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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좋은 새벽이네요.

작성자
Lv.52 사마택
작성
18.04.22 06:29
조회
295

안녕하세요.

요즘 날씨가 많이 좋아졌네요.

그래서 일까요?

새벽 커피가 참으로 달달합니다.

요즘 다들 많이 힘드시죠.

한세대 전 그러니깐, 쌍팔년도 때는

허허. 은행 이자가 20% 때였다네요.

천만원만 예금을 해도 일년에 이자가

이백만원 크윽.


쌍팔년도 때는 말이죠. 엄청난 재능 없이도

무엇 하나라도 노력해서 배워두면요.

먹고 살던 때였데요.

제조사나, 건설사에서 제품을 만들면요.

제품이 다 완성 되지도 않았는데 미리 트럭이

시동 걸고 대기하다가 그냥 가지고 갔데요.

우리나라가 기회에 땅이었어요.

저희 아버지는 생맥주 시대입니다.

386세대죠.

저희 아버지는 중학교때 취미로 통기타를 배웠어요.

그리고 고등학교때 본격적으로 학교 밴드에 들어가서 배웠는데요.

그런데 이 취미가 부를 안겨주었어요.

고등학교때 대학교나, 인근 고등학교 행사때 알바비를 두둑하게

받았데요.


그리고 졸업후 고고장에서 나이트로 넘어간 그 시점에서 밴드가

부족해서 여기저기에서 서로 데려갈려고 업자들끼리 싸우던 시절이었데요.

그래서 아버지께서는 그시절 웬만한 직장인의 몇배의 월 수익을 올리셨데요.

그게 종잣돈이 되어서 군 전역후에 라이브 카폐를 차렸죠.

결과는 대박이었어요. 냉정하게 말하자면

 아버지께서 남다른 사업가 기질이 있었던 것도 아니시고,

무언가 엄청난 비전을 꿈꾼 것도 아니었어요.

직장 생활에 만족하는 회사원들 보다는 약간 있다고 봐야죠.


아버지는 어려운 집안 막내로 태어나서 상고를 가셨고 대학 진학을 포기하셨거든요.

그 시절에는 학벌이나, 특출난 재능이 없이도 꿈과 노력.

남들과 비교했을때 무언가 하나라도 앞선 약간의 재능과 욕심이면 어렵지 않게 장사든, 사업이든지 해서 돈을 버는 시대였죠.


피크인 토요일 하루 매상이 수백만원었데요. 팔십년대인데.

하지만. 몇년만 재미봤고 나중엔 장사를 접었데요.

주병진이라는 유명 개그맨이 제임스 딘을 오픈했어요. 평수가 백평이었고.

잘나가는 연예인이라는 간판과 최신식 시설. 라이브 카페의 빅뱅이었죠.

주병진은 그것을 종잣돈 삼아 훗날 아주 큰 팬티 회사 대표가 되죠.

아버지께서는 이대로는 안되겠다 접자, 하시고 접었어요. 그쯤에 저희 아버지께서는

잠실에 아파트 두채를 가지고 있었다네요.(그걸 지금껏 쥐고 있었어야 했는데... ㅜ.ㅜ)

크게 아쉽지는 않았데요.


저희 아버지는 음악 뿐만이 아니라 운동에도 취미가 있었어요.

제가 알기론 중학교때 까지는 태권도를 하셨고 성인이 된 이후 헬스를 꾸준히 했어요.

근데 이 취미가 아빠를 성공하게 만들었어요.

이번에는 취직을 하셨는데 그게 헬스 기구 회사였어요.

그때는 여러 헬스장도 붐이 막 일어나던 시기였거든요.

그시절에는 대놓고 인맥 사회고, 동호회적 인식이 강했던 시절이라.

아버지께서는 처음 출발은 아는 관장이나, 코치들이 연결한 지인 소개영업으로 세일즈를 하셨어요.

양복 상의 탈의 후, 직접 기구를 사용하면서 영업을 하셨죠.

저희 아버지께서 영업의 귀재라기 보다는, 다른 경쟁자 보다는 유리한 고지에서 시작하셨죠.

헬스로 통해 만든 몸과 자연스레 습득한 지식, 거기서 만든 인맥으로 이룩한거죠.

그래서 이십대에 최연소 영업 관리 부장이 되셨어요.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죠.


황금기인 쌍팔년도 끝에 다다르자, 하시는 사업마다 실패하고 배신당하시고.

