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퇴고가 어려운 이유를 와닿게 설명드립니다. 님의 글을 퇴고해보죠.
[오탈자 잡거나 표현이 조금 이상한 정도만 바로잡지. 제대로된 퇴고는 안하는 거죠? 댓글에 보면 독자들이 퇴고를 대신 해주는듯 ㅋㅋㅋ
위대한소설가를 요즘 읽고 있는데 실제론 퇴고가 엄청 빡신가 보더라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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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퇴고
'음..여기서 ㅋㅋㅋ가 맞나? 너무 가볍나? ㅎㅎ 정도로 고쳐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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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퇴고
[오탈자 잡거나 표현이 조금 이상한 정도만 바로잡지. 제대로된 퇴고는 안하는 거죠? 댓글에 보면 독자들이 퇴고를 대신 해주는듯 ㅎㅎㅎ
위대한소설가를 요즘 읽고 있는데 실제론 퇴고가 엄청 빡신가 보더라구요. ]
'뭔가 비웃는 것 같아. 이러면 독자들이 불쾌해 할 수도 있지않을까? [독자들이 퇴고를 대신 해주는듯 ㅎㅎㅎ] 이것도 작가 비웃는 것 같고...다른 표현없어? 이렇게 바꾸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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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퇴고
[오탈자 잡거나 표현이 조금 이상한 정도만 바로잡지. 제대로된 퇴고는 안하는 거죠? 피드백을 받아서 고치는게 더 많은 듯.
위대한소설가를 요즘 읽고 있는데 실제론 퇴고가 엄청 빡신가 보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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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퇴고
'음? 이러면 문맥상 '위대한 소설가~ 빡신가 보더라구요.' 구간이 흐트러지는 느낌인데? 안맞는거 같아. 삭제할까?'
[오탈자 잡거나 표현이 조금 이상한 정도만 바로잡지. 제대로된 퇴고는 안하는 거죠? 피드백을 받아서 고치는게 더 많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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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퇴고.
'안돼애애애! 3줄 규정에 걸려! 삭제될꺼야! 분량이 모자라! 뭔가 추가해야 해! 뭐 없을까? 그래! 중립적으로 '개인적인 생각이란걸 써 넣는거야!'
[오탈자 잡거나 표현이 조금 이상한 정도만 바로잡지. 제대로된 퇴고는 안하는 거죠? 피드백을 받아서 고치는게 더 많은 듯.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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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차퇴고
'뭐가 이미 강호정담에 쓴다는 것 자체가 개인적인 생각이란거잖아! 이거 중복이야! 굳이 중복을 써야될 만큼 문장위치가 불문명해. 마무리구간은 마음에 안들어! 안돼 이대로는! 그래 위에다가 삽입하자.'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오탈자 잡거나 표현이 조금 이상한 정도만 바로잡지. 제대로된 퇴고는 안하는 거죠? 피드백을 받아서 고치는게 더 많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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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 있어봐. 오탈자와 표현잡는 것도 퇴고의 일부분인데. 제대로된 퇴고가 뭔지 기준이 없잖아. 이러면 분명히 제대로된 퇴고와 퇴고의 일부분이 무엇인가 의문이 들꺼야. 기준점을 제시해야 겠지. 어떻게 할까? 생각해보니 제대로된 퇴고란 뭘까? 어렵다!
말로 하자니 기준점 구분 어렵네? 어쩌지? 시간은 없고! 몰라 이부분은 패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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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차퇴고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오탈자 잡거나 표현이 조금 이상한 정도만 바로잡는 것 같아요? 피드백을 받아서 고치는게 더 많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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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차퇴고
'이상한 걸 바로잡는데 그럼 된거 아닌가? 제기랄! 이상한 부분이 있고, 이상한 부분을 바로 잡았잖아. 그럼 뭐가 더 필요하지? 아아아아아아아! 이부분도 패스다!'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오탈자 잡거나 표현정도만 바꾸는 건가요? 피드백을 받아서 고치는게 더 많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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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차퇴고
'3줄 규정에 결려! 뜻이 명확하지 않아! 두리뭉실해! 마음에 안들어! 아아아아아아아!
어쩔 수 없다! 다시 쓰자!'
-원고 파괴 후 리메이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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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3줄의 문장이라도 아주 흔하게 이렇게 리메이크 루트를 탑니다.
거의 모든 리메이크는 처음부터 리메이크 하자고 해서 리메이크 하는게 아닙니다. 손대다 보니 점점 커져서 리메이크로 가죠.
퇴고는 리메이크를 안하면서 손을 대야 하기 때문에 글다듬는 재미도 없고, 손을 댈수록 작가의 향상심때문에 리메이크 욕구는 점점 더 커지는데, 그걸 누르면서 고통스럽게 되죠.
마치 흑역사가 있어서 지우고 싶은데, 그걸 그대로 보여줘야만 하는 기분이 들게 만듭니다.
제대로된 퇴고가 어떤 것인지 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런 리메이크를 막는 필요최저한이 오탈자와 표현방법 수정 정도 입니다. 일종의 마지노선이죠. 그게 무너지면 리메이크를 막을 수 없습니다.
일단 저 같은 경우 다 쓰고 두 번 정도 읽으면서 퇴고를 진행합니다.
오탈자 같은 경우 요즘 기술이 좋아져서 알아서 잡아줘요. 특히 띄어쓰기 같은 경우는 정말 헷갈리는 데 아주 유용합니다.
국어 능력에 대한 부분은 제가 2012년인가 한국어능력시험 쳤을 때 2+급 나왔었습니다. 뭐 그 이후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느라 국어공부를 손에서 놓지 않았으니 크게 나빠지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런데 오탈자 지적은 매회 한, 두번씩 거의 꼬박꼬박 받습니다 ㅠㅠ. 서술 중에 작중 인물 이름을 바꿔 쓴다든지, 혹은 0.85를 8.5로 쓴다든지 하는 실수가 한, 두 번씩은 계속 나와요.
이건 국어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하루 유료 기준 5500~6000자씩 매일매일 연재하는 일정에서는 극복하기 힘든 문제라고 봅니다. 글을 쓰고 하루 이틀 내버려 뒀다가 퇴고를 하게 되면 보이는 오류들도 글을 쓰고 올리기 직전에 확인하는 거로는 진짜 체크가 어려워요. 라고 변명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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