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그 부분은 사실 1차 플랫폼의 태생적 한계 때문입니다.
누구나 도전해서 꿈을 키워 작가들을 많이 만들어야 하니까요.
그 와중에 미숙한 이들도 필연적으로 나옵니다.
그럼에도 사실 난립은 구조적으로 어렵습니다.
독자님들의 눈높이가 있으시기에 선호작 하나 받기도 아주 까다롭습니다.
아무도 읽어주지 않는 글을 외롭게 쓰는 일을 몇 개월에서 년 단위로 하다보면요.
슬슬 정신이 붕괴되기 시작합니다.
창작 능력과 자질은 그런 차가운 시장의 반응에 어떻게 반응 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절필을 선택하는 방법도 있겠으나 가장 좋은 것은 역시 글을 계속 쓰는 거죠.
욕을 먹더라도 지적을 당 하더라도 꾹 참고 자질과 능력을 키우기 위해 쓰고 또 쓰는 겁니다.
누구나 초보자 시절은 있는 것이고 무시 당 하던 시절은 있기 마련입니다.
저도 문피아 오기 전 썼던 과거 출간작들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합니다.
'참으로 뻔뻔 했구나.'
어떻게 이따위 글을 시장에 내 놓을 수 있지?
하지만 이런 사정은 지금도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4질의 출간작을 가진 작가이지만 저는 제 글이 아직도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독자님들은 오죽 하시겠어요.
하지만 그래도 써야죠.
요즘은 그런 생각이 듭니다.
진정한 작가는 무엇으로 정의 되는가.
읽을 만한 글을 쓰는 작가만 작가일까?
쉽게 오를 수 없는 수준을 보며 그곳에 도달하기 위해
읽고 생각하고 쓰는 일을 무한대로 참아내는 일을 하는 사람이 작가 아닐까?
그렇게 발전하고 좋은 글로 독자님들의 속을 시원하게 만들어 주는 일.
아마 모든 작가들의 소원이 아닐까 싶습니다.
서두에 언급했듯이 독자의 취향에 끌려다닐 수 밖에 없는 글쓴이의 고민은 이해해요.
하지만, 사이다식 전개를 위해서 어쩔 수 없었다,로 양해를 구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보거든요. 애초에 일어날 수 없는 전개가, 우리는 그걸 막장전개라고하죠, 불편하다는거죠.
독자가 사이다를 원한다고 사이다를 위한 억지전개가 이뤄지면 안되죠. 독자가 사이다를 원하기 때문에 사이다를 쓰려면, 합리적인 전개를 통해서 사이다로 이끌어나가야죠.
우리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자구요.
내가 소유한 변두리 3층짜리 건물에 어느날 투자기업이 세들어왔는데, 6개월만에 투자수익이 1000조원이래요. 세입자 돈 뜯어먹고싶어서 갑질할 수 있을것 같아요? 신생투자사가 6개월만에 1000조원을 버는 스토리는 판타지에서 허용 가능한 상상력의 산물이죠. 하지만 아무리 우리가 무한한 상상력을 다루고있다고해도 기본적으로 “인간”을 다루고 있잖아요. 인간의 본질까지 상상력으로 이리저리 비틀면 안되죠.
겨울에핀꽃 님이 말씀하셨듯 얼굴에 칼빵난 근육질 거구 깡패가 사시미칼을 들고 초등학교에서어슬렁거리면 어떤 초등학생도 시비를 걸지 않습니다. 근데 그런 상황이라면 아무 갈등도 없게 될거고, 갈등 없는 소설은 그대로 끝이 나겠죠.
그런 상황에서 초딩들이 깡패에게 '현실성과 개연성 있게' 갈등을 만들어주고 싶으면 상당히 많은 밑밥을 깔고 머리를 써야하는데 하루에 5000씩 쓰면서 그렇게 하긴 어려울 뿐더러 2~4화 만에 기승전결을 우겨넣기도 어렵습니다. 만약 성공했다 치면? 길어야 4화 연재 후 해당 챕터의 기승전결이 끝날테니 또 그런 걸 만들어내야겠죠.
최소한 일주일에 한 번씩 그런 걸 짜내야한다는 것인데 그게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저도 개연성 말도 안 되는 깽판식 전개 싫어하고 그게 좋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만 작가들이 처한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는겁니다. 작가들이 'ㅎㅎ어차피 매일 5000자만 대충 쓰면 되지'하는 것도 문제지만 작가들의 결과물이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무조건 노오오력탓으로 모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작가가 그런 합리화를 해도 된다고 한 적도 없고 그게 괜찮다고 한 적도 없습니다. 작가가 그런 마인드를 가져선 안 되는 것과 별개로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걸 이야기하던 것이고, 그런 현실적인 어려움을 무시해봐야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는 걸 말한거죠.
그런 설명을 '그런 마인드로 작가 지칭하면 안 됨'이라고 일축해놓고 본인 보고 싶은 부분만 보시면 무슨 진전이 있나요? 전 겨울에핀꽃 님이 이 문제에 대해 제대로 논의하고 해결책을 나누고 싶어하시는 줄 알고 그런 설명을 한 겁니다. 현실적인 문제를 알아야 뭔가 같이 고민할 거리가 생길테니까요.
이제보니 그게 아니었나보네요. 진짜 그냥 불평글이었군요.
비밀 댓글입니다.
Comment ' 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