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 위에 선 투수의 오른팔이 날카로운 손톱이 달린 세 손가락과 비늘투성이인 것은 이제 보기 드문 풍경이 아니다.
던진 공에 파이어볼을 더한 기상천외한 불타는 마구가 등장해, 리그가 중단되고, 진통 끝에 파이어볼 마구가 금지투구로 진정된 것이 불과 작년이다.
이제 더 이상 도핑은 금지약물 투여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이 새발이 피로 취급될 만큼 더 엄청난 도핑 기술들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마법, 초능력, 강신...
이제 우리는 도핑의 본질적 의미와 왜 도핑을 금지시켰는지 근원적인 질문을 다시 던져볼 시점에 와있는지도 모른다.
혹자는 로봇이 마운드에서 200km의 강속구를 던지는 것보다는 마법사인 인간, 혹은 초능력자인 인간이 마구를 던지는 것이 더 낫지 않느냐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모든 문제가 그렇듯, 정도가 문제인 것이다. 과연 어느 정도가 타당하고 받아들여질만한 것인가?
타석에 선 타자가 마신을 강신시켜 홈런을 치는 것은 어쩌면 프로야구의 흥행과 관중들의 재미를 위해서는 나쁜 일이 아닐지 모른다.
그러나 그 타자가 자칫 폭주라도 하게 된다면?
우리는 야구의 붕괴가 아닌, 야구장의 붕괴를 목격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동시에
이것은 되고, 저것은 안 되고. 그런 규정이나 제한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
그래서 새삼스럽게 다시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과연 도핑은 무엇이며, 어디까지가 금지되어야할 도핑이고, 우리는 왜 도핑을 규제해야하는 것일까?
어제 키메라화의 부작용으로 온몸이 괴수화된 투수의 사건을 보면서 문득 다시 떠올려보는 질문이다. 스포츠계의 신종 도핑들 과연 이대로 좋은 것일까?
* 글들 찾다가 온갖 도핑? 들이 범람하는 스포츠 소설 현황을 보면서 우스개 소리로 써본 내용입니다. 진지 글 아니니 진지하게 받아주시면 곤란할 듯...
다음에는 회귀 패러독스와 스포츠 기록의 공정성에 대한 고찰로 글을 써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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