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판타지 소설의 전반을 관통하는 주제가 있으면 독자의 공감과 몰입에 좀더 유리하지 않을까요?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스토리의 소설이 있다고 할게요.
<해리는 여행을 떠났다.
가는 도중 산적떼를 만났다.
산적떼와 싸워 이기고 목적지에 도착했다.>
이 소설에서 살을 붙여보자면,
해리의 가족이 영주의 횡포에 풍비박산하고 해리만 살아 남아 간신히 탈출하여 복수하고 부조리한 세상을 바꾸고 말겠다는 목표를 다집니다.
그 과정에 시련이 닥치고 능력을 얻으며 성장해 나갑니다. 그리고 거대한 악의 집단과 조우하고 싸우기도 하지요.
이 소설의 주제는 복수와 부조리한 세상의 타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주제가 독자의 공감을 사고 흥미를 배가시키겠지요.
해리 포터 시리즈의 주제도 말씀하신대로 권선징악, 또는 세상을 거악으로부터 구하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주 보편적인 주제지만 아주 잘 먹히는 주제입니다.
그 외에도 주제는 영지 발전, 노블레스 오블리쥬, 이종족과의 공존 등 다양하게 설정할 수 있겠지요.
아무튼 판타지 소설도 매력적인 주제가 있으면 훨씬 유리하다는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으... 다 썼는데 로그인이 풀려서 글이 날라가 다시쓰네요. 오랜만에 길게 쓰려니까 문피아가 이런 사이트인걸 까먹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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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글이 무엇인가와 소설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찰이 있는 작가와 없는 작가의 글은 차이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글이란 자신의 생각을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매체이며 소설이란 자신의 생각을 우회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특히 갈등이라는 방법을 통해서 말이죠. 이때 생각을 전달하는 메세지는 크게 2가지로 나뉩니다. 교훈적 내용을 전달하면 교술적 가치, 갈등 자체와 그에 대한 작가나 인물의 생각을 전달하면 서정적 가치이죠. 제가 배울때 교수님은 소설을 세상(세계관)과 자아의 대립이라 말하며 세계관이 우의일 때 교술적, 자아가 우의일 때 서정적으로 구분하셨어요.
그리고 장르문학의 특성상 대중예술로서의 상업적 가치를 따르기에 재미나 감정같은 것들 또한 하나의 주제로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로 예를 들자면 메세지를 중시하는 것이 독립/예술 영화라 치면 헐리우드 액션의 블록버스터 영화같은 경우 즐거움, 매력적인 인물, 시원한 연출 같은 것을 주력으로 하는 상업적 영화가 있으니까요.
만약 메세지에만 소설이 치우쳐지거나 대놓고 보여준다면 그것은 수필이 되어버릴테고(루즈함, TMI), 필력과 액션묘사같은 재미에만 치중한다면 독자들이 읽을 때는 재미있게 읽겠지만 다 읽은 후에는 글이 작품이 아니라 작가의 기량을 보여주는 포트폴리오정도로 기억이 될 수 밖에 없겠죠.
그렇다면 좋은 소설이란 메세지와 재미가 잘 섞여있어야하는데 개인적으로는 그 표본으로 반지의 제왕을 뽑고싶습니다. 소설 자체만 보아도 선악의 대립, 인간의 탐욕이나 선악의 구분 같은 주제가 있지만 (작가가 기독교적 관점으로 썼다는 사실을 기반으로) 주제중심의 해석한다면 인간의 본성에 대해, 절대선(신적 존재)이 없는 세상에서 선과 악은 어떻게 구별할 수 있는가?, 선한 일을 하면 그들은 선한 사람인가? 같은 보다 깊은 질문과 주제를 던지죠.
결론적으로 저는 판타지 소설에서도 주제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주제가 정해지지 않고 소설이 시작된다면 끝이 없거나 끝만 있는 소설이 되어서 소설의 중심을 잡아줄 장치가 인물이나 큰 사건과도 같은 것(라노벨)이 될테고, 이는 짜임세와 역할에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주제가 명확하다면 어떤 세계관 속에서 주인공이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하며, 어떤 갈등을 맺어야하는지, 그 길에 필요한 조연은 누가 얼마만큼 있으면 좋을지를 정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겠죠. 적어도 직전화에 떡밥을 뿌리고 다음 화에 거둔다거나, 작중에 필요는 없는데 흥행을 위해서 그냥 집어넣다가 시간만 끌었다는 욕을 먹는 일은 줄어들거라 생각합니다.
혹시 이런 생각이 마음에 드신다면 유튜브에서 '튜나'라는 사람이 올린 안시성이나 신과함께2 영화리뷰를 한 번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시나리오중심의 작품을 소비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느낄지 객관적인 비판을 들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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