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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킥하게 만드는 '무늬만 빅3'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
18.01.07 22:17
조회
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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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하빕 누르마고메도프. ⓒ 하빕 SNS

UFC 라이트급은 전성기를 달리고 있다. 최고의 선수들이 끊임없이 출현하며 양과 질적으로 최고의 시기에 있다. 그런 가운데 변하지 않는 것이 굳건한 ‘빅3’ 존재다.

‘독수리(The Eagle)’ 하빕 누르마고메도프(29·러시아), ’엘쿠쿠이(El Cucuy)’ 토니 퍼거슨(36·미국), ‘악명 높은(Notorious)’ 코너 맥그리거(30·아일랜드)다. 맥그리거는 현 챔피언이며 누르마고메도프와 퍼거슨은 최강 도전자 세력으로 꼽히고 있다.

안타깝게도 빅3는 단 한 차례도 맞대결을 치르지 못하고 있다. 챔피언 맥그리거는 말만 요란할 뿐 당연히 치러야할 방어전을 피하고 있고, 두 명의 최강 도전자 역시 정면 충돌이 엇갈리고 있다. 흥미로우면서도 안타까운 구도다.

맥그리거와 경기를 치르지 않았지만 누르마고메도프와 퍼거슨은 그를 능가하는 존재감을 인정받고 있다. 누르마고메도프는 25연승(UFC 9연승) 무패 행진을, 퍼거슨 역시 2013년부터 10연승 행진 중이다. 패배가 낯선 괴물급 파이터들이다. 라이트급 쟁쟁한 선수들 사이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면서 얻은 성과물이라 더욱 의미 깊다.

누르마고메도프는 ‘13일의 금요일’의 괴물 제이슨 부히스를 연상케 한다. 제이슨은 하키 마스크를 쓰고 등장인물들을 압박하는 특유의 포스로 여러 시리즈에 걸쳐 공포를 안겼다. 웬만한 충격에는 꿈쩍도 하지 않은 채 무시무시한 파워를 뿜는 존재감이 압권이다.

누르마고메도프는 누구에게나 평등한(?) 그래플러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 압둘마납 누르마고메도프로의 영향으로 자유형 레슬링 훈련을 받았던 그는 그레코로만 레슬링, 삼보, 유도를 더하며 전천후 레슬러로 거듭났다.

누르마고메도프의 패턴은 누구나 알고 있다. 달라붙어 테이크다운을 시도하고, 상위 포지션에서 무겁게 압박한다. 이제껏 경기를 치러오면서 특별한 변화도 없다. 맞붙는 상대는 당연히 누르마고메도프가 그렇게 승부를 걸어올 것을 잘 알고 있다.

알면서도 막을 수가 없다. 기술적인 부분은 물론이거니와 완력 역시 체급 최고 수준이라 옥타곤 바닥에 등을 대고 눕게 되면 지옥문이 활짝 열린다. 타격가는 물론 레슬러, 주짓떼로 등 같은 그래플러 조차 인형가지고 놀듯 자유로이 다룬다.

한 라운드 정도만 시달리게 되면 상대의 멘탈은 산산이 깨져버리고 자신의 코너로 돌아가는 얼굴 표정은 창백해지기 일쑤다.

잠정챔피언 퍼거슨은 ‘나이트메어’ 시리즈의 프레디 크루거가 딱 어울린다. 퍼거슨은 누르마고메도프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상대의 투지를 꺾어버린다. 누르마고메도프가 제이슨처럼 정면에서 우직하게 상대를 밀어붙인다면 퍼거슨은 악몽의 시술자 프레디가 그렇듯 다양한 방식으로 흐름을 자신 쪽으로 가져온다.

퍼거슨과 싸우는 상대는 희망고문 속에서 절망을 느낀다. 퍼거슨은 맷집과 체력이 좋아 장기전에 유독 강하다. 다소 들이대는 성향이라 초반 정타를 허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로인해 위험한 순간에 놓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뿐이다. 퍼거슨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경기력이 올라간다.

본능적으로 상대의 패턴을 읽고 빈틈을 공략하는 능력도 빼어나 중반 이후부터는 판세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흐느적거리면서 더욱 강하게 압박하는 옥타곤 좀비 모드가 발휘되면 상대는 그제야 자신이 악몽 속에 갇힌 것을 알게 된다.

처음부터 기를 눌러버리는 누르마고메도프와 달리 서서히 희망을 꺾어가며 마의 늪을 키워나간다. 결국 막판에는 활짝 벌어진 늪 속으로 빠져 허우적거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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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라이트급 챔피언 맥그리거. ⓒ 맥그리거 SNS
맥그리거가 가장 높은 챔피언 위치에 올라있지만 라이트급에서 보여주는 존재감은 누르마고메도프, 퍼거슨보다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도 그럴 것이, 맥그리거는 라이트급에서 경쟁을 통해 챔피언 타이틀을 얻은 것이 아니다. 페더급 챔피언(당시 기준), 인기 스타라는 메리트를 안고 곧바로 에디 알바레즈(34·미국)와 경기를 가졌다. 키 작은 펀처 스타일의 알바레즈는 사이즈의 우위를 바탕으로 중장거리 저격을 즐기는 맥그리거에게 좋은 먹잇감이다.

이를 입증하듯 아무것도 못해보고 맥그리거에 완패했다. 차라리 하파엘 도스 안요스(34·브라질)가 그대로 챔피언 자리에 있었다면 알바레즈처럼 허망하게 무너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특혜를 본 상황이라 방어전이 더 필요한 상황이지만, 맥그리거는 체급내 쟁쟁한 강자들과 전혀 경기를 가지지 않고 있다. 과거 페더급을 그리 만들었듯 라이트급을 진흙탕 속에 빠뜨리고 있다.

누르마고메도프, 퍼거슨이 공포영화 속 강력한 캐릭터라면, 맥그리거는 블랙코미디 주인공이라 할 수 있다. 혼자만 섞이지 않고 다른 장르로 민폐를 끼치고 있다. UFC 팬들은 새해에는 무늬만 빅3가 되어가는 현 상황에 변화가 오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문피아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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