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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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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
17.09.23 22:17
조회
451

최근 프로농구 외국인선수제도가 장단신으로 나눠지면서 가장 눈에 띄게 달라진 점 중 하나는 1번 용병의 활약이다. 어차피 신장별로 나눠봤자 언더사이즈 빅맨이 득세할 것이다는 예상과 달리 언더사이즈 빅맨, 득점머신, 1번형 용병이 고르게 자리를 잡아가며 이상적인 밸런스가 이뤄졌다.

사실 1번 스타일같은 경우 과거 그다지 재미를 보지 못했던 유형이라는 점에서 신선한 돌풍을 몰고 왔던 것이 사실이다. 프로농구 초창기 시절만해도 제럴드 워커, 아도니스 조던, 토니 러틀랜드 등 뛰어난 1번 용병이 속속 뽑혔으나 리그 적응문제 등으로 실패한 케이스가 대다수였다. 성공작으로 꼽히던 선수들마저 소속팀을 우승으로 이끌기에는 2% 부족했다.

물론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외국인선수에게 가장 바라는 플레이는 골밑을 든든하게 지켜주거나 에이스로서 득점을 리드하는 역할이다. 이러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토종선수는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 반면 1번같은 경우 국내파로도 충분히 끌어나갈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포인트가드라는 포지션의 특성상 아무래도 팀에서 오래 뛴 선수가 안정적일 수밖에 없다. 갑자기 팀에 합류해 처음부터 제 기량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매시즌 제계약 해야 되는 외국인선수를 마냥 기다려주기도 어렵다. 팀에서 원하는 것은 '즉시 전력'이기 때문이다.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었음에도 상당수 1번 용병이 리그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이유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데로 최근 프로농구는 1번 용병이 지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지난 시즌 조 잭슨(25·180㎝)이 고양 오리온의 우승을 이끈 것을 비롯 지난 시즌에는 키퍼 사익스(24·178cm)가 안양 KGC의 우승 청부사 역할을 했다. 2시즌 연속 1번 용병이 소속팀 우승에 큰 역할을 끼쳤다는 것은 시사 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키퍼_사익스.jpg
 안양 KGC 입장에서 지난시즌 우승을 이끌었던 키퍼 사익스의 공백은 치명적이다.
ⓒ 안양 KGC


가드 걱정 없던 KGC, 올 시즌에도 화수분 효과 발휘?

최근 들어 1번 용병이 우승청부사로서 거듭난 배경에는 국내선수들이 하기 힘든 플레이가 가능했다는 이유가 크다. 예나 지금이나 농구는 신장의 스포츠다. 국내선수와 비교해도 작은 축에 속하는 잭슨, 사익스 등은 확실히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고 있었다.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한 볼간수 능력을 바탕으로 흑인 특유의 빠르고 탄력 넘치는 신체능력을 앞세워 앞선의 돌격대장 노릇을 잘해주었다.

장단신제도에서 단신외국인선수에게 바라는 플레이로는 득점리더, 언더사이즈 빅맨, 슈터 등이 있다. 득점위주의 선수같은 경우 양날의 검이다. 안정적으로 득점을 이끌어간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부분도 많지만 지나치게 독단적인 플레이로 인해 팀플레이를 해치기도 한다. 대다수 외국인선수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슈터같은 경우 기량의 차이는 있겠지만 국내에도 차고 넘친다.

꾸준히 인기를 끌었던 언더사이즈 빅맨 또한 예전보다는 가치가 떨어졌다. 점차 국내에도 신장이 좋은 토종빅맨의 수가 많아지면서 어느 정도 수비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확실한 토종빅맨이 있는 팀에서는 장신외국인선수와 더불어 언더사이즈 빅맨까지 함께 출전하는 경우 중첩 문제를 일으키며 플레이가 빡빡해지기도 한다.

잭슨, 사익스는 앞선에서 상대 전술 자체를 찢어버리는 역할이 가능했다. 현란한 드리블과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장신 숲을 뚫고 골밑을 파고들어 드라이브인을 성공시키는가하면 상대 수비가 돌파에 신경을 쓴다 싶으면 3점, 미들 등 외곽슛으로 허를 찔러버린다. 어지간한 국내가드로는 수비가 쉽지 않다. 잠깐 방심하다가는 삽시간에 융단폭격을 당하기 일쑤다.

물론 여기까지는 득점형 용병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은 1번 포지션에 특화된 선수다. 다소 독단적인 성향도 없잖아있으나 기본적으로 포인트가드의 시야와 패싱 능력을 겸비하고 있다. 여러 명이 자신에게 달라붙어 미스매치가 생겨나거나 빈 공간이 보이면 득점을 고집하지 않고 센스 있는 패스플레이가 함께 펼쳐진다.

지난 시즌 사익스는 KGC 앞선의 야전사령관이자 터보엔진이었다. 탁월한 개인기를 앞세워 고득점을 올리면서도 독불장군처럼 혼자 플레이하지 않았다. 돌파를 시도하는 순간에도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양사이드에 있는 동료들을 놓치지 않았으며 리바운드를 잡았다싶은 순간에는 지체 없이 달리고 있는 동료들에게 날카로운 택배 패스를 건네줬다.

득점의 상당부분을 책임지면서도 팀의 전체적인 외곽슛, 속공 비율까지 끌어올리는 전천후 플레이메이커였다. 기본기가 탄탄한 1번 용병이 득점력까지 갖추면 어떤 시너지효과가 발휘되는지를 몸소 보여줬다 할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돌아오는 시즌 KGC에는 사익스가 없다. 무난히 재계약을 맺나 싶었으나 더 좋은 조건을 찾아 타리그로 떠나버린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포지션은 슈팅가드지만 팀 내 볼운반, 볼배급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던 이정현(30·191cm)까지 FA신분을 얻은 후 둥지를 옮겼다. 지난 시즌 우승을 이끈 팀 내 주전 1, 2번이 한꺼번에 이탈한 것이다. 아무리 KGC가 선수층이 두텁다해도 전력에 치명타가 아닐 수 없다.

그간 KGC 앞선은 화수분으로 불렸다. 김태술(33·180cm), 박찬희(29·190cm) 등 국가대표 출신 가드가 줄줄이 빠져나가도 계속해서 대체자가 나왔기 때문이다. 때문에 팬들은 또다시 KGC 앞선에 화수분 효과가 발휘될지 기대하고 있다.

이같은 기대치를 반영하듯 김기윤(25·180cm)을 필두로 서서히 잠재력을 발휘중인 신예 박재한(23·173cm)이 새 시즌을 향한 승부욕을 불태우고 있는 분위기다. 이들은 수시로 "KGC 앞선이 구멍이다는 소리를 듣게 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드러내고 있다.

거기에 부상에서 돌아온 베테랑 강병현(31·193㎝) 또한 살림꾼으로서의 명성을 회복하고 싶은 결의에 차있다. 새로운 외국인 가드 마이클 이페브라(33·189㎝) 역시 만만치 않은 기량으로 디펜딩챔피언 KGC의 새로운 전력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는 모습이다.


- 문피아독자 윈드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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