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아니요, 죄송합니다만 이건 안됩니다.
능력자 배틀물을 쓰신다면, 당연히 '능력'이 나와야합니다. 즉 주인공이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고, 그 능력을 어디에/어떻게/왜 쓰느냐를 정해야 능력자 배틀물이 됩니다.
극단적으로 말해 누구나 원피스? 하면 고무고무, 나루토? 하면 사륜안 블리치? 하면 만해 대답이 착착 나오지요.
그런데 숫자가 몇이 차고 몇가지 보상이 있고 이런건 능력자 배틀물과 하등 상관없는 '있으나 마나 한 설정놀음'에 불과합니다.
신체 일부분에 숫자가 떠오른다. 이건 시각적 이미지입니다. 즉 매체가 만화라면 괜찮은 아이디어겠지만-모험왕 비트가 이걸 써먹었죠- 소설이라면 그닥 대단한 아이디어가 아닙니다. 어짜피 소설을 '읽는' 독자에겐 숫자가 아니라 이마에 바코드로 찍든, 마일리지 카드로 적립하든, 이메일로 발송하든 별 차이를 못느낍니다.
아니면 반대로 이런 접근법은 있을 수 있죠.
신체 부위에 숫자가 있기 '때문에' 싸우는 사람들..... 아마 많은 분들이 직감적으로 떠올리셨을 텐데, 이건 바로 런닝맨이죠. 이름표 떼기. ㅎㅎ
그럼 이건 더이상 능력자 배틀물일 수가 없습니다. 이야기의 핵심이 능력이 아닌 숫자로 옮겨가는 거니까요. 능력 때문에 싸우는 사람과 숫자 때문에 싸우는 사람은 아예 차원이 다른 이야기입니다.
또한 이런 경우라면 세가지 보상 자체가 턱도 없이 약합니다. 금전적 보상이야 너무 뻔하지만 그래도 약간 설득력이 있는데..... 랜덤 보상에 끌릴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백번 양보해서 런닝맨처럼 웃고 즐기는 게임이라면 상관없는데, 만약 프레데터나 에얼리언 같은 놈이 내 목을 따겠다고 덤비는 상황이라면? 그게 뭔지는 모르겠는데 하여간 보상이 있다니까 일단 싸우고 본다..... 세상에 이런 바보천치는 없죠.
이걸 무협풍으로 살짝 바꾸면 이렇습니다.
황제 혹은 천하제일거상 어느 쪽이든 상관없는데, 하여간 이 치가 몹시 따분한 나머지 고수들을 모아다가 한바탕 싸움을 붙입니다.
당금 고수의 서열을 100위까지 매기고, 거하게 돈지랄 한번 해서 온갖 비급과 기보와 영약을 끌어모으고 포상으로 내겁니다. 이들끼리 싸워서 한 사람 죽일 때마다 소정의 포상을 지급. 최후의 생존자 일인은 천금 혹은 원하는 템 하나를 지급.
.....이겁니다. 근데 이걸로 무슨 글을 쓸까요? 설정은 있지만 이야기가 없습니다. 원피스로 말하자면 '세상은 바야흐로 대해적시대' 이정도 문구밖에 안되는 겁니다. 육하원칙 가운데 '누가'조차 없어요. ;;;;
너무 설정에 집착하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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