아버지는 늘 재기를 꿈꾸었지만 잘 안되었죠.

그 시절에는 저희 아버지 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성공했지요.

아버지께서 말씀하시길. 동창들 중에 성적이 하위권인 친구들이 남대문이니, 동대문가서 몇년간 막일하다가 거기서 모은 돈과 인맥으로 물건과 자리를 받아서 청바지 골라골라로 엄청나게 큰 부를 쌓았데요.


아버지께서 사업가 체질이어서 그동안 성공하셔다기 보다는, 워낙 호황기라 그런거죠.

취미만 잘 활용해도 성공할 수 있던 시절이니.

거품빠지니까는 현실이 다가온거죠. 아버지는 장사니, 사업가 체질이 아니었던거죠.


그 후에도 아버지 특유의 성실함과 열정으로 힘차게 사셔서 재기의 기회가 몇번이나

왔지만 최소한의 자금이 없었죠.

몇가지 예로 imf 이후 아버지께서는 강남에서 경차로 야식을 배달을 하셨는데, 그 야식집이 장사가 엄청 잘되었데요. 사장이 더 큰 사업하겠다고 아버지께 권리금 500(그 안에는 매달 홍보비로 쓴 돈 포함한 금액임 즉 거진 거저임)만원에 넘겨준다고 했어요. 하지만 그 단돈 오백만원이 없어서 ㅜ.ㅜ


제안을 하신 사장님이 말은 안했지만, 표정으로 ‘단돈 오백이 없다니?’ 엄청 놀랬데요.

결국 다른 사람에게 제값(수천만원) 받고 넘겼어요. 인건비 문제로 가족경영을 한다고 해서 아버지는 직장을 잃었죠.

 ㅜ.ㅜ 들어보니까는 그 사람은 그걸 밑천으로 돈 많이 벌었데요. 그래서 결혼도 하고... 현재 부유하고 행복하게 산다네요.


잘나가는 수학강사가 독서실을 세개나 갖고 있었죠. 그는 뛰어난 강사일진 몰라도 사업가로써는 꽝이었어요.

인수 할때 있던 원생들도 다 떨어져가고 적자였죠. 이대로가다간 권리금도 못받게 생겼죠. 세군대 보든 중고등 학교가 포진한 지역이라 인수할 때 권리금이 어마어마했데요.

저희 아버지가 독서실 월급 실장으로 들어가셔서. 그 특유의 성실함과 열정으로 윗츠에 있는 교회 악기와 장소를 무료로 빌려서 원생들에게 드럼이나, 기타를 무료로 가르쳐 주었어요. 성적 올려서 부모님 허락한다는 조건으로. 원생들끼리 미팅도 주선했고요. 원생들 부모님들과도 가끔 술도 한잔 하시고 그랬데요.


그것을 본 수학강사 놈이 사실 독서실 두개가 더 있소. 이 세개를 정리하고 경기도 신도시에 대형 입시학원을 낼 생각이오. 문제는 원생이 팍 줄어서 권리금이 똥값이라. 제값 수준이라도 받을수 있게만 해주시면. 나와 함께 대형 입시 학원으로 같이 돈좀 법시다. 기본급 오백에 인세티브도 따로 주겠소.


아버지는 그 약속을 믿고 학원강사놈이 인수한 권리금보다 약간 더 높게 되팔아주었어요. 그랬더니, 그학원강사놈이 미국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지 차제를 데려다가 아버지가 앉아야 될 자리를 주고, 수고비로 아버지께 삼백만원인가? 그정도 쥐어주고 내쫒은거에요.


그러고 나서 몇개월 후에 염치도 없는 학원강사놈이 아버지를 다시 찾았어요. 학원 경영이 맛이 갔데요. 아버지에게 일전에 제시한 월급과 인세티브 보다도 더주고 업무용 준중형 세단 한대도 뽑아준다고 했어요.

하지만.

우리 아버지께서는 네 알겠습니다, 대신에 온갖 육두문자를 다 퍼붓고 전화를 쾅! 끊었어요.


저희 아버지께서는 특유의 성실함과 열정이 있으시지만. 성격이 불같습니다. 자존심이 쎄고, 자기만의 고집도 있으시죠. 그리고 사람을 좋아해서 잘 믿으시죠.

사업가가 가져야 할 덕목은 아닙니다.

