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애국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애국가요?"
"이 말을 들으시면 감독님이 저에게 술주정을 한다고 화를 낼지도 모겠지만, 내가 아는 사람 중에는 우리의 애국가가 적폐청산 1호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왜죠?"
"그 사람은 친일파 안 익태가 작곡하고, 친일파 윤 치호가 작사한 애국가는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친일파들이 만든 노래를 따라 부르면서 애국을 하자고 하는 건 자가당착이라는 거예요."
‘음.”
“만약 애국가를 바꾼다면, 바꾸는 김에 태극기도 바꾸고, 국보1호도 바꿨으면 한다고도 했어요. 이건 제가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에요.“
“태극기와 국보 1호는 또 왜죠?“
“태극기는, 저 태극기 부대들이 탄핵 때부터 지금까지 저렇게 마구잡이로 들고 다니다가, 깔고 앉았다가, 더러워지면 아무데나 버리기까지 해서, 태극기의 이미지를 있는 대로 다 망가뜨려 놓았기 때문이래요.“
“계속 말씀해 보세요.“
“국경일에 자기 집 앞에 태극기를 내 걸고 싶은데, 자꾸만 주저하게 된다고 했어요. 이웃들이 그들을 보고 태극기 부대라고 할까 봐서요. 그 때문에 태극기 달기가 주저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고 했어요.
“음.”
“보통 사람이 태극기 달기가 부끄러울 정도면 이건 국기로서의 효용가치를 다한 것이 아닐까요?“
화경 씨의 말은 분명 선을 넘어가고 있었다. 그렇지만 나는 제지하지 않았다. 할 수가 없었다. 매우 도발적인 말이긴 하였지만 그렇다고 아주 논리가 없는 헛소리는 아니었다.
“그리고 국보 1호는 또 왜요?“
“우리나라의 보물 중에 경복궁의 4문중 하나인 남대문을 국보1호로 지정해야 하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을까요?“
“국보의 순번은 가치의 차이 문제가 아니고, 그저 나열이 아닐까요?"
내가 말했다.
"원칙적으로는 맞는 말입니다만, 내용적으로는 그렇지가 않아요. 우리를 식민지배한 일본이, 임진왜란 때, 숭례문을 제일 먼저 뚫고 들어가 대궐을 점령한 가토 기요마사 장군을 기리기 위해 총독부 관리들이 국보1호로 지정한 거예요. 그리고 우리에게는 그 순번이 이미 가치의 차이로 매겨진지도 오래고요."
"국보1호에도 그런 조작이 있었군요?"
(이 정도요.
올릴까, 말까, 자꾸 망설여 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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