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종이책으로 보는 것과 스마트폰으로 보는 것 간에는 많은 차이가 있으니까요.
스마트폰은 기본적으로 스크롤을 내리면서 슥슥 훑어보는 식이고, 그런 환경 하에서 깊이 있는 작품을 읽기도 쉽지 않습니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슬쩍 보는 식이라면 아무래도 한눈에 들어오는 편을 선호할 수밖에 없지요.
만화도 웹툰과 종이책이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걸 고려하면 어쩔 수 없는 현상인 것 같습니다.
예전에 듣기로 문피아도 스마트폰 유저가 70% 가까이 된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니 더 많은 독자를 고려하려면 작품을 가볍게 쓸 수밖에 없고, 혹시 무거운 작품을 쓰고자 해도 독자수가 줄어들 각오를 해야겠지요.
저는 예전처럼 느긋하게 글을 읽는 것을 훨씬 선호합니다만, 시대가 변했다는 건 인정해야 될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요즘은 차라리 도서관도 다니고 대하소설도 읽으면서 소일거리를 삼고 있지요.
님이 언급하신
'드래곤라자'나 '룬의 아이들'이 지금 만약 유료연재가 된다면 얼마나 먹힐까요???
만약 아니라면 상기 글들의 작가이신 이영도 님이나 전민희 님께서도
글로써 생활을 영위해야 할 전업 작가로 계속 남기를 원하셨다면
현재 추세에 따라갈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 감히 단언합니다. (물론 제 짐작입니다만.)
그리고
머리가 터질 정도로 무겁고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 기분전환으로 장르소설을 읽으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은 것이 사실이기에 님이 제기한 문제는 장르문학이 장차 나아가야 할 방향성으로는 맞지만, 여러 제약에 구속을 당하는 현실에서 탄력을 받기에는 좀 그렇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덧붙이면 가벼운 글쓰기도 그리 쉬운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님의 바람을 충족시키려면
오랜 시간과 혼신의 노력이 빚어낸 완결권으로 연재하는 것이
최선이 아닐까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물론 리스크가 너무 크기에 그렇게 할 작가가 과연 있을 지도 의문이지만.
맞는 말씀입니다. 확실히 호흡이 긴 글이 요즘 트렌드에서 살아남기에는 너무 가혹하죠. 드래곤 라자도 아마 주인공이 약하다면서 하차할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이 부분에 한에서는 작가에게 불평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독자들에게 호소해야할 문제라고 생각되는 군요. 저는 이 글의 전제로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희생을 감수하면서도 질 높은 글을 보길 원한다" 라고 정해두고 글을 썼지만, 댓글들을 보다 보면 제 생각이 틀렸다는 생각이 듭니다. 독자분들이 원하지 않는 다는 것이죠.
위의 글을 쓴 제가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이 우습게 보이지만, 작가에게 고치라고 지적하기 이전에 독자들도 변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애초에 일일연재가 아닌 작품은 쳐다도 보지 않고 약간만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하차한다고 땡깡부리는 태도가 만연해 있으니까요. 장르 소설을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장르 소설계를 좀먹는 이런 식의 태도는 터부시 되어야 할것입니다.
문피아에서 소설의 질을 올리고 더 좋은 작품을 기대하신다면 해답은 간단합니다.
독자들이 그런 글들을 추천하고 베스트로 만들면 됩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죠.
결국 수요가 있기에 공급이 따르는 거라 생갑하니다.
인스턴트 식품이 몸에 나쁘고 영양소가 결핍되어있는건 알지만 지금 인스턴트 식품이 잘 팔리는 이유는 먹기 편하기 때문이죠.
소비자들이 인스턴트 식품을 구매하지 않는다면 자연스럽게 인스턴트 식품시장도 망할겁니다.
소설이나 웹툰도 그런 원리죠.
기업이 소비자의 동향에 예민하듯, 글쓰는 작가도 독자의 취향에 예민해 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영도 작가님의 드래곤 라자, 전민희 작가님의 룬의 아이들 시리즈는 저도 소장할 정도로 매우 좋아합니다.
그런데 만약 그런 글들이 그때가 아니라 지금 이 시기에 문피아 연재시스템에 맞춰서 연재를 한다면 과연 그때 만큼의 인기를 끌 수 있을지는 모르겠군요.
물론 취미로 글을 쓰시는 분들 중에 1세대 판타지의 향수를 잊지 않고 양질의 내용을 담은 글들이 많습니다.
문제는 독자들이 그런 글들을 발굴해서 선전해 주지 않는 이상은 결국 빛을 보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설이 길었는데 결국 수요가 있기에 공급이 끊기지 않는다는 거죠.
판타지 소설의 교과서인 드래곤 라자는 97년 작, 세월의 돌은 99년 작, 묵향 99년작(1권 출간일 기준) 하얀 늑대들은 몇 년 작인지 잘 모르겠으나 그와 비슷할 겁니다. 이것도 인터넷 연재로 시작한 작품이니까요.
위에 적은 전설같은 작품들이 쏟아져 나온지 벌써 15년쯤 되어 갑니다. 그동안 이에 견줄만한 작품이 나왔나요?? 몇몇 수작들은 나왔으나 지금은 서서히 그것마저 사라져 가는 추세입니다. 몇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한 작품들이 십년이 다 되가도록 안나온다는 것은 분명 문제죠.
탑 매니지먼트같은 경우는 판단하기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완결조차 나오지 않았고 잦은 휴재때문에 비판이 많으니까요. 비뢰도도 잦은 연중 때문에 엄청난 판매부수에도 불구하고 평가 절하 당하는 것처럼 탑매도 좀더 지켜봐야 겠지만, 지금으로서는 글쎄요? 고개를 갸우뚱 거릴 수 밖에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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