쌍팔년도 때야, 워낙 호황이라 위에서 말한 덕목이 없이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었던 거죠.


절대로 아버지를 비난이나, 깍아내릴려는 취지로 말한 건 절대 아니니. 행여 오해하지마세요.

저도 이 글을 읽는 님들처럼 아버지를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요즘은 재능있는, 그러니깐. 바다에서 나고 자란 용들도 비집고 들어가기 힘든 헬조선이잖아요.

사업을 하시는 형님이 최근에 저에게 자기 친구 밑에서 장사 배워 볼래? 권유를 했어요. 제가 백수 생활이 길어지니, 자연스레 눈에 힘이 없고 어깨가 움츠러드니깐 보다 못한 형님의 권유였죠.


“야, 괜찮아. 너는 형들이 있잖아.”


형님의 말씀에 따르면, 그 친구분은 성공은 하고 싶은데, 월급쟁이로는 입에 풀칠 겨우할 수준이고. 그렇다고 장사니, 사업을 하자니 돈은 없고. 그래서 돈이 별로 안들거나 무자본으로 개인 사업을 할 수 있는 일을 막 찾았데요.

그때 많은 친구들이 왜 미련한 짓을 하냐? 돈 없는데 어떻게 사업을 하니, 그런게 어디있어. 걍 직장이나 다녀라? 회사 밖에 나서는 순간 한여름에도 얼어죽어.

하면서 말렸데요.


결국에는 자본금이 없이도 할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을 찾아서 성공했데요.

휴계소 가게들은 위탁경영으로 운영한다네요. 그래서 거진 무일푼으로

자그만한 업장 하나 받아서 지금은 몇개씩 운영하고 자기 형제들에게도

하나씩 넘겨서 사장님으로 만들었데요.


그 형님 말씀의 요지는 나보고 자기 친구 밑에서 몇개월 배워서 익힌 다음

그쪽 인맥 통해서 위탁경영으로 종잣돈 만들어서 내 친구처럼 성공해봐라인데.

고민하고, 고민했지만.

도리도리.


현실적인 문제죠.

저는 제 자신을 잘 압니다. 저는 한시절이지만 성공하신 제 아버지보다도 사업감각이 없고, 성실함과 열정도 부족합니다.

한참 못 미쳐요. 잘할 자신이 없어요.

괜히 소개해준 형님 체면만 깍일까 두려워요. 제안을 받았을 때 이런 생각이 먼저 떠올릴 정도면 애초에 그른거죠.


ㅠ..ㅠ 월급봉투 받고 싶어.

취미로 가끔씩 소설이나 쓰게.

이게 내가 가야할 히스토리.


똥배는 나오는데.

어깨는 처지고

눈에는 힘이 없구나.












Comment ' 7

  • 작성자
    Personacon 가상화폐
    작성일
    18.04.22 06:30
    No. 1

    흠... 힘내세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52 사마택
    작성일
    18.04.22 07:54
    No. 2

    좋은 아침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5 흰색코트
    작성일
    18.04.22 08:09
    No. 3

    똥배는 나오는데
    어깨는 쳐지고
    눈에는 힘이 없구나.
    해야 한다, 해야지, 하는데.
    바쁜 일상에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고.
    열흘에 한번, 글 앞에 앉을까말까.
    그렇게 몇천자 쓰고 나니
    내 글 구리다.
    그렇게 오늘도 냉장고를 열어
    맥주 한 캔을 들고 티비를 본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52 사마택
    작성일
    18.04.22 10:49
    No. 4

    헐 이 긴글을 다 읽었습니까?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55 흰색코트
    작성일
    18.04.22 11:51
    No. 5

    할일도 없는데 그렇게 됬네요 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2 th******
    작성일
    18.04.22 17:26
    No. 6

    글쓴님 아버님도 대단하시네요. 어쨌든 한시대를 열심히 사신 부모님 세대.... 지금 가진 것은 없어도 열심히 살아내신 그 시대의 많은 부모님들..
    글쓴님 글을 읽으니 여러가지 생각이 참 많아지네요...
    돌아가신 아버님 생각도 나고, 살아 계신 어머님께 불효하는 제 모습도 생각나고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5 흔들릴때한잔
    작성일
    18.04.22 19:31
    No. 7

    그시대는 사회구조상 흙수저도 성공할수 있었지만

    지금 시대는 은수저도 금수저 되기 힘든 상황이라더군요

    서글픈 현실입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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