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Comment ' 6

  • 작성자
    ▦둔저
    작성일
    02.12.15 19:33
    No. 1

    죽은 시인의 사회가 문득 떠올랐습니다.................


    인터넷의 오마이 신문에서 퍼왔습니다.

    ----------------------------------------------

    \'미술의 이해\'와 우리들의 \'키팅 선생님\'


    독자 여러분들 모두 책이나 영화로 \'죽은 시인의 사회\'를 한번은 접해 보셨을 것입니다. 저 또한 그걸 보며 신선한 충격과 감동에 젖어 설레는 맘으로 \'카르페 디엠\'(\"지금 이 순간을 즐겨라\"라는 의미의 라틴어)을 가슴깊이 새기곤 했지요.

    요즘도 저는 지칠 때면 키팅 선생님의 \'오 나의 선장이여! 하루하루 열정과 기쁨으로 충만한 향기로운 삶을 살아가는 젊은 그대여\'라는 마법의 주문을 상기하며 생기를 회복하곤 합니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의 한 장면

    제가 뜬금없이 이 얘길 꺼내는 것은 최근 제가 다니는 경북대에서 일어난 일이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의 상황과 거의 흡사하기 때문입니다. 사건의 발단은 \'미술의 이해\'를 강의하는 정효찬 강사님(30)께서 2학기 기말고사 시험에 다소 이색적인 문제를 출제한데서 비롯됩니다.


    [ 관련기사 ] [오늘의논객] 어느 대학강사의 \'미술의 이해\'

    애초 정효찬 교수님께서는 분임토의식으로 수업을 진행했고 조별 발표내용을 효과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그렇게 시험문제를 냈다고 합니다. 하지만 교수님의 시험출제 의도와는 상관없이 이 문제가 인터넷의 엽기사이트를 떠돌았습니다.


    이와 관련해 대학측은 \"정상적인 시험문제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고 정 교수님으로부터 사과문을 받았으며 내년 학기부터는 정 교수님에게 강의를 맡기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또한 시험문제 50문항 가운데 수업 내용과 연관이 있는 12문항만 엄선해 이 문항에 대해서만 채점을 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정작 수업을 들은 학생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그 수업을 들은 이지혜(미술학과 1) 씨는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조별발표가 있었기에 조원들이 모여 밤새워가며 발표를 준비했고 그 발표한 것들을 학생들이 잘 들었나 듣지 못하였나 평가하는데 있어 전혀 손색 없는 문제라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 수업을 들은 심상국(농업경제학과 3) 씨 또한 게시판에 \"일부 내용의 유치함은 있지만 수업에 대한 충실성과 실험정신에 대한 부분은 인정할 만하다\"는 의견을 올렸습니다.


    다른 학생들도 \"친구 노트 복사해서 하루이틀 달달 외우고 들어가서 A,B받는 그러한 학생들은 풀수 없는 정말 기발하고 독창적인 시험이다\", \"풍부한 상상력과 색다른 창의력을 갖추신 분들이 많이 나와야 좋은 대학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다음 학기에 미술의 이해 수업이 개설된다면 전공을 포기하고라도 듣고 싶은 심정이다\" 등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타교생들의 반응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웃었지만 강의 내용에 관한 적절한 문제와 함께 수업참석을 했는지 알 수 있는 치밀한 문제였더군요\"(ID 홍익대생)


    \"시험 문제 읽어보니 진짜 수업 열심히 하신것 같네요. 재미도 있었던거 같구요. 저희 학교에도 그런 분이 계셨으면 좋겠네요. 님들 복 받으셨수다\"(ID 동아대생)


    \"미술에 대해 문외한이었던 사람도 또한 미술에 관심도 없었던 사람도, 그 수업을 들어서 미술과 좀더 친해지고 미술에 대한 거부감을 떨쳐 버릴수 있었다면 교양수업으로써 가장 좋은 수업이 아닐까?\"(장재성, 충남대 졸업생)


    그렇지만 이러한 반응과는 정반대로 정효찬 교수는 사과문을 써야했고, 내년부터 경북대에서 강의를 할 수 없게 되었으며 이번 시험조차도 내용과 연관이 있는 12문항만 엄선해 이에 대해서만 채점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10일 오후부터는 연락을 끊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 정 교수님의 심정이 어떤지 저는 알지 못합니다. 다만 저는 정 교수님께서

    1. 존중받아 마땅한 선생님의 의사가 왜곡되게 전달되어 그 본의가 무시되었고
    2. 선생님의 고유권한인 \'수업의 진행과 평가\'에서 심대히 교권을 침해받았으며
    3. 애정을 가지고 수업해오신 우리 대학에서 더이상 강의를 맡을 수 없게 되었다는 사실이 가슴아플 따름입니다.


