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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78 대추토마토
작성
17.12.18 01:38
조회
633

장르판은 좀 이상합니다.

과거에는 작가가 절대 을이었죠. 잘 팔리건 말건, 출판사가 책 안찍어내면 찍소리도 못하는 등의 갑질을 당하기만 하는.

문피아는 처음과 달라진 바가 없습니다.

초보작가들의 등용문이 되고있고, 판타지소설을 쓰는 작가들이 뭉쳐 한목소리를 내고있죠.

한문협이라는게 그런겁니다. 협회 만들어서 서로 어깨 나란히 하고 외부의 압력, 혹은 인식과 싸우며 우리가 하는 일 또한 하나의 직업이 될 수 있게 보호하고 발전시키자 같은.


방금 정담에 한분이 화면캡처를 해서 올려주신 글을 봤습니다.

재밌더라구요.


회귀한 SSS급 던전의 주인이었던가요?


흔한 소재 하나쯤 빌려오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섞어 글을 쓰는것까지 잘못이라 말할 순 없습니다.


그런데, 성공한 소재만 섞어서 그 짬뽕을 내것이다 주장하는게 이 바닥 룰입니다.

굉장히 이상하죠. 아, 참고로 이번 일의 주범은 꽤나 오래전부터 문피아와 동반성장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아니라면 미안해요.


웃기지 않나요?


레이드가 막내아들이라고 이름짓고, 순양그룹이라는 이름을 그대로 답니다. 그 그룹의 비서실장같은 역할을 하다가 팽당해 죽은 헌터가 회귀를 합니다. 독자가 같은 시점을 바라볼 수 있게 하기 위해서, 과거 1990년대에 헌터와 몬스터만 나오는걸로 하죠.

물론 IMF도 있고, 블랙 먼데이도 있죠.

그리고 막내아들로 회귀를 한 헌터는 헌터계를 씹어먹고 무럭무럭 자랍니다.

백부들이 그룹의 승계를 놓고 위협하기도 하구요.


이런 글을 문피아에서 쓴다면, 연재가 가능하겠습니까?


엄연히 다르죠. 법적으론 문제될 게 없을겁니다. 순양그룹이란 말은 순수한 양의 기운을 뜻한다며 다른 소설에 나온 텍스트만으로 표절이 될 수 없고, 주인공의 성씨가 진씨로 동일하다고 해서 표절이 성립될 수도 없죠.

현대 기업물과 현대 기업 헌터물이 같지 않으니까요.


해볼까요?


재미있는 일이 될겁니다.


더이상 이 시장은 작가의 권익보호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쓰고싶은대로 쓰고, 보다 편리하게 판매할 수 있고, 그래서 높은 소득이 발생하고, 그걸 보고 새로운 작가지망생이 시장에 뛰어들고. 이건 이미 잘 정착했어요.


문제는 뭐냐.


이 파이가 먹음직스럽고, 시장이 돈이 되니까 이젠 개나소나 작가한다고 뛰어들고 매니지에선 그걸 부추키죠.

그러니까 A라는 작품을 배껴 B라는 소설을 쓰면, 그걸 지적하거나 말리면 “이게 왜 표절임?” 정도의 말이 나오게 됩니다. 전에는 업계에서 “이거 이거랑 똑같은데?” 라면서 출판을 안했죠.

그런데 이젠 돈이 되는게 눈에 보이거든요.

쓰기만 하면 매일 수십 수백이 들어오는게 보여요.

매니지가 뭡니까. 잘나가는 작가가 글쓰는거 보조만 해 주면 돈을 챙겨갑니다.

물론, 하는 일이야 많겠지만, 소속된 작가가 많아질수록 들이는 공에 비해 얻는 수익이 커지는 구조가 됩니다.

그러니까 조회수 좀 나오고 잘 팔리면 컨택하고, 흥행소재 그대로 쓰는거 권장하고, 안팔릴 거 같은 글은 접으라고 조언하죠.


이 모든건 작가를 위해서입니다.


돈 벌어야죠?


안팔리면 빨리 접고 다음 글 써야죠. 돈 벌어야 되니까요.


질서를 어지럽혀도 어차피 법에 안걸리면 그만이고, 누가 욕을 하면 잘못한것이니 고소하면 됩니다. 사회적 인식 따위로 사람을 매장할 수 있다고는 법으로 정해지지 않았거든요.


이건 만연한 장르판의 문제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에 불과합니다.


다들 하는데 나만 왜? 이렇게 생각한거죠. 주변사람들도 똑같이 생각한거고.


원래 과실이 달콤한 들키지 않은 범죄는 날이 갈수록 대담해지기 마련입니다.



문피아는 여전히 대답하지 않을겁니다.


표절에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말의 근거가될 법률은 정의롭지 못하거든요.

구멍이 숭숭 뚫려있어서.


아, 왜 장르소설이 표절이 될 수 없는지 아십니까.


원작만큼 쓸 능력이 없어서인 경우가 절대다수거든요. 아류작 과잉생산의 시대입니다.

다 그 소설이 그 소설같은 이유죠. 그런데 걸면 걸리지가 않아요.



구무협의 시대에는 장르소설을 즐기지 않았지만, 그 이후로부터 한 십팔년쯤 된 것 같네요. 그동안 정말 많은 소설을 봤어요. 과거 대여점 시절엔 들어오는 모든 책을 봤거든요. 한권도 남김없이. 지금은 아니지만 말예요.


