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들이 고심하고 고뇌해서 다양한 인간군상들을 그려내면,
독자들은 인물간의 관계가 복잡하다며 짜증을 냅니다.
실제 사람은 단편적인 면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복합적인 면을 가지고 있죠.
선량한 사람도 갑자기 잔인해질 수 있고,
잔인한 사람도 어느 순간에는 더없이 선량할 수 있듯이 말이죠.
그리고 이런 사람의 다양성을 보여주려면 그에 상응하는 이야기가 필요합니다.
즉,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서 등장인물들의 입체적인 모습을 보여주는거죠.
근데 이렇게 쓰여진 글은 상당 수의 독자들에게 ‘고구마’ 라는 소리를 듣죠.
그리고 뭐가 이렇게 질질 끄냐, 답답하다, 이러려고 소설 보냐, 이런 말들.
흔하죠?
물론 그렇지 않은 독자들도 있습니다만, 이런 분들이 일부에 불과하죠.
물론 요즘 삶이 팍팍하니까 소설은 시원시원하고 대리만족 할 수 있고,
현실과는 다른, 그런 내용을 보고 싶어하는 것도 일정부분 이해는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런 태도와 수준이 옳은 것은 아니죠.
그런 독자들이 댓글로 항의하고 징징 거려서 작가분이 구상하던 글이 자꾸 단조로워지고 풍부한 에피소드나 묘사들이 생략되면서 글이 다 천편일률적으로 변하죠.
훌륭한 작가가 훌륭한 작품을 집필하기 위해서는,
그 가치를 인정해주고 즐길 줄 아는 훌륭한 독자층이 필요합니다.
근데 자신의 현실의 어려움을 소설에 투영해서 현실도피성 대리만족을 느끼려는 태도로 인해 작가와 작품이 망가지고 있죠.
물론 그런 태도에 맞게 이야기를 잘 구성해서 상업성과 작품성 둘 다 잡는 작가도 있긴 합니다만, 상업성을 만족하려면 필연적으로 스토리가 비슷비슷하게 구성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죠.
결국 독자들이 얼마나 수준이 있느냐에 따라서 장르문학 작품들의 수준도 결정되는 것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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