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스승님이 계십니까?
예전의 일입니다.
난생 처음 친구라는 이에게 뒤통수를 맞고 ㅆ을 입에 담을 정도로 화가 났었습니다.
정말로 속에서 덩어리 같은 게 부글부글 끓었습니다.
그런 상태로 지하철을 타고 가는데, 옆자리에 어떤 스님이 앉으셨습니다.
그리고 정말 신기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뭐랄까 타르 덩어리처럼 부글부글 끓던 마음이 서서히 가라앉으면서 맑은 물처럼 변해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변화가 옆자리에 계신 스님 덕분이라는 걸 확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 관심사는 친구였던 이에 대한 원망에서 옆자리 스님에게로 옮겨 갔습니다.
어떤 분이시지?
이게 말로만 듣던 법력인가?
왜 있지 않습니까? 고승대덕이 쓰는 방은 주인이 자리를 비워도 그 기운이 남는다던가 하는.
각설하고, 어느 역에서 스님이 지하철을 내리셨고 저도 얼른 따라 내렸습니다. 무슨 궁리를 했다기보다 일단 따라붙고 보자, 그런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뭔놈의 스님이 지하철 계단을 두세 개씩 밟아 축지법을 쓰는 것처럼 휙휙 이동하지 않겠습니까?
허겁지겁 지하철 입구까지 올라갔을 때, 스님은 마중나온 것처럼 보이는 승용차에 올라타고 계셨습니다.
아...!
그렇게 끝난 인연이지만 아직도 기억에 남아,
그분이 나의 1초 스승님이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ㅎㅎㅎ
Comment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