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독자유형을 딱 하나만 꼽으라면,
“장르 문학으로 현실의 대리만족을 느끼며 그걸 작가에게 강요하는 독자”
애시당초 소설이라는 장르는 힘든 현실을 잊게 만들어주고 하지 못하는 일에 대한 쾌감을 주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작가가 그려내는 이야기 속에서 그 상상력을 흠뻑 즐기는 것이 목적이죠.
그 과정에서 마침 자신의 상황과는 다른 통쾌함을 느낄 수는 있을지언정,
그 선후가 바뀌는 것은 일종의 본말전도인 셈이죠.
다른 일반적인 소설장르랑은 좀 다르게 장르소설계에서는 유독 두드러지게 그런 문제점이 나타납니다.
작가가 그려내는 세계 속에 빠져들어서 그걸 즐길 생각을 하는게 아니라,
자신의 힘든 현실과 대비되는 모습을 작가가 그려주길 바라고 그걸 강요하고 그게 정답이라고 외치는 태도..
장르문학이 가지는 장점 중 가장 큰 것은 비현실적인 소재를 이용해 무한한 상상력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인데,
무조건 현실에 비해서 소위 말하는 사이다를 보여줘야하고, 꼭 뭔가 정의가 이겨야하고, 그런 것들을 요구함으로 인해 상상력이 제한되고.
그러다보니 뭔 되도 않는 상태창, 게임물, 헌터물, 회귀물.. 미친듯이 범람하고 있고요.
본인 인생이 시궁창이면 그걸 극복할 노력을 하는게 맞는거고..
소설은 작가가 펼쳐내는 상상 속의 세상을 즐기는 용도로 쓰는게 맞는거지..
그걸 힘든 내 시궁창을 외면하는 도구로, 현실도피하는 도구로 쓰는게 ..참.
암튼 그런 독자들이 많을수록..
그런 댓글들이 힘을 얻을수록..
특색있던 글이 색깔을 잃고 천편일률적으로 변하곤 하죠.
그런 것들 보면 참 안타깝고 그래요.
다양성을 헤치고 작가의 발전 가능성을 닫아버리고..
갑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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