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 나라가 건국이 되는 시점을 보면 참 흥미로운 부분이 많습니다.
동서양을 통틀어서 귀족 시대가 마무리되는 시점이 있고, 각 지역마다의 특성에 따라 조금씩 다른 형태의 결과를 만들어 냈죠.
우리나라에서는 조선이 건국되면서 기존의 질서를 크게 뒤바꾸었습니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이 즈음 이후로 문물이 크게 번성하고 발전하면서 한 나라가 6백년을 이어간 전례가 별로 없습니다. 있기야 하겠지만 아마 얼마 없을 겁니다.
어떤 사회구조 및 체제도 완벽할 수 없고, 그것은 인간 자체가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조선 건국이후로 동서양의 주요국가들은 참 많은 변화를 겪게 되는데, 조선은 임진왜란 병자호란을 거치면서도 한번도 전복되지 않았습니다.
고려시대 까지는 나라가 오래 지속되어도 그러려니 하지만, 조선 시대 이후로는 다릅니다. 15세기 이후로 유럽은 정말 대격변이라고 할만한 일들이 수시로 일어났습니다. 결국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이삼백년간의 결과가 19세기 초중반에 이르러서는 도저히 갭을 극복할 수 없는 격차를 만들어냈습니다.
조선이 갖고 있던 문제점들을 새 나라가 들어선다고 해서 완벽히 보완할 수 있는건 아닙니다만, 적어도 오래된 왕조일수록 굳어진 체제 안에서의 개선은 사실상 거의 어렵다고 봐야죠. 그게 되었다면 세계 역사에서 두드러지게 드러날텐데 대개는 체저 전복으로 기회를 찾게 되지 오래된 왕조가 개선되어 나아지는 경우란 일시적인 경우는 있어도 거의 찾기 어렵습니다.
조선 중반 이후 누적되고 약화된 국력은 손을 쓸 수 없는 정도에 이르렀습니다. 기존의 체제하에서는 말이죠. 중간 중간 대단한 인물들이 나서서 좋은 일을 하거나 획기적인 발명품을 만들어 내거나 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그런 뛰어난 인물이 없었다고 하는게 아니라 있었다고 하도 그것은 메인이 아니고 지엽적인 부분이었다는 말입니다.
제 생각일 뿐이지만 조선 건국이후 적어도 세번은 나라가 뒤집혀 졌어도 이상하지 않은데, 그렇지 않음으로 인해 산업혁명의 기회를 끝까지 놓치게 되었습니다.
일본이 괜히 메이지유신 관련 컨텐츠를 주구장창 밀어붙이고 있는게 아닙니다.
우리나라 역사에 패배주의를 갖다 붙일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근대화에 있어서 성공적이기만 했어도 아름답게 생각하기 좋았을 겁니다.
산업혁명에 뒤쳐지거나 무지했거나 거부 했다면 그것은 운나쁘게 그리 된게 아니라는 점을 생각해야 합니다. 우연이 아니라 당시의 조선은 일본처럼 강제로 미국에 무릎을 꿇었어도 일본처럼 근대화를 성공했을지 장담할 수 없을 겁니다. 일본이 섬나라 라는 점부터 여러 제반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상황에서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보장이 없는 것이죠.
아무튼 유럽에서 시작되어 수백년간 세계를 뒤흔든 산업혁명을 조선은 망하기 직전가지도 제대로 시도조차 하지 못합니다. 그것은 수백년간 누적된 사회체제속의 약화된 국력 땜누으로 전 보고 있습니다. 일부 앞선 (실학자라든지) 인물들이 그나마 위안을 주고 있지만 그것은 다시 말하지만 지엽적인 부분일 뿐입니다. 제가 보기에 있어서 조선은 더 뛰어난 왕과 더 뛰어난 학자들이 있었어도 메이지유신과 같이 되기 어려웠으리라 봅니다. 너무나 오랬동안 약화된 국력의 조선은 말이죠. 조금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최소 18세기 이후로 뛰어난 왕과 인재들이 국력을 백년 이상 보전한 상태에서 해외 세력들을 맞이 했다면 전쟁에선 이기지 못하더라도 빠르게 극복하여 산업화에 성공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나 18세기에 너무나 오랬동안 조선은 무기력했습니다.
가장 아쉬운 일로는 세종대왕이 배포한 한글이죠. 이순신처럼 국난을 극복한 영웅은 아지만 세종대왕이 조금 더 오래 살고, 체제 안에서 백성들이 문자를 알았다면 전혀 다른 결과가 만들어 졌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조선이 체제는 한글과 정면으로 배치되며 지식을 지도층이 독점한 정도가 심하였죠.
아무리 뛰어난 인물이 나와봐야 지식층이 협소하기 때문에 15세기 이후의 유럽의 산업혁명 시기와 비교하면 정말 초라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귀족시대를 마감한 의미는 있으나 조선은 오래 지속될 나라가 아니었다고 전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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