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Comment ' 3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03.07.23 17:17
    No. 1

    ★죽은 엄마(장롱 귀신)는 왜 수미를 괴롭히는가?

    두 딸과 부모가 살아가는 가정은 외적으로 보기에는 매우 평화로워 보입니다. 그러나 의사인 아버지는 아픈 어머니를 두고 젊고 예쁜 간호사와 바람이 납니다. 그리고 아픈 어머니를 오랫동안 대신해 온 듯한 큰딸은 아버지와 이미 <미묘한 관계>에 있는 듯 합니다.

    작은 딸은 죽은 엄마를 발견한 슬픔과 시체에 깔리는 쇼크, 그리고 장롱의 무게로 인한 고통 속에서 처참하게 죽어갑니다. 그리고 일명 혼령이 되어 누구보다 자신을 사랑해주었던 언니 앞에 언니가 외롭지 않도록, 그리고 언니가 영원히 새엄마를 미워할 수 있도록(!) 늘 귀엽고 예쁜, 연약한 예전의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반면 자신과 친엄마를 죽음으로 몰고간 사람들 앞에는 무언가에 깔려죽은, 처참하고 섬뜩한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싱크대 밑의 웅크린 소녀귀신)

    반면 죽은 엄마는 자꾸 큰 딸의 꿈과 현실에서 처참한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자신을 돌아보던 엄마, 어린 수미가 손을 대는 순간 엄마 몸에서 흘러나오던 피, 수미는 자꾸 그런 꿈을 꾸고 목을 메 죽은 (생각만 해도 소름끼지치는!) 바로 그 귀신을 보게 됩니다.

    한국의 정서상 죽은 부모형제가 혈족의 앞에 그런 처참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예는 거의 없습니다. 자신이 고난하고 힘들 때, 죽은 부모가 측은한 눈빛으로 말없이 바라보다 사라지는 꿈이 우리네가 일반적으로 꾸는 조상꿈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쁜 모습으로 나타나는 수연이에 비해 엄마는 자꾸 험한 모습으로만 나타납니다.

    이 부분에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것은 엄마를 죽게한 원인은 다문 새엄마만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단순하고 뭉뚱그려진 표현과 압축된 내용 속에 보여지지만 한 침대에 드는 아버지와 딸이라든가 (본인은 새엄마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수미였죠?!), 동생과 휘파람을 부는 장면에서 '그나마 나쁜 아빠도 안돼잖아요'라고 말하는 부분이라든가, 처음 새 엄마를 집에 데리고 오던 날 그네를 타는 어린 딸에게 보내는 아버지의 시선 역시 의미심장합니다. 이 영화는 분명 근친상간의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즉, 수미는 새엄마가 오기 훨씬 전부터 아픈 엄마를 대신해 주부의 역할을 해왔고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아내의 역할>도 해왔음을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큰 딸에게 아내의 역할을 빼앗겼던 엄마는 다시 새로운 여자에게 남편을 빼앗겨야했고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하고 어린 (둘째)딸, 자신이 이 집안에서 온전히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의 방에서 위로받듯 자살합니다. 그리고 자신을 죽게 한 두 여자, 큰 딸과 새 여자 앞에 소름돋는 귀신의 모습으로 돌아와 큰 딸에게는 평생을 지고살아야 할 정신병으로, 새 여자에게는 죽음으로 복수합니다.

    ★수미는 왜 자신이 새엄마라고 착각하는가?

    정신분열 상태의 수미가 자꾸 새엄마와 자신을 동일시 하는 것은, 수연이의 죽음에 대한 책임감과 죄책감 때문입니다. 새 엄마가 장롱 밑에 깔려있는 수연이를 보고도 냉혹하게 돌아서 버린 것이 자신 때문이었다는, 즉 수연이를 죽게한 것은 새엄마이자 곧 자기 자신이라는 자책감으로 '너나 나나 똑같다'라는 의식을 갖게 된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러나 이것은 너무 단순하고 유약한 이유입니다. 완전히 정신이 돌아서 자신과 상대방을 전혀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미치기에는 너무 단순하고 유약한 이유입니다.

