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제 생각은 약간 좀 다릅니다. 1인칭은 주인공의 개성어필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범용성을 지니죠. 1인칭임에도 주인공의 개성이 강한 작품은 거의 없습니다. 물론 주인공의 개성이 강한 작품도 있기는 하죠. 그것은 대단한 수작이거나 망작으로 흐릅니다. 태반은 주인공이 평범합니다.
적당히 유쾌하고, 적당히 감정적이고, 적당적당하죠. 그러면 1인칭 소설에서는 누가 인기가 있을까요? 다른 주연급 캐릭터들입니다. 왜 그럴까요? 님이 말씀하신 '왓슨' 역을 주인공이 하기 때문입니다. 나머지는 님의 글과 똑같습니다.
주인공이 '왓슨' 이니까 주인공을 제외한 타 캐릭터들을 매력적이라 여깁니다. 홈즈시리즈를 좋아하는 팬 중에서 홈즈를 좋아하거나 홈드와 왓슨을 좋아하는 사람은 있어도 왓슨만을 좋아하는 팬은 드문것과 일맥상통하게 되지요.
또한 등장인물이 몇명 없는 초반의 경우 1인칭이 훨씬 쓰기 쉽습니다. 1인칭의 문제가 무엇이냐 하면 등장인물이 열명이 넘어가면 감당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죽이고, 떠나고, 남고, 무언가를 위해 헤어지게 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1인칭으로 주연급 캐릭터들을 모두 설명해줘야 하는 신문이 되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주인공인지 기자인지 구별이 안가게 되죠.
즉 소설의 첫부분은 쉽지만 갈수록 점점 어려워지는게 1인칭 소설입니다.
초보자가 1인칭 소설을 집필하다보면 나중에 완결 무렵엔 주인공이 안내만 해주고 있죠.
[A는 뭘 하고 있고 B는 이런것을 하고, C는 요런 것을 하고 있는데 주인공이 말을 하자 반응을 했다. A는 요렇게 반응했고, B는 저렇게 반응했으며, C는 이렇게 반응했다.]
이런 식으로 나열만 하다가 글이 끝납니다. 어느정도 비중을 둘 것이냐에 대한 감이 없기 때문에 캐릭터들을 모조리 등장시키지 않으면 전개가 안되니까요. 결국 처음엔 괜찮다는 반응을 얻었다가 갈수록 망하기 쉬운게 1인칭입니다.
3인칭은 이와 정반대 입니다. 초반에 쓰기가 엄청나게 까탈스럽습니다. 등장인물도 몇명 안되고 주인공이나 주연급이 계속 등장하는데 외형묘사. 상황묘사. 심리묘사. 서정묘사이런 것들이 복잡하기 그지 없습니다. 어려워요. A가 화가 났는데 그걸 서술로 쓰자니 그렇고, B의 눈으로 화가나버린 A를 묘사하기도 그렇고, 이래저래 초반이 어렵기 그지 없습니다.
하지만 나아갈 수록 점점 편해지죠. 왜냐하면 쓸 내용들이 넘쳐나니까요. A의 중심으로 써도 되고 B중심으로 써도 되고, 시점이 자유로우니 인물이나 상황이 많이 전개될 수록 써야될 내용은 많아지며 표현도 틀이 잡힙니다.
그러므로 저는 1인칭과 3인칭은 각기 그 장단점이 있다고 말하고 싶으며, 결론은 의외로 님과 동일한데 마무리가 힘든 1인칭 보다는 완결이 조금 더 편한 3인칭으로 쓰라고 말하고 싶네요.
제가 요즘 느끼는 시점에 대한 것은
능력만 되면 어느 시점이야 필요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겠지만...
1. 1인칭 전지적 시점, 1인칭에는 전지적 시점이라고 규정되어 있는 바가 없고 관찰자 시점 등이 있는데, 실제 작품을 보다보면 사실상의 전지적 시점이라고 해도 크게 틀린말은 아닌 경우가 있어서 1인칭 전지적 시점이라 부르고, 이게 표현에 있어서 자유롭고 몰입도 또한 좋더군요.
2. 시점이 옮겨 다닌다. 잘쓴 작품 중에서도 어떤 한 사건에 밀도 있게 접근하는 경우 위에 언급한 1인칭 전지적 시점을 옮겨 다니면서 전개.
이런 방식이 현재는 가장 좋지 않나 생각중입니다.
물론 제 경우는 3인칭 시점이 익숙해서 글 쓸 때는 그렇게 쓰지만....1인칭으로 연습좀 해보고 싹수가 보이면 이쪽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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