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은 모르지만 지민혁이란 어린 배우가 둥지탈출에 출연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친구의 아버지가 그의 방에 CCTV를 설치해두는 모습에서 경악을 금치 못했다.
프라이버시에 대해 전에도 여러번 언급했지만 개인의 사생활 정도로 여기고 마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인데, 본래는 자신이 주인이 되는 일정한 영역, 공간을 말한다. 그래서 가장 사적인 공간이 바로 자신이 거주하는 방인 것.
마그나카르타로 대변되는 자유의 보장 중 핵심 중 하나가 프라이버시가 아닐까. 이것은 우리가 현대사회를 살고 있는 이상 무너뜨릴 수 없는 원칙이랄 수 있는데, 미성년 자녀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일전에 이슬람에 대해 비판한 글의 요즘과도 맥이 닿아 있다. 즉, 종교적 이유를 탓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타인에게 강제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는 문제이며, 인권 및 프라이버시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자녀나 제자에게 체벌을 해선 안되는 절대적 이유를 우리는 머리로만 알았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단순한 소식을 듣고 마는 것이 아니라 생각에 변화가 찾아오는데는 꽤나 여러해가 필요했다. 그리고 이젠 체벌에 대한 논란은 많지 않게 되었다.
자녀에게 허용되는 간섭에 대해서는 문화권에 따라 의견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청소년시기의 자녀 방에 CCTV를 설치하고 지속적으로 모티터링하고 감시 한다는 것은 상식 밖 정도가 아니라 그 이상의 조치가 필요한 일이 아닌가 싶다.
이걸 좋다고 방영한 방송국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도데체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녀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특히 아직 젊은 아빠임에도 구태에 머물러 있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중요한 일을 앞두고 전날 친구들을 방에 불러모아 놀았던 전력이 있기 때문에 CCTV를 설치 할 수 밖에 없었다....모든 일엔 이유가 있고 얼핏 듣게 되면 정당해 보일 수 있는 발언이지만 그 위에 존재하는 현대사회의 근간이랄 수 있는 개인의 천부적 권리를 침해할 명분이 되지는 못한다.
고삐를 당길것만이 아니라 적절히 풀어줄줄도 알아야 하는데, 중년의 아버지는 그것을 여태 모르고 있었다.
당연하게도 앞으로 우리사회는 점점 개인의 사생활에 대해 존중하는 시각을 갖게 될 것이다. 그 속도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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