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여러 억울한 사건에 대해, 도와줘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있는데요. 하도 억울한 경우고 인생 자체가 엉망이 되었으니 이런 말도 나온 거겠죠. 그렇지만 이런 경우에서 결론이 도와줘서는 안된다. 특히 여자는 모른체 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건 사회나 본인에게나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얼마전에 미국에서 비슷한 사건이 있었죠. https://www.washingtonpost.com/news/morning-mix/wp/2015/11/22/video-shows-good-samaritan-escaping-death-after-robber-tries-to-shoot-him-in-head/ 정리하면 차를 타고 지나가던 의대생이 어떤 여자를 나쁜 넘이 끌고 가려는 걸 발견하고, 도와주다가 총 맞은 사건입니다. 배에 총상을 입고 쓰러졌는데, 머리를 또 쏠려고 했는데 총이 jam되어서 구조되었어요. 여자는 도망가 버렸고 주변의 다른 목격자가 신고와 구조를 한 경우입니다. 지나가다 돕다가 결국 총 맞고 죽을 뻔한 거죠. 인터뷰를 보면 가족이나 친구, 동료를 비롯해서 언론이나 사회에서는 영웅으로 생각합니다. 훌륭한 인물로서 아이들에게 연설을 할지도 몰라요. 병원비가 어렵다면 언론에서 소개하고 모금을 시작하죠. 우리나라가 제대로 시민의식을 세우고자 한다면 억울한 경우를 보고, 몸 사리는 걸 배우게 하면 안됩니다. 모금을 하고, 살아가게끔 도와주는 게 맞지 않을까요? 죽을 때까지 힘없고.돈 없고 배경 없어서 당하지 않고 산다면 참 좋겠지만, 언제 무슨 일이 있을 지 모를 정도로 험한 세상이잖아요? 다른 사람을 돕는건 그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한 보험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보상이나 명예가 아니라 내가 당할 때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세상이 되는 게 무서워서 돕는다고 하면 쉽게 도와줘선 안된다고는 못하죠. 동생이 시내 한복판에서 대낮에 뺑소니를 당했는데, 다들 멍청히 있다가 뺑소니는 놓치고, 병원에도 늦게 실려가는 황당한 일이 있었어요. 큰 사고는 아니었지만, 정신이 번쩍 드는 무서운 일이었죠. 내가 퍽치기에 당할 수도 뺑소니를 당하거나, 재수 더럽게 없어서 그냥 주변에 있다가 가해자로 몰릴 수도 있어요. 주변에 이런 일이 생긴다면 가족이 아니어도 사회에서 조금이라도 돕자고 나서고, 도와준다면 나도 살고 다른 사람도 제대로 살 수 있을 겁니다. 현대의 품앗이는 죽으라고 모르는 체 하지 않고, 뭐라도 도와줄려고 하는 게 아닐까요? 예나 지금이나 법은 완전하지 않고, 세상은 험난합니다. 고리타분한 윤리의식이 대를 이어가며 가르쳐내려 오는 건 그게 옳기도 하지만, 필요하기 때문이죠. 혼자 살면 참 좋겠지만, 사람은 나약해서 혼자 못살고, 사회를 만들고 보니 이기적이고 욕망은 넘쳐나니 부대끼죠. 그나마 계급 타파하고 법이라도 만들어서 유지해온 거죠. 실제로 범죄의 현장에서 도망을 치거나 모른 척 하게 될 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평상시에는 말이라도 남을 돕지 말아야 한다고 하지 않아야 합니다. 자꾸 스스로 세뇌를 하고 주변을 세뇌시켜야지. 욕망이나 이기가 덜 자라죠. 용기를 타고난 사람은 적고, 행하는 건 정말 어렵죠. 비갑한 행위에 욕하기 보다 용기 있는 사람을 칭찬하고 자꾸 얘기해야죠. 법도 법이지만, 사람들이 실망하고 옳은 것과 바른 것을 멍청한 행위로 자꾸생각하게 되는 듯 해서 걱정입니다. 일례로 예전 내 친구도 지나가는 여자를 구한답시고 양아치들한테 엄청 두드려맞은 적이 있었는데, 툭하면 그 얘길 꺼내서 거들먹거리는 게 눈꼴시럽긴 하지만, 친구나 주변에서는 의리 있는 넘으로 인정받죠. 유유상종이라 그런 걸 존중해주는 사람들이 오래 남게 되는 거고, 오랜 세월동안 서로 의리 지키면서 돕고 살게 되더군요. 거듭 말하지만 남을 돕는건 나를 위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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