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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
16.10.22 08:02
조회
1,918

프로농구판에서 신인 드래프트 2순위 출신은 아쉬움의 대명사 같이 여겨지던 때가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전체 2순위라하면 1순위로 뽑힌 선수와 함께 최고를 다퉜다는 것인데 그에 비해 성적 등 보여준 모습에서 기대치에 못 미치는 경우가 허다했다. 윤영필, 조우현, 전형수, 정훈, 옥범준, 이정석, 노경석, 이동준 등이 대표적이다.

물론 위 선수들 역시 어느정도 팀에 도움이 된 것은 맞다. 팀의 핵심급으로 치고 올라가며 롱런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그럭저럭 프로선수로서의 존재감은 보여줬다. 하지만 핵심은 2순위라는 높은 지명순위에 있다. 구단이나 팬들이 2순위에 지명된 선수에게 바라는 기대감은 한팀의 프랜차이즈급이다.

2순위로 지명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하나같이 아마시절 대단한 명성을 날렸다는 점에서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외려 김승현, 양희종, 윤호영 등 3순위 출신 선수들의 커리어가 더 빛나며 비교 대상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2순위 출신들도 자존심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한국농구 역대급 재능으로 평가받던 김민구(25·191cm)를 필두로 슈팅력을 겸비한 토종빅맨 김준일(23·201cm), 알짜 장신슈터 허일영(31·195cm) 등 2순위 출신의 자존심을 지켰다.

김선형.jpg  서울 SK 김선형은 역대 최고의 2순위 출신 선수 중 한 명이다.
ⓒ 서울 SK


2순위 출신들로 짜여진 퍼즐, 노리는 성적은 1위

현 상황에서 2순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팀은 단연 서울 SK다. 현주엽 이후 1순위와는 크게 인연이 없었지만 김선형(28·187cm), 김민수(34·200cm), 최부경(27·200cm) 등 2순위출신들이 팀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심지어 이번 신인드래프트에서 거물루키 최준용(21·200㎝)마저 2순위로 뽑았다. 팀의 현재와 미래가 모두 2순위 출신들에게 달려있는 상황이다.

입단과 동시에 두각을 나타내며 SK의 팀컬러마저 바꿔버린 김선형은 소속팀은 물론 한국프로농구 전체를 대표하는 간판급 선수로 성장했다. 대형 포워드 최진수(27·202cm)를 제치고 지명될 때만 하더라도 "너무 높은 순위 아니냐?"는 얘기도 있었지만 당시 SK에 필요했던 것은 에너지가 넘치는 활동적인 선수였고 김선형은 결과적으로 딱 거기에 맞는 퍼즐이었다.

전력에 비해 성적이 안 나온다는 비판에 시달렸던 SK가 문경은 감독체제하에서 빛을 볼 수 있었던 배경에는 김선형이 있었다. 울산 모비스 유재학 감독이 양동근(35·181㎝)의 등장과 함께 명장으로 커리어를 쌓아갔듯이 문감독 역시 김선형과 공생하는 사이가 됐다.

양동근이 그랬듯 김선형 또한 대한민국 포인트가드의 유형을 바꾼 선수로 평가되고 있다. 흔히 생각하는 뛰어난 1번은 빼어난 패싱능력을 통해 경기조율을 잘하는 선수다. 강동희, 이상민, 김승현 등이 그랬다. 반면 양동근은 그들만큼의 천재적 패싱센스는 없었다. 하지만 양동근은 엄청난 체력과 파워를 앞세워 테크닉이 뛰어난 매치업 상대를 자물쇠 수비할 수 있었고 공격력을 앞세워 에이스 역할까지 해냈다.

김선형 역시 마찬가지다. 본래는 2번에 가까운 선수였지만 문감독은 그를 1번으로 중용했는데 결과적으로 이는 신의 한수가 됐다. 포지션 대비 우월한 신체조건을 가진데다 스피드가 탁월한 김선형은 코트를 종횡무진 활보하며 속공 농구의 중심에 섰다. 패싱능력을 통해 게임을 이끌어가기보다는 빈틈이 보이면 직접 치고 들어가 골을 성공시켰고 자신에게 수비가 몰리면 빈공간 동료들에게 패스를 넣어줬다. 정통포인트가드와는 관계가 멀었지만 팀 공헌도는 못지않았다.

내년 1월 상무에서 전역을 앞두고 있는 신인왕 출신 최부경은 알짜 빅맨으로 꼽힌다.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골밑에서의 몸싸움, 적극적인 리바운드 가세, 준수한 피딩능력 등을 바탕으로 살림꾼 역할을 잘해주었다. 팀내 득점력이 뛰어난 선수는 많았으나 포스트에서 궂은일을 해줄 자원이 부족했던 SK에 최부경의 등장은 가뭄 속 단비였다.

최부경이 있기에 김선형 등 가드진이 마음 놓고 뛰어다닐 수 있었고 외국인 선발에 있어서도 좀 더 자유로웠다는 분석이다.

기대보다 성장을 못했다는 혹평을 받았던 김민수 또한 SK에는 꼭 필요한 자원중 하나다. 큰 신장에 비해 골밑에서의 전투적 몸싸움 등에서 아쉬움을 남겼으나 외곽슛 능력을 갖추고있어 3, 4번을 오가며 전천후 포워드로 활약하고 있다. 어찌보면 그는 김선형, 최부경의 시너지 효과를 가장 많이 받았던 선수중 하나다.

누구보다도 빠르게 많이 움직이는 김선형과 골밑 존재감이 확실한 최부경이 있기에 김민수는 활동량, 몸싸움 등의 지적을 뒤로 한 채 자신의 장기를 발휘할 수 있었다. 부담감을 털고 자신이 잘하는 것에 집중하는 김민수는 여전히 무서운 선수다.

이번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새로이 합류한 최준용 역시 조화라는 측면에서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비록 국가대표 센터 이종현(22·203cm)에게 1순위 자리를 빼앗기기는 했지만 최준용 역시 한국농구의 미래중 하나로 불리는 선수다. 빅맨급 사이즈를 갖추었음에도 2, 3번을 오가며 활약할 수 있는 흔치않은 장신 스윙맨이기 때문이다.

아직 기술적으로 완전히 완성은 되지 않았다는 평가지만 신장대비 볼 핸들링과 패스 센스가 상당히 좋은지라 팬들의 각별한 기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빠르게 달릴 수 있고 패스능력까지 갖추고 있어 김선형과 함께 앞선에서 활약할 경우 상대팀 입장에서는 수비가 매우 곤란해진다.

2순위 출신 4명이 외국인선수와 함께 코트에 나서게 될 경우 SK는 평균 신장이 200cm에 육박하는 국내 최장신급 라인업을 완성할 수 있다. 다들 기동력을 겸비하고 있는지라 특유의 속공농구에서 더욱 빛날 수 있을 전망이다. SK를 올 시즌 우승후보중 하나로 꼽는 이유다.

최준용이라는 신형무기까지 장착한 SK의 올 시즌 행보가 기대된다.


-문피아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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