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웰터급에 하드펀처들 득세로 김동현도 패턴을 손질했다. ⓒ 수퍼액션
UFC ‘지옥의 체급’ 웰터급에 소용돌이가 몰아치고 있다.
지루한 선수들이 많다는 기존 이미지와 달리 화끈한 명경기들이 펼쳐지면서 넉아웃이 잇따르는 등 ‘불타는 전장’으로 바뀌었다. 특히, 한 방을 갖춘 하드펀처 득세로 경량급의 스피드와 중량급의 파워가 조화를 이룬 체급으로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웰터급은 선수층이 두껍긴 하지만 지루하다는 이미지가 짙었다. 조쉬 코스첵, 존 피치, 카로 파리시안, 제이크 쉴즈 등 정상권에서 타이틀을 노릴만한 선수들 가운데 그래플러들이 워낙 많았고, 파이팅 스타일 또한 압박형 혹은 포인트 쌓기 위주의 파이터 일색이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화끈한 경기를 펼치고 있는 ‘코리안파이터’ 김동현(32) 또한 이른바 ‘매미권’을 주무기로 앞세워 궤를 같이했다.
지루했던 가장 큰 배경에는 ‘수면제’ 조르주 생 피에르(33·캐나다)가 크게 자리했다. 스스로 무도인 혹은 철학가 캐릭터를 추구하는 것과 달리 생 피에르는 모험 자체를 즐기지 않는 ´안전제일주의´ 파이터다. 조금만 위험부담이 느껴진다면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무조건 확신하는 방향으로만 움직였다. 맷 휴즈-비제이 펜 등 동시대 경쟁자들이 구축했던 화끈한 웰터급은 그의 존재로 산산조각 났다.
물론 생 피에르만큼 지루한 파이터들은 상당수 존재했고 현재도 있다. 하지만 생 피에르는 어쩔 수 없이 압박형 그래플링을 구사하는 대다수 선수들과 달리 얼마든지 경기내용을 바꿀 수 있는 파이터였다. 가라데-복싱 등 타격에도 능했고, 신인 시절에는 다양한 킥 등 각종 스탠딩 컴비네이션도 가능한 파이터였다.
그러나 노장 맷 세라에게 일격을 당한 후 너무도 소극적인 압박형 레슬러가 되고 말았다. 못하는 게 아니라 안한다는 점에서 특별(?)했다. 보다 못한 '암바 여제' 론다 로우지(27·미국)가 그러한 생 피에르를 가리켜 ‘재앙’이라고 표현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생 피에르는 백인 히어로 이미지를 띠고 있어 ‘PPV(유료 영상)’가 수익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UFC 주최 측 입장에서는 뗄 수 없는 상품이었다.
생 피에르는 계산이 빠르고 매우 영리하다. 신체능력의 전성기가 많이 남지 않았고 예전에 비해 강자들이 부쩍 늘었음을 간파한 생 피에르는 발 빠른 은퇴를 선택했다. 한 시대를 풍미한 레전드급 파이터들이 은퇴시기를 너무 늦게 잡아 아쉬움을 남겼던 것과는 사뭇 다른 파이팅 스타일 만큼이나 매우 영리한 행보다.
생 피에르의 은퇴와 함께 현재 웰터급 상황은 급속도로 바뀌고 있다. 맷 브라운, 타렉 사피딘, 닉 디아즈, 카를로스 콘딧, 마틴 캠프만 등 부지런하고 화려한 타격을 자랑하는 선수들이 부쩍 늘었고, 김동현 역시 화끈한 ‘닥공’을 펼치며 추세를 따르고 있다. 임현규도 동양인으로서는 드물게 타격 위주의 묵직한 파이팅으로 흥미로운 경기를 펼치고 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하드펀처들의 득세다. 현 챔피언 ‘빅 리그(BIG RIGG)’ 조니 헨드릭스(31·미국)를 필두로 로비 라울러-헥터 롬바드-타이론 우들리 등 언제든지 한 방으로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강펀치 소유자들이 상위랭킹을 장악하고 있다.
