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체르노빌 사태를 TV로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인류역사상 한번도 겪어 본 적 없는 인재였던 이 사건은 이후 오랬동안 기억에서 잊혀졌습니다. 소련이 붕괴된 이후에도 관련 뉴스는 제대로 나온 적이 없었습니다.
미드 체르노빌에는 그간의 모든 과정이 매우 디테일하게 다뤄집니다.
거짓으로 진실을 덮으려는 자들로 인해 무고한 인명이 너무나 많이 죽어나갔습니다.
체르노빌 원전의 책임자들은 사태초기 진실을 덮기 위해 발악을 합니다. 골든타임을 모두 놓치고 핵과학자 레가소프와 슈체르비나 장관에 의해 사태수습을 하게 되지만 이 과정에서 많은 무고한 희생자들이 계속해서 발생하며 어렵게 사태를 진화해 나가지만 거짓으로 진실을 덮으려는 시도는 끊임없이 이어집니다.
감명 깊었던 장면은 두가지였습니다.
첫째는 보리스 슈체르비나 장관이 원전안으로 진입해 밸브를 열어야 하는 임무에 나설 사람을 뽑고자 했을 때 자진한 세명의 작업자.
“해야만 하니 하는 것이네. 다른 누구도 못하니 하는 것이고, 하지 않으면 수백만이 죽게 되네.”
“모든 세대는 자기 몫의 고통을 알아야 하네.”
죽을 확률이 높은 곳에 가는 세 사람이 담담히 자기 이름을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날 때...찡 하는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둘째는 레가소프가 마지막 법정에 하는 말입니다.
“우리는 진실이 불쾌할 때 진실을 잊을 때까지 거짓을 반복합니다.”
“우리의 모든 거짓은 진실에게 빚을 집니다. 언젠가 그 빚은 갚게 됩니다.”
“RBMK 반응로는 그렇게 폭발하는 것입니다.”
체르노빌을 본 거의 모든 사람은 후쿠시마를 떠올릴 것 같습니다. 당시 체르노빌에는 레가소프와 수십의 양심적 과학자들을 지원하는 슈츠르비나 장관이 있었지만 후쿠시마 때는 없었고 여전히 시멘트로 덮기 전의 체르노빌과 같은 상태에 머물러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강력 추천드립니다.
Comment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