문피아가 시작함으로 인해서 굉장히 좋은 역할을 했었어요. 시장의 방향성을 잡아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그런데 너무 오랜기간 똑같은 사람, 똑같은 사람들, 그들과 맞는 사람들에 의해 지켜지다보니, 세태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길을 개척하던 사람이 어느순간 그저 걷기만 하고 있다면, 자신이 걷는 길이 어디까지 온 건지 잊을때가 종종 있습니다.




글을 쓰는 작가님네들. 변호사의 자문을 구하지 마세요.

그 행동을 했다는 것 자체가 이미 당신의 도덕적 해이를 증명하고, 표절의 증거로 남는 겁니다.



이번 일의 주인공이 쓴 소설을 몇가지 완결까지 구매했던 제게 자괴감이 드는군요.


이런 사람인줄도 모르고, 난 좋다고 하고 있었구나 하고.


어디까지 왔는지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문협이 제대로 기능하고 있다면, 이제 시장의 질서를 잡는데 목소리를 내야 할 때기도 하구요.


파이는 커졌습니다. 문피아는 매각되었다 할지라도 협회가 팔리지는 않잖아요?

애초의 정신대로라면, 이 장르판이 순문학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만들겠다는 포부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대로면 그 포부는 물거품이 될 뿐입니다. 누가 무슨 글을 쓰더라도 이 시장은 킬링타임용 양판소공장일 뿐이고, 개중 정말 뛰어난 한둘은 그저 그 자체로 하나의 소설로 대우받지 장르소설이라는 시장의 가치를 지키고 상승시키는 것엔 도움되지 않을거예요.



네, 어차피 볼 사람은 봅니다.

사람 굉장히 많잖아요.


그런데 이 시장, 결국 힘있는 사람 말 한마디에 흔들리는 시장 아닙니까.

모르쇠로 일관하면 결국 언젠가 필요에 의해 휘둘릴 연예인 가십거리와 다를바 없을겁니다.


괜히 웹툰이 메이저고 웹소설이 마이너 취급을 받는게 아니죠.



얼마전에 다른분이 올려주신 글에서는 중국소설을 배껴 한국에 파는 경우를 봤습니다.

한문협은 뭘 하나요. 일개 기업집단이 협회가 이끄는 장르소설계를 침범해서 똥물을 튀기고 있는데. 나서서 시정명령을 하건, 나머지 작가의 권익보호를 위해 힘쓰셔야죠.


‘현행법상 문제가 없다’로 끝나는것은 협회가 할 일이 아닙니다.


‘현행법상 문제가 없기 때문에 이와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러한 일을 하겠다.’

혹은

‘이러한 일을 했었다. 혹은 지금은 알려지면 반발에 부딪칠 뿐이니 그저 믿고 기다려 달라’


정도는 했어야죠. 문제가 없다. 혹은 처벌할 수 없다. 라고 공식적인 계정으로 답하게 되면 그 자체로 누군가들에겐 면죄부가 되는 겁니다.


문피아는 자신들의 가치를 전혀 모르나봅니다.


Comment ' 6

  • 작성자
    Lv.16 워터디
    작성일
    17.12.18 01:43
    No. 1

    많이 동감되는 내용이군요. 어떻게 보면 스스로 갈라파고스화 되는 걸지도 모를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찬성: 13 | 반대: 0

  • 작성자
    Lv.74 선비홍빈
    작성일
    17.12.18 01:50
    No. 2

    그게 문피아의 본질에 대해서 워낙에 캐치프레이즈가 거창하다보니 기대가 커서 생기는 문제가 아닐까 하고 생각하는 중입니다. 2년 전의 댓삭참사 때 실망이 커서 탈퇴하려다가 그것도 안 되어서 불량사용자로 등록해서라도 탈퇴시켜달라고 한 사람입니다. 그러고도 정보제공내역인가는 계속 오더군요. 그냥 구호는 무시하고 기대도 하지 마시고 생각나는 시간에 잠시 들렀다가는 정도로 생각하시면 편합니다. 이 곳은 뜻도 모를 장르문학의 발전을 위한 곳이 아니고요, 그냥 장사입니다. 거창한 구호는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이고요. 그러면 모든 것이 이해됩니다. 그리고 이것은 운영자의 신념?이라고 생각합니다.

    찬성: 10 | 반대: 1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7.12.18 01:54
    No. 3

    수익을 생각할 수밖에 없겠지만, 자정 운동이 일어나도 충분하지 않은가.
    그 정도 자격, 문피아 - 보다는 한문협에 있지 않냐고 하시는 말씀이신 듯...

    언젠가는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이제 벌어진 거겠죠.

    찬성: 6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74 선비홍빈
    작성일
    17.12.18 02:22
    No. 4

    자정운동이 많이 있었더랬죠. 물론 현재 청와대에 탄원하는 것보다는 훨씬 타당한 논리가 뒷받침되었었는데요. 결과는 이렇습니다. 토론마당이 활성화되어 있던 시절의 치열했던 논객들도 다 떠난지 오래고요. 이제는 쓰레기통이 되었죠. 뭐 바라던대로 된 것이겠지만요. 이런 일은 언제나 잇어왔고요. 앞으로도 이어질겁니다. 그리고 바뀌는 것은 없겠지요. 그런데 궁금한것이 있네요. 오백 억을 벌고도 뭔가 미진한건지 이면계약이 있는건지 말입니다. 명예가 더 중요한건가?

    찬성: 6 | 반대: 0

  • 작성자
    Lv.57 [탈퇴계정]
    작성일
    17.12.18 01:59
    No. 5

    이미 장사처로 변질한지 오래되지 않았나요?

    찬성: 13 | 반대: 0

  • 작성자
    Lv.87 사랑은없다
    작성일
    17.12.18 02:30
    No. 6

    정론입니다.

    찬성: 3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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