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제가 지금까지 가지고 있는 ‘판타지’ 라는 의미를 먼저 말하고자 합니다. ‘판타지’는 우리가 흔히 가지는 상식과 반대되는 새로운 무언가를 표현한 소설을 분류하기 위해 사용하는 단어라고 생각합니다. 흔히들 영상 매체로 접했던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같은게 그 예입니다. 혹은 이번에 나온 영화인 ‘신과 함께’ 도 판타지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런데 문피아는 언제부터인가 ‘판타지’ 라는 분류는 일관성 있는 ‘설정’을 이용해 만들어나가는 스토리라는게 당연시 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무언가 일관성 있는 그림을 죽 앞에 나열해서 보는 기분입니다.
그림들을 단독으로, 하나 하나씩 바라보게 된다면 나름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어느순간 그런 그림들이 많아지고 다같이 붙여서 나열되니 결국 같은 공통점을 가진 그림들이 되었고, 그림들이 가진 개성들이 일관적으로 보여서 개개인의 그림이 눈에 들어오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 예를 위해 한가지 나열해보겠습니다.
현대, 회귀, 부자, 과거 후회, 헌터, 사극에서 나올 것 같은 중2병 말투, 일관성 있는 악역, 일관성 있게 표현되는 여자들, 현대에 찌는 사람들의 적나라한 모습.
아실분은 알겠지만 현재 지금의 문피아에 나온 베스트 리스트를 떠올리며 생각나는 키워드입니다.
대분류가 ‘판타지’ 이면서도 소분류가 ‘판타지’ 이지만 이건 판타지라기 보단...그냥 일관성있게 정착된 소분류 ‘헌터’ 혹은 ‘현대’ 라는게 더 적합해 보입니다. 아니면 ‘회귀’ 라던지요.
더 가까운 예를 들자면 흔히 작품소개에 쓰시는 [회귀물][헌터물][현대][재벌] 있잖습니까 :) 그런 느낌을 떠올리면서 머리속에서 분류를 하게 됩니다.
예시가 좀 길어졌지만, 요점을 말하자면 지금의 문피아에서 ‘판타지’ 라는 단어를 쓰는 모습이 전혀 안어울린다는 겁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판타지’ 는 이렇게 속세에 찌들고 한없이 과거를 후회만 해서 되돌릴것만 생각하는 목표를 지향하지 않았었는데요.
아쉽습니다. 설령 세상이 힘들고 각박하더라도, 우리와 닮은 꼴을 가진 주인공이 아닌 우리와 다른 삶을 살아가지만 그 모습에서 무언가를 얻을 수 있는 판타지 소설이 참 좋았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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