넉아웃 경기가 많이 나오는 만큼 팬들의 반응도 매우 뜨겁다. 생 피에르 후계자로 불리는 ‘사이코패스’ 로리 맥도날드(24·캐나다)가 자신의 우상이 그랬듯 안전 위주의 파이팅 패턴으로 벨트를 노리고 있지만 예전과 달리 화끈한 파이터들이 많아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
흑인 특유의 파워와 탄력이 돋보이는 타이론 우들리(32·미국)는 최근 김동현과의 경기에서 또 강펀치를 꽂으며 확실한 하드펀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단신, 공격형 레슬링 부재 등 여러 약점을 노출했지만, 워낙 힘이 좋고 동물적 반응속도를 자랑해 최상위권 파이터들이 아니라면 알고도 공략하기 힘든 선수임을 입증했다.
헥터 롬바드(36·쿠바)는 우들리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불린다.
우들리만큼 묵직하고 빠른 펀치를 지녔고, 더 정교하면서 그에게 없는 연타 능력도 갖췄다. 쿠바 국가대표 유도선수 출신답게 파워 그래플링에도 일가견이 있다. 동체급 최고 그래플러 중 하나로 꼽히던 제이크 쉴즈가 그라운드에서조차 이렇다 할 힘을 쓰지 못했을 정도다. 웬만한 서브미션은 힘으로 뿌리치고 어슬프게 클린치를 시도하면 테이크다운을 가한다.
헨드릭스는 맞추는 능력이 뛰어나 상대 입장에서는 알고도 당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펀치가 강한 것을 잘 알고 있어 단단히 준비를 하지만 결국은 빈틈을 허용하고 나가떨어지기 일쑤다. 무엇보다 무서운 점은 별다른 예비동작 없이 순간적으로 펀치가 터진다는 사실이다. 빠르게 압박하다가 난데없이 망치처럼 안면에 꽂아 피하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짧은 시간에도 속임수를 섞어 좀처럼 타이밍을 잡아 카운터로 응수하기란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레슬링까지 강해 자칫 펀치만 경계하고 있다가 어느 순간 공중에 붕 떠서 옥타곤 바닥에 메다 꽂힌다.
유례없는 하드펀처 황금기를 맞고 있는 UFC 웰터급. 언제 어디서 한 방이 터질지 모른다는 흥분에 팬들은 기쁨의 비명을 지르고 있다.
문피아 애독자 = 윈드윙
UFC ‘지옥의 체급’ 웰터급에 소용돌이가 몰아치고 있다.
지루한 선수들이 많다는 기존 이미지와 달리 화끈한 명경기들이 펼쳐지면서 넉아웃이 잇따르는 등 ‘불타는 전장’으로 바뀌었다. 특히, 한 방을 갖춘 하드펀처 득세로 경량급의 스피드와 중량급의 파워가 조화를 이룬 체급으로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웰터급은 선수층이 두껍긴 하지만 지루하다는 이미지가 짙었다. 조쉬 코스첵, 존 피치, 카로 파리시안, 제이크 쉴즈 등 정상권에서 타이틀을 노릴만한 선수들 가운데 그래플러들이 워낙 많았고, 파이팅 스타일 또한 압박형 혹은 포인트 쌓기 위주의 파이터 일색이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화끈한 경기를 펼치고 있는 ‘코리안파이터’ 김동현(32) 또한 이른바 ‘매미권’을 주무기로 앞세워 궤를 같이했다.
지루했던 가장 큰 배경에는 ‘수면제’ 조르주 생 피에르(33·캐나다)가 크게 자리했다. 스스로 무도인 혹은 철학가 캐릭터를 추구하는 것과 달리 생 피에르는 모험 자체를 즐기지 않는 ´안전제일주의´ 파이터다. 조금만 위험부담이 느껴진다면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무조건 확신하는 방향으로만 움직였다. 맷 휴즈-비제이 펜 등 동시대 경쟁자들이 구축했던 화끈한 웰터급은 그의 존재로 산산조각 났다.
물론 생 피에르만큼 지루한 파이터들은 상당수 존재했고 현재도 있다. 하지만 생 피에르는 어쩔 수 없이 압박형 그래플링을 구사하는 대다수 선수들과 달리 얼마든지 경기내용을 바꿀 수 있는 파이터였다. 가라데-복싱 등 타격에도 능했고, 신인 시절에는 다양한 킥 등 각종 스탠딩 컴비네이션도 가능한 파이터였다.
