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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
18.03.17 04:24
조회
304

[UFC] 헤비급 원조 끝판왕 케인 벨라스케즈(상)


최근 UFC 헤비급에서 가장 핫한 파이터는 단연 현 챔피언 '스톤 콜드' 스티페 미오치치(36·미국)다. 그도 그럴 것이 미오치치는 지난 'UFC 220' 메인이벤트서 '포식자' 프란시스 은가누(31·카메룬)의 공습을 막아내고 UFC 헤비급 역사상 아무도 해내지 못한 타이틀 3차 방어에 성공하며 의미 깊은 기록을 만들어낸 주인공이다.

미오치치의 성적은 헤비급 내 쟁쟁한 강자들을 줄줄이 격파하며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더욱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파브리시오 베우둠을 꺾고 챔피언에 오른 후 알리스타 오브레임, 주니오르 도스 산토스의 도전을 모두 막아냈다. '화력' 하면 누구에게도 떨어지지 않는 상대들이었으나 미오치치는 탄탄한 내구력과 돌주먹을 앞세워 모두 옥타곤 바닥에 거꾸러뜨렸다.

더 이상 미오치치와 맞설 마땅한 도전자가 없음에 따라 주최 측에서는 얼마 전 깜짝 놀랄만한 슈퍼파이트를 성사시켰다.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DC' 다니엘 코미어(38·미국)와의 맞대결이 바로 그것이다. 둘 다 체급 내에서 상대를 찾기 어려운 상황인지라 명분과 관심도에서 최고의 매치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팬들에게 깊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는 헤비급 파이터가 있으니 다름 아닌 케인 벨라스케즈(36·미국)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1 케인.jpg
 여러가지 얘기가 끊임없이 나오고있지만 벨라스케즈의 복귀시점을 예상하기는 여전히 쉽지않다.
ⓒ UFC 아시아 제공


'70억분의 1'로 불리던 사나이

지금은 포스가 많이 떨어졌지만 '종합격투기 헤비급의 상징'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파이터는 단연 '얼음황제' 에밀리아넨코 표도르(42·러시아)다.

헤비급치고 작은 체격이지만 유연한 몸놀림과 무시무시한 스피드, 거기에 빼어난 위기관리 능력이 인상적이었던 표도르는 타격가, 주짓떼로, 레슬러를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격파하며 헤비급의 정점에 섰던 무적의 제왕이었다. 10여년간 불패 행진을 펼치던 표도르에게 팬과 관계자들은 '60억분의 1'이라는 애칭을 붙여주며 존경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벨라스케즈는 그러한 표도르의 뒤를 이어 세계최강으로 불리던 존재다. 누구와 붙던 자신의 플레이를 펼치며 상대를 피투성이로 만들어버리던 괴물 같은 포스에 팬들은 열광했고 늘어난 인구수(?)를 감안한 '70억분의 1'이라는 또 다른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드디어 표도르의 왕관을 물려받은 절대 강자가 등장한 것이다.

역대 모든 체급을 통틀어 좋은 체력을 바탕으로 강력한 레슬링을 구사하는 선수들은 대부분 좋은 성적을 거뒀다. 벨라스케즈 역시 예외는 아니다. 동급 최강의 레슬러이자 어지간해서는 지치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든 에너자이저 타입이다. 거기에 매서운 타격능력까지 겸비하고 있으며 타격과 그래플링을 자연스럽게 연결해 구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대선수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었다.

185cm의 벨라스케즈는 신장은 크지 않았으나 전체적 골격이 매우 뛰어난 장사형 체격의 소유자로 운동능력, 맷집, 체력 등을 앞세워 쉴 새 없이 상대를 압박한다. 일단 경기가 시작되면 물러서는 법 없이 거칠게 밀어붙이며 결국은 질리게 만들어버린다.

테이크다운에 성공하면 포지션 지키기에 먼저 집중하는 대다수 선수들과 달리 벨라스케즈는 시종일관 공격적인 타입이다. 완전히 넘어뜨리지 않은 상황에서도 틈만 있으면 파운딩을 퍼붓는다. 밸런스가 워낙 좋아 그렇게 공격적으로 나가면서도 반격을 좀처럼 허용하지 않으며 여차하면 넘어뜨리기를 반복한다. 상대 입장에서는 도무지 쉴 틈이 없는지라 더욱 곤혹스럽다.

벨라스케즈의 돌주먹 파운딩은 과거 표도르가 처음 등장했을 때만큼이나 큰 충격을 안겨줬다. 프라이드 시절의 표도르는 파운딩을 견제용으로 활용하던 당시 선수들과 달리 확실하게 탑 포지션을 점유한 상태에서 큰 궤적으로 풀스윙을 퍼부었다. 파운딩을 결정타로 즐겨 사용하지 않던 당시 분위기에서는 혁신적인 파이팅 스타일이었다.

