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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갑옷과 총, 그 애증의 골짜기.

작성자
Lv.11 게르의주인
작성
19.09.11 21:26
조회
157


핸드캐논이 아랍군대으로부터 십자군에게 소개된 이래


이 원시적인 총은 수많은 전장을 거치면서 아퀘버스와 머스켓으로 발전합니다.


수도권 아파트 한채 값의 갑옷으로 온몸을 두르고 수십년에 걸쳐서 전쟁 기술을 갈고 닦은 기사가


단 한달 훈련받은 농민이 쏜 화승총 한방으로 죽을 수 있는 전장이 된 겁니다.


아아...너도 한방 나도 한방 공평하게 그 한방으로 예수님 제1 제자와 면담 확정...


대부분의 분들은 화승총이 현대의 총보다 위력이 약하다고 착각하는데..


놀랍게도 화승총(30년 전쟁 기준)의 에너지는 1700줄(J)에 달하고 현대 M16A1의 경우 1200줄에서 1400줄에 불과합니다. 옛날 총이 더 위력적이었죠.


그렇게 전장의 주역이 기병에서 보병으로 바뀌지만 여전히 지휘관은 귀족이었고 중요한 자신의 신체를 총알로부터 보호할 방법을 강구합니다.


월남전 당시 적군이 숨어 있던 대나무 숲으로 일제 사격을 했는데 적은 총격 받는 와중에도 유유히 빠져 나갔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대나무는 총알을 쉽게 튕겨 냅니다. 대나무가 강철처럼 단단해서가 아닙니다. 둥근 면과 총알이 만나면 쉽게 뚫지 못하고 튕겨져 나갑니다.


근대에 갑옷 장인들도 그 점에 주목한 것 같습니다.


30년 전쟁 이후 이탈리아 갑옷 마에스터 작품을 보면 총이 없던 중세의 평평한 갑옷과 달리 둥그런 물방울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이는 이전부터 있었던 석궁의 볼트(이런 흉악한 물건은 금지해야 한다고 왕족과 귀족들이 교황에게 탄원했던 그 놈)를 튕겨내기 위해 꾸준히 발달한 디자인으로 이제는 총탄을 튕겨내는 형태로 발달한 거죠.

전체적으로 물방울 형태 뿐만 아니라 세로로 줄무늬를 넣어서 총탄이 더 잘 튕겨지도록 만들었죠.


즉 소재의 한계(강철의 한계)를 디자인과 아이디어로 극복한 겁니다.


PBS 다큐멘터리를 보니 총알까지 튕겨내는 먼치킨 갑옷은 주문 제작으로, 왕족과 아주 부유한 귀족들이 아니면 주문조차 받지 않았다고 합니다. 게다가 명망이 없으면 아무리 돈을 많이 준다고 해도 제작자가 거절했다고 하네요.


총기 이전 시대의 갑옷과 총기 이후 갑옷입니다. 두 사진을 잘 관찰해보세요.다운로드.jpg




depositphotos_209075734-stock-photo-munich-jul-2018-medieval-knight.jpg


Comment ' 8

  • 작성자
    Lv.27 아라운
    작성일
    19.09.11 22:37
    No. 1

    세로로 줄무늬 넣게 된 것은 처음 알게 되었네요 ㄷㄷ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7 아라운
    작성일
    19.09.11 22:38
    No. 2

    그냥 바리에이션의 일종이라 생각했었는데...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1 게르의주인
    작성일
    19.09.12 09:03
    No. 3

    세로 줄무늬는 사실 화살촉이나 상대방의 칼끝을 튕겨내려는 용도였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이게 총알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갑옷 제작자들이 적극 사용한 사례입니다.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16 단조강철
    작성일
    19.09.11 23:19
    No. 4

    신기한 지식 감사합니다.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1 게르의주인
    작성일
    19.09.12 09:03
    No. 5

    감사합니다...하지만 제 글에도 여럿 헛점이 보이니 감안해서 받아들이십시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1 치킨살해범
    작성일
    19.09.12 01:31
    No. 6

    머스킷의 화력은 강력하긴 했지만 단점도 참 많았습니다.