    이에 덧붙여 언론에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짜증언론\'이라는 ID로 글을 올린 어떤 분께서는 이번 사건의 언론 보도를 보며 \"현상의 부분적인 면만을 바라보고, 그러한 지엽적인 일면을 일반화, 확대재생산하는 대중매체의 고질병\"을 확인했다며 그 원인을 \"눈길을 끄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머릿말을 뽑을 수 밖에 없는, 광고주에 종속된 그들의 구조\"로 분석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는 \"그 과정에 누가 피해자가 되든지 전혀 상관하지 않고, 단지 대중의 주목을 끌었다는 것에만 의미를 두는 가학적 성향의 사람들, 그러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 바로 우리 언론계인 것이다\"라고 질타하며 \"하루아침에 불미스러운 일로 유명인사가 되어버린 그 강사님께 부디 더이상의 심적, 물질적 피해가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더이상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보도로 이 사건을 가십거리로 전락시키지 말아주십시오. 정작 중요한 출제의도는 무시한 채 시험의 \'엽기스러움\'만을 강조하는 언론의 보도태도는 사건을 심대히 왜곡시키고 있으며 문제의 해결 자체를 가로막고 있습니다. 교수님의 소중한 생각과 삶이 유린당한 중대한 문제를 \'엽기적인 보도\'로 더이상 짓밟지 말아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창의적인 발상을 보여준 교수님을 학교의 명물로 홍보할 기회로 활용하기는 커녕 오히려 그 다양한 가능성 자체를 짓밟아버린 학교측의 태도에는 정말 실망을 금할 수 없습니다. 이에 대해 학교측이 전향적인 자세로 재고해주시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아래의 시를 정효찬 교수님께 헌사하며 이 글을 마칠까 합니다. 교수님, 힘내세요.

    하니리포터 이수열 /[email protected]



    오오 선장, 나의 선장이여!


    -휘드먼


    오오 선장, 나의 선장이여! 무서운 항해는 끝났다.
    배는 온갖 난관을 뚫고 추구했던 목표를 획득하였다.
    항구는 가깝고, 종소리와 사람들의 환성이 들린다.
    바라보면 우람한 용골돌기, 엄숙하고 웅장한 배.
    그러나 오오 심장이여! 심장이여!
    심장이여! 오오 뚝뚝 떨어지는 붉은 핏방울이여,
    싸늘하게 죽어 누워있는
    우리 선장이 쓰러진 갑판 위.


    오오 선장, 나의 선장이여! 일어나 종소리 들으오,
    일어나시라- 깃발은 당신 위해 펄럭이고- 나팔은
    당신 위해 울리고 있다.
    꽃다발과 리본으로 장식한 화환도 당신을 위함이요- 당신
    위해 해안에 모여든 무리.
    그들은 당신을 부르며, 동요하는 무리의 진지한 얼굴과 얼굴.
    자, 선장이여! 사랑하는 아버지여!
    내 팔을 당신의 머리 아래 놓으오.
    이것은 꿈이리라. 갑판 위에
    당신이 싸늘하게 죽어 쓰러지시다니.
    우리 선장은 대답이 없고, 그 입술은
    창백하여 닫힌 채 움직이지 않는다.
    우리 아버지는 내 팔을 느끼지 못하고, 맥박도 뛰지 않고
    의지도 없으시다.
    배는 안전하게 단단히 닻을 내렸고, 항해는 끝났다.
    무서운 항해에서 승리의 배는 쟁취한 전리품을 싣고 돌아온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등로
    작성일
    02.12.15 20:10
    No. 2

    아아..이런......
    학업에 지친 저에게 아주 좋은 선물이 될만한 글이었읍니다...
    그리고 안타깝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行雲流水 ▦
    작성일
    02.12.15 20:18
    No. 3

    일반적으로 고정관념이란 틀 속에서 살아가는데

    누군가 그 틀에 작은 균열을 일으키면 그것을 두려워 하거나

    겁나서 그 금을 막으려 들죠.

    자신의 영역을 밖을 넘어서는 용기는 아무나 못하는거죠.

    조금 서글퍼지는군요. 그리고 아쉽군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신독
    작성일
    02.12.15 20:36
    No. 4

    선장은...참 외로운 자리임다..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2 군림동네
    작성일
    02.12.15 22:45
    No. 5

    금강님도 대단 하십니다..^^
    실수를 인정하고 그일을 사과 하시는게 보기
    좋습니다..^^
    역시 금강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7 주신검성
    작성일
    02.12.15 23:24
    No. 6

    ^^ 역시 고무림의 문주다우심돠!
    오오~~고무림의 선장이시여~~^^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목록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