반면, 벨라스케즈는 완전히 자세를 잡지 않은 상태에서도 과감하게 파운딩을 날려댄다. 상대가 어떤 위치에 있든 조금이라도 위로 올라갔다 싶으면 두 다리를 땅에 굳게 붙인 채 정확하고 호되게 후려갈긴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상대를 넘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 가능한 패턴이다.

때문에 벨라스케즈에게 상위를 빼앗긴 대다수 상대는 삽시간에 피투성이가 되기 일쑤다. 상대하는 선수는 물론 지켜보는 팬들에게까지 엄청난 임팩트를 남겼다 할 수 있다.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헤비급 최고의 괴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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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0월 한국을 방문한 벨라스케즈는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관을 찾아 여러가지 시설을 체험하기도 했다.
ⓒ UFC 아시아제공


도스 산토스를 2인자로 만들어버리다

벨라스케즈 격투 인생에서 가장 흑역사로 기록되는 상대는 단연 '바이 카발로(Vai Cavalo)' 파브리시오 베우둠(40·브라질)이다. 베우둠을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벨라스케즈의 최대 난적은 단연 '시가노' 주니오르 도스 산토스(34·브라질)였다. 옥타곤 최고의 복서로 꼽히는 도스 산토스는 거리 조절을 잘하고 무엇보다 극강의 테이크다운 디펜스 능력을 장착했다는 점에서 벨라스케즈에게 상당한 어려움을 안겨준 바 있다.

도스 산토스의 그래플링 수비는 그야말로 엄청나다. 킥을 거의 쓰지 않는 펀처라 타이밍 태클을 시도하기 쉽지 않고, 웬만한 클린치는 어렵지 않게 뜯어버릴 만큼 힘도 좋다. 어지간해서는 넘어지지 않거니와 설사 테이크다운을 허용했다 해도 등이 바닥에 닿기 무섭게 바로 일어서버린다. 눌러놓는 게 거의 불가능한 수준의 디펜스 능력을 가진 타격가다.

벨라스케즈는 타격과 레슬링 능력을 고르게 장착한 유형이다. 하지만 도스 산토스처럼 넘어뜨려서 눌러놓기 힘든 타입의 타격가와의 승부는 상당히 곤란할 수밖에 없다. 벨라스케즈의 진정한 위력은 타격과 레슬링이 적절히 조화될 때 발휘된다. 타격전을 펼칠지 그래플링 공방전을 벌일지에 대한 선택권을 대부분 자신이 쥐고 경기를 풀어나간다.

아쉽게도 도스 산토스를 맞아서는 최대 무기인 테이크다운이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던지라 힘겨울 수밖에 었다. 본의 아니게 타격전을 펼쳐야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도스 산토스와의 1차전에서는 카운터펀치를 맞고 넉아웃으로 무너지는 굴욕까지 경험했다.

1차전 당시 벨라스케즈는 레슬링 방어가 좋은 도스 산토스에게 무리해서 테이크다운을 시도하기보다는 거리를 어느 정도 유지한 채 로우킥 등으로 다리를 묶어놓을 심산이었다. 하지만 당시 최고의 타격감을 자랑하는 도스 산토스와의 스탠딩은 너무도 위험했다. 이를 입증하듯 카운터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이때만 해도 '양강체제'가 도스 산토스 쪽으로 기울어지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어진 경기에서 벨라스케즈는 멋지게 리벤지에 성공한다. 역시 해법은 레슬링이었다. 테이크다운을 성공시켜 바닥에 눌러놓는 대신 케이지에 밀어놓고 클린치싸움을 하는 방식을 선택한다. 도스 산토스는 전·후진 스탭은 좋지만 상대적으로 사이드스탭은 떨어지는 편이다. 료토 마치다, 스티븐 톰슨처럼 케이지를 등지고 옆으로 움직이는 기술은 뛰어나지 않다.

벨라스케즈는 바로 이점을 노렸다. 자신의 최대 장점인 체력을 활용해 쉬지 않고 전진압박을 펼치며 도스 산토스를 케이지에 가둬 놓아버렸다. 그리고는 클린치와 더티복싱을 통해 진흙탕 싸움을 펼쳐나갔다.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싸우는 방식에 익숙한 도스 산토스 입장에서는 근거리에서 치고받는 상황이 반복되자 힘겨울 수밖에 없었다.

이 당시의 도스 산토스는 매우 강력한 파이터였지만 벨라스케즈는 그보다 더한 괴물이었다. 5라운드 내내 무한의 더티복싱을 반복하면서도 지치지 않았고 공이 울리는 순간까지 도스 산토스를 묶어놓고 끊임없이 데미지를 줬다. 도스 산토스는 2차전에서 완패했고 3차전 역시 해법을 찾지 못한 채 무릎을 꿇어야 했다. 벨라스케즈가 진정한 '70억분의 1'로 인정받는 순간이었다.


문피아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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