    일단 잘 훈련된 전열 보병의 분당 사격은 1분 3회가 최대치였고, 안개가 짙거나 비가 와서 화약 접시가 젖는 순간 전투는 착검 후 찌르기 대결이 되어버렸죠.
    상황이 급하다고 꼬질대 내부 청소 생략하고 막 쏴재끼면 10발쯤 쏘면 총이 막혀버리기 일쑤고, 총 자체의 내구력도 매우 나빴습니다.
    1800년대까지만해도 기병 돌격이 여전히 유효한 전략이었던 이유가 이런 머스킷의 기술적 한계 때문이기도 합니다. 일제 사격 이후 빈틈은 머스킷으로는 해결이 안되는 부분이니까요.

    물론 탄피와 탄창이라는 물건이 탄생하고 머스킷이 자동 소총으로 진화하는 1차대전 시점부터 근대 이전의 갑옷이나 기병, 3줄 라인 배틀은 모두 쓰레기가 되고 본격적인 참호전의 시대가 열렸죠.

    찬성: 2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1 게르의주인
    작성일
    19.09.12 09:22
    No. 7

    예, 당연히 모든 무기들은 제각각 단점이 있죠.
    레판토 해전 당시의 화승총은 명중률도 엉망이고 신뢰성도 엉망이라서 아주 가까운 거리, 당시 교전교리에 따르면 "적의 숨결이 느껴질만한 거리"에서 발사하라고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많은 단점에도 화승총이 전장에서 꾸역꾸역 사용되고 드디어 주인공까지 된 이유는 그 단점들을 커버할 확실한 한방 덕분입니다.
    그리고 나폴레옹 전쟁 당시에 영국군 베테랑 병사는 분당 8회까지 발사가 가능했습니다. 이건 활강총의 경우이고 동시대의 강선총 즉 라이플은 총열과 총알이 잘 맞물리도록 해야 했기 때문에 1분에 2발 쏘기도 힘들었죠. 두 총을 잘 구분해야 합니다.
    그리고 전열보병 시대에 병사들이 총 두방 쏘면 많이 쏘는 겁니다.
    당시 전술이 일렬로 총 쏘고 일제 돌격하는 것이니...
    총열이 막히는 걱정은 별로 안했죠. 총열 막히는 것은 총기가 없던 식민지 원주민들 상대로 싸울 때나...쿨럭...
    그리고 나폴레옹 전쟁 당시에 이미 기병은 그 수명이 끝나가고 있었습니다.
    총기가 메치락에서 플린트락으로 발전하는 순간 이미 기병은 전장에서 뒤처리나 하는 청소부로 전락했습니다.
    기병 돌격에 대해 이미 전열 보병 지휘관들이 고슴도치 방진으로 방어하면서 무용지물이 되었죠. 이건 워털루 전투에서 프랑스 기병의 장엄하면서도 멍청한 마지막 대돌격으로 입증되었죠.

    총기가 등장하고 얼마 안되어서 스페인에서 테르시오 전법이 나오면서 사실 상 기병은 그때부터 그 슬픈 운명을 .....

    사실 총기가 등장하고나서 유럽 전장은 엄청나게 다양한 전술적 실험들이 벌어집니다.
    스페인 왕위 계승 전쟁, 30년 전쟁, 7년 전쟁, 나폴레옹 전쟁, 보불 전쟁.....끝도 없습니다.
    창병 속에 총병을 숨기는 실험.
    기병에게 총을 주는 실험.
    기병에게 총을 주는데 적과 조우하면 하마해서 총 쏘고 되돌아오는 실험.
    온갖 다양한 실험들 속에서 우리가 아는 나폴레옹 시대의 전열보병 전법이 나온 겁니다.
    옛날 사람들도 엄청 똑똑한 사람들이었어요..

    그리고 날씨 문제는 유럽 전선에서 딱히 문제가 되질 않았죠.

    비가 오거나 바람이 심한 날은 안싸웠거든요...ㅋㅋㅋㅋ

    왕들의 스포츠인 전쟁은 신사적이어야 했거든요..ㅋㅋㅋ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51 치킨살해범
    작성일
    19.09.13 00:23
    No. 8

    왕들의 스포츠 ㅎㅎ;

    그 시절에 장교 포로를 대접하는 것이나 뭐 그런 장면은 꽤 신사적이었죠. 포로를 수용한 마을에서 돈만 내면 뭐든지 다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거나, 대회전을 하기 전 장군끼리 서로 만나서 차 한잔 하고 헤어진 다음날 맞붙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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