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평범했다.
글에 대한 자질은 다른 작가들의 작품과 비교할 것이 못되었다. 쓰는 것마다 대박을 치는 유명 작가들의 틈에서 나는 철저히 평범했다.
질투와 절망 그리고 자괴감이 머릿속을 헤집었다. 배고픔과 현실적인 문제가 초심을 무너뜨렸다.
나의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것은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진 시간을 살아가는 것뿐이었다.
그러나 그것조차도 나의 의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자질이라는 것은 언젠가 발견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때문에 퇴고의 끝에 서서 언제까지고 다시 글을 썼다.
내가 쓰는 것은 글이었고 작품이었다. 한계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노력을 거듭해 배경과 인물을 만들고 사건을 연결시켰다. 고통스러운 감정조차 살아있다는 것의 증명이라고 생각하며 버텼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꿈을 꾸었다. 내가 만든 세계관 안에 소설 속 동료들과 모험을 떠나는 꿈이었다.
여한은 없었다.
자질은 평범했어도 비범한 꿈을 꾼 것을 감사해 하며 아쉬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런 꿈을 꾸게 해준 신에게 감사했다. 신에게 나의 글을 바치며 끝을 맺는다. 그리고는 여기에 잠들었다.
-문피아의 강호정담에 있는 글의 묘비에서
ps. 던전앤파이터 검성의 스토리를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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