    정신분열 상태의 수미가 자신과 새엄마를 완벽하게 동일시 하는 것은 동생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 이외에도 아버지를 독차지한 그녀, 새엄마에 대한 동경과 부러움 때문입니다.
    아버지이자 이미 오래 전부터 자연스럽게 자신의 남자였던, 친엄마 마저 밀어내고 얻어낸 사랑을 빼앗겼다는 여자 對 여자로서의 지독한 미움과 질투심, 그리고 한없이 부럽고 한없이 미운 사람, 동생과 엄마의 죽음에 대한 <공범>인 새 엄마를 수미는 자신과 동일시 하기에 이릅니다.

    수미는 장롱귀신이 자신의 친엄마라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여동생은 (이미 죽어버린 후에도) 친엄마를 배신한 자신이 마지막으로 속죄할 수 있는 대상이며 보호해야 할 마지막 존재라고 믿습니다. 그러면서도 커갈수록 친엄마를 닮아가는 동생이 두렵습니다.
    그래서 수미는 죽은 동생의 혼령을 불러내어 때로는 어루만지고 때로는 호되게 매질을 합니다.
    때로는 언니가 되어 안타깝게 부여안고 때로는 새 엄마가 되어 모질게 감금합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피범먹의 자루를 끌고 다니며 때로는 수연이를 부르고 때로는 죽어라 팹니다. 때로는 지친 수연이로 죽고 싶고 때로는 악독한 새 엄마로 죽이고 싶습니다.

    즉 영화 <장화,홍련>은 한 가장의 무분별한 애정행각으로 인해 빚어진
    비극적이고 엽기적인 가족사를 통해 실제로 죽은 동생과 친엄마의 귀신이 사는 집에서 아버지의 딸이자 정부(情婦)인, 정신분열증에 걸린 큰 딸이 부러움의 대상이자 질투의 대상인 새 엄마와 함께 -그러나 실제로는 혼자 이미 죽은 친엄마에게 사죄하고 또 반항하며 그 귀신과 맞닥드리고 하루하루 더욱 더 미쳐가는 이야기라 하겠습니다.

    이해 안가시는 것 2개 보충 해드립니다....

    처음 수미가 집에와서 방에 들어가죠... 그리고 젤 처음하는 행동이 시계맞추기....

    2시 35분.... 이 장면에 이유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죽은동생 수연이가 자신을 부르며 도와달라고 애원했던 그 시각.... 새엄마에게 대들고 바람쐬러 나가던 그 시각을 말하는거죠... 수미는 죽은 수연이에게 미안하고 죄스러운 마음을 늘 가지고있고 그로인해 정신병을 얻게 된것이니까....

    그 시간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그 장면에 담은것입니다.....
    그때 2시 35분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내적 갈망을 표현한것이지요..

    두번째는.....
    수미가 냉장고에서 물을 벌컥벌컥 마시는데 물이 거의 안줄죠?? 옥의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으시겠지만....
    그 장면은 수미의 허구성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아..... 또... 한가지 더!
    침대에서 귀신 나오는 장면 잇죠??? 거기서 수미는 그 귀신이 엄마인지 압니다....
    그래서 귀신 다리를 만지죠.... 그런데 피가 나오죠??? 그리고 다리 밑에서 손도 나오고.... 그건.... 그 다른 손은 수연이입니다.... 수연이도 귀신이니까.... 수연이가 엄마랑 같이 다닌것이죠... ^^;;;


    아래는 딴지일보 게시판에서 foggy 란 님의 글
    이야기는 수미의 회상으로 이끌어지는데 수미의 시점에서 보게 됨으로 해서 수미가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여러가지 사건이나 사물들이 상징과 은유를 통해서 보여지게 되며 그로인해 관객도 혼란을 일으키게 된다. 따라서 그러한 상징과 은유들이 과연 무엇을 말하는지를 풀어내는것만이 과연 그집에서 무슨 일이 있었느냐를 알수 있는 길이다.

    1. 왜 수미는 다중인격을 갖는가?

    수미는 새엄마의 인격 또한 가지고 있다. 그것은 수미가 겪고 있는 가족 내에서의 정체성의 혼란을 말한다. 수미는 아버지와 관계를 맺었으며 그로인해 엄마와 수연이 죽었다. 수미는 아버지의 딸의 역할과 아내의 역할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2. 아침에 나타나는 귀신은 무엇인가?

