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여주인공이 성공하기 힘들다는 건 일정 부분 맞지만 틀리기도 합니다.
보통은 문피아 독자 대다수가 남자인지라 여성 특유의 이리저리 재고, 고민하고, 흔들리는 걸 못 넘어갑니다. 특히 그냥 말하고 같이 해결하면 될 것을 상대방이 실망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으로 분량이 늘어지는 로맨스 부분에서 두드러지죠.
여태까지 많이 데서 여주인공이면 그냥 넘기는 분들도 많지만 남자로 바꿔도 상관없을 정도라면 그렇게 큰 지장은 생기지 않을 겁니다.
최근에 여주인공 보는 걸로는 피어클리벤의 금화가 있네요. 요즘 분량을 보면 고블린 친구가 씬 스틸러지만요.
그런데 남자로 바꿔도 상관 없을 정도면 왜 굳이 여자로 설정하셨습니까?
여자로 한 이유가 있다면 그대로 두시고, 아니라면 바꾸시는 게 더 접근성은 좋습니다.
솔직히 성별에 따라서 보편화 된 시점이 어느정도 있기는 하겠지만 모든 남자들이 다 이렇다라고 단정 지을 수 없는 것처럼 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주인공이 여주인 글을 쓸 때 글쟁이들이 생각하는 여성이 여자사람들을 만나고 '아 이렇게 행동하는 경우가 많구나' 라고 경험에 의해서 쓰는 것과 여자들은 원래 이래라는 단순한 생각에 의존해서 쓰는 건 큰 차이가 있습니다. 당연히 후자의 경우는 경험이나 지식이 아닌 자신의 생각에만 의존하는 거니 공감불가라는 흠이 생기죠.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그 사람들이 항상 예상 안의 행동을 하는 건 아닙니다. 그래서 사람을 많이 만나라, 책을 봐라, 여행을 가라 이런 얘기를 사람들이 하는겁니다
고로 제가 생각하기에 주인공의 성별 때문에 문제가 있냐 없냐보다는 이 점이 더 큰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님의 문제도 단순히 성별으로 인한 문제로 국한되기 보다는 주인공의 행동이 사람으로써 보편적으로 대체적으로 말이되냐가 더 중요할지도 모릅니다.
독자들의 눈은 시대가 갈수록 점점 높아지고 있으니 이러한 점도 중요하게 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남주는 어떤 성격이던 목적의 개연성을 가집니다. 목적과 그 과정이 개연성이 있어야 하죠.여주는 이와 다릅니다. 여주는 심리의 개연성을 가집니다.감정과 그 과정이 개연성이 있어야 하죠.
예를 들어볼까요?
*
주인공이 출세하려는데 기반이 약합니다. 드디어 공을 세웠고, 연회에 참석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못마땅해 하던 귀족이 물을 끼얹으며 모욕을 줍니다.
남주 : '개객끼! 어디 두고보자! 훗날 모가지를 비틀어주마!'
여주 : '개객끼! 어디 두고보자! 훗날 모가지를 비틀어주마!'
*
상황과 대사가 일치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자의 인식은 다릅니다.
남주는 원래 목적이었던 출세를 위해. 모욕을 참았다고 느낍니다. 간단명료하죠.
목적에 다다르기 위한 과정의 하나입니다.
반면 여주는 다릅니다. 이제껏 여주가 어떻게 버텼는데 저기서 화를 낼 수 있나? 그러니 참는 것이다. 이렇게 됩니다.
상황이 일치하고 대사가 일치해도, 독자는 남주에게 목적의 개연성을, 여주에게는 심리의 개연성을 잣대로 해석합니다. 이에 따라 작가도 따라가게 되지요.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남자에게 여주란 감정이입을 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바라보는 바가 다르니까요.
남주와 여주는 그 자체로 다릅니다. 이것은 남자나 여자가 어떻다는게 아닙니다.
주인공의 나이랑 같은거죠. 주인공이 소년.청년.노인 일 때. 느낌이 다른거랑 일맥상통하는 것입니다. 이걸 감안하시기 바랍니다. 다만 리메이크는 뭘 어떻게 하던 성공한 소설도 드물어요.
그래서 어찌 되었건 난감한 고민이네요. 그럴 때는 그냥 하고싶은데로 하는게 제일 후회가 안됩니다. 그러니 하고 싶은데로 하시는게 제일 나은 길이죠. 좋은 결과 있으시기를 바랍니다.
또 주의하셔야 할게 여주 소설로 성공했다는 소설들도 막상보면 여주이지만 남성 같은 사고 방식으로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는 걸 인식하셔야 됩니다. 예를 들어 성공한 여주소설로 꽤 언급되는 낙월소검 같은 경우 여주이지만 거의 남자나 다름 없죠. 이 경우 작가님이 여자기 때문에 여자 주인공을 썼지만 아주 공들여서 남성 독자들이 무리 없이 읽히게 노력한 경우입니다. 낙월소검의 경우 남성 작가분이었다면 그냥 남자 주인공 썼어도 그닥 차이 없었을겁니다.
천둥미르님이 남자신지 여자신지 모르겠지만 남자로서 여자 주인공을 쓰면서, 남성독자들이 무리 없이 읽히게 주의를 기울이실꺼면 그냥 남자 주인공을 쓰는게 났지 않나 합니다. 물론 여자분이시면야 뭐.... 좀 불리해도 여자가 여자 쓰는게 편하니까 나을꺼 같긴 합니다만.
근데 위에 토리다스님이 하고 싶은데로 하는게 제일 후회 안된다고 하셨는데. 저도 여자 주인공보다 남자 주인공이 훨씬 낫다고 하지만 제가 천둥미르님이 쓴 소설을 책임 질 것도 아니고 결국 하고 싶은데로 하시는게 후회는 없으실꺼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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