그러나 노장 맷 세라에게 일격을 당한 후 너무도 소극적인 압박형 레슬러가 되고 말았다. 못하는 게 아니라 안한다는 점에서 특별(?)했다. 보다 못한 '암바 여제' 론다 로우지(27·미국)가 그러한 생 피에르를 가리켜 ‘재앙’이라고 표현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생 피에르는 백인 히어로 이미지를 띠고 있어 ‘PPV(유료 영상)’가 수익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UFC 주최 측 입장에서는 뗄 수 없는 상품이었다.
생 피에르는 계산이 빠르고 매우 영리하다. 신체능력의 전성기가 많이 남지 않았고 예전에 비해 강자들이 부쩍 늘었음을 간파한 생 피에르는 발 빠른 은퇴를 선택했다. 한 시대를 풍미한 레전드급 파이터들이 은퇴시기를 너무 늦게 잡아 아쉬움을 남겼던 것과는 사뭇 다른 파이팅 스타일 만큼이나 매우 영리한 행보다.
생 피에르의 은퇴와 함께 현재 웰터급 상황은 급속도로 바뀌고 있다. 맷 브라운, 타렉 사피딘, 닉 디아즈, 카를로스 콘딧, 마틴 캠프만 등 부지런하고 화려한 타격을 자랑하는 선수들이 부쩍 늘었고, 김동현 역시 화끈한 ‘닥공’을 펼치며 추세를 따르고 있다. 임현규도 동양인으로서는 드물게 타격 위주의 묵직한 파이팅으로 흥미로운 경기를 펼치고 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하드펀처들의 득세다. 현 챔피언 ‘빅 리그(BIG RIGG)’ 조니 헨드릭스(31·미국)를 필두로 로비 라울러-헥터 롬바드-타이론 우들리 등 언제든지 한 방으로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강펀치 소유자들이 상위랭킹을 장악하고 있다.
넉아웃 경기가 많이 나오는 만큼 팬들의 반응도 매우 뜨겁다. 생 피에르 후계자로 불리는 ‘사이코패스’ 로리 맥도날드(24·캐나다)가 자신의 우상이 그랬듯 안전 위주의 파이팅 패턴으로 벨트를 노리고 있지만 예전과 달리 화끈한 파이터들이 많아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
흑인 특유의 파워와 탄력이 돋보이는 타이론 우들리(32·미국)는 최근 김동현과의 경기에서 또 강펀치를 꽂으며 확실한 하드펀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단신, 공격형 레슬링 부재 등 여러 약점을 노출했지만, 워낙 힘이 좋고 동물적 반응속도를 자랑해 최상위권 파이터들이 아니라면 알고도 공략하기 힘든 선수임을 입증했다.
헥터 롬바드(36·쿠바)는 우들리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불린다.
우들리만큼 묵직하고 빠른 펀치를 지녔고, 더 정교하면서 그에게 없는 연타 능력도 갖췄다. 쿠바 국가대표 유도선수 출신답게 파워 그래플링에도 일가견이 있다. 동체급 최고 그래플러 중 하나로 꼽히던 제이크 쉴즈가 그라운드에서조차 이렇다 할 힘을 쓰지 못했을 정도다. 웬만한 서브미션은 힘으로 뿌리치고 어슬프게 클린치를 시도하면 테이크다운을 가한다.
헨드릭스는 맞추는 능력이 뛰어나 상대 입장에서는 알고도 당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펀치가 강한 것을 잘 알고 있어 단단히 준비를 하지만 결국은 빈틈을 허용하고 나가떨어지기 일쑤다. 무엇보다 무서운 점은 별다른 예비동작 없이 순간적으로 펀치가 터진다는 사실이다. 빠르게 압박하다가 난데없이 망치처럼 안면에 꽂아 피하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짧은 시간에도 속임수를 섞어 좀처럼 타이밍을 잡아 카운터로 응수하기란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레슬링까지 강해 자칫 펀치만 경계하고 있다가 어느 순간 공중에 붕 떠서 옥타곤 바닥에 메다 꽂힌다.
유례없는 하드펀처 황금기를 맞고 있는 UFC 웰터급. 언제 어디서 한 방이 터질지 모른다는 흥분에 팬들은 기쁨의 비명을 지르고 있다.
문피아 애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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