    영화를 통틀어 유일하게 확실하고 오랬동안 보여주는 귀신은 아침에 나타난다. 자고로 귀신은 밤에 나타나지 아침에 나타나지 않는다. 그것은 그것이 귀신이 아니라 어떤 사건내지는 어떤 인물에대해 수미가 갖고 있는 이미지라는 것이다.
    그 사건은 바로 아버지와의 관계를 말한다. 귀신의 아랫도리에서 손이 나오고 피가 흐른다. 그것은 남자의 성기를 수미 방식대로 기억하고 있는것이다. 또한 나중에 수미가 아버지보고 <그 더러운 손 어쩌구..> 하는것도 바로 그 사건을 지칭하는 것이다.

    3. 옷장과 자루는 무엇인가?

    옷장은 모든 사건이 이루어지는 장소이다.
    수미의 엄마가 죽은곳도, 수연이 죽는 곳도, 이상한 자루가 있던곳도 등등...
    옷장은 수미의 숨겨진 성적인 욕망 내지는 성기를 상징하는 장소 이다.
    어둡고, 문이 있고, 그 속엔 자루가 있다.
    자루는 자궁을 상징한다.
    자루 속에는 애기가 있다.
    아버지와의 관계로 수미는 임신을 하게 된다. 자루속에 들어있는것은 아기이다. 그 아이는 자신의 아이이며 동시에 자신의 동생이다.
    새엄마 역할의 수미는 자루속의 아이를 패서 죽이려 하지만 딸로서의 수미는 자신의 동생을 보호하려고 한다.
    아버지는 수미에게 <옷장 얘기는 안하기로 했잖아..> 라고 말한다.

    나중에 옷장에서 뭔가가 기어나올때의 모습은 흡사 여성기와 닮은 느낌을 준다. 뭔가 끈적이는 점액질을 물질하며..

    4. 수미는 임신을 하였는가?

    수미가 아침에 귀신을 본날 수연은 생리를 한다.
    수연은 존재하지 않으므로 그건 수연이 한건 아니다.
    딸로서의 수미라면 생리를 해야하지만 하지 않은것을 보여주며 즉 수미가 임신했다는 것을 나타낸다.
    나중에 병원에서 새엄마 몰래 지들끼리 수근대는거도 수미의 임신에 관한 얘기 아니었을까?

    5. 엄마는 자살한것일까?

    그럴수도 있고 타살일수도 있다.
    옷장안에서 그자세로 자살하기는 좀 힘들거 같기는 하지만 옷장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그랬을 수도 있을것이다.
    타살로 본다면 수미가 죽였을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엘렉트라 컴플랙스의 완성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마지막 장면이다.
    이층에서 쿵 소리가 나고 순간 모두가 쳐다보지만 아무도 도와주러 가지 않고 새엄마만이 올라간다. 가장 가까이 있었을 수미조차도 가지 않는다.
    그 얘기는 엄마의 죽음에 모두가 방관자 내지는 공범이라는 소리다.
    아버지는 엄마가 더이상 필요 없고 수미와의 관계 때문에, 새엄마는 당연히 엄마의 죽음을 바라며 수미는 엄마를 경쟁자로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방관했거나 혹은 적극적으로 죽였을수도 있다..

    수미는 새엄마에게 이층에서 어떤일이 일어나던 상관하지 말라고 쏘아 붙이는데 마치 엄마가 죽음으로 해서 자기가 엄마자리에 갈것이니까 너가 끼어들지 말라고 말하는것 같다.

    영화 내내 수미는 새엄마와 아빠에게 반말을 하는데 이는 경쟁자나 연인에게 대하는 태도와 같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수연이 희생되었다는 것인데 수연은 딸로서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마지막 장면에서 수미는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집을 올려다 보지만 결국 외면하고 만다.. 그로 인해서 미치게 되는거겠지..

    6. 아버지의 역할은?

    영화내내 아버지는 무기력한 모습으로 보이는데 그것은 이 모든 비극의 원인이 바로 그 자신이었기 때문인거 같다.
    수미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지게 됨으로써 마누라와 자식이 죽고 수미는 미쳐버린 것이니까.. 심지어는 새엄마 조차도 수미와의 관계를 위장하기 위해서 데려다 놓은것은 아닐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8 검마
    작성일
    03.07.23 17:59
    No. 2

    훔... 천운학님 걍 영화 평론가나 하시죠...
    장화홍련... 보긴 봤는데 그런 심오한(?) 뜻이 있을 줄은...
    오히려... 영화보다 이 평론글이 더욱 섬뜩한 이유는 뭘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투귀
    작성일
    03.07.23 20:57
    No. 3

    -0-;; 계속보다 몰입했는데.. 으으.. 직접봐야겠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목록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