맞춘다고 회복될 리가 없으니까요. 정말 판타지는 판타지일뿐이에요. 미묘하게 자기가 쓴 글을 불신 어